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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진 불을 6년 지나 살린 거다”... 2012엑스포 정신

국제섬관광포럼 여수서 3일간 열려, 마무리는 크루즈 여행으로

  • 입력 2018.09.07 17:11
  • 수정 2018.09.10 10:59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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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엑스포정신, ‘살아있는바다 숨 쉬는 연안’

지난 6년간 이 정신은 꺼진 불이나 진배없어~

섬관광국제포럼... 미흡했지만 ‘섬’ 중요성 부각시킨 계기

지금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프로젝트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바다와 섬과 연안, 세계 어디나 ‘보존’이냐 ‘개발’이냐 고민.

외국인들 여수 ‘바다 뷰’에 흠뻑 취해 감탄사 연발

아름다운 도시... 계속 유지해 나가야~

참가자들이 7일 크루즈 선상에서 기념촬영에 여념이 없다

2018 국제섬관광포럼여수포럼이 참가자들이 크루즈 여행을 마치면서 막을 내렸다. 이날 승선은 외국인 80여명 포함 120명이었다.

올해 섬의 날이 제정되었다. 내년이면 ‘제1회 섬의날’ 행사가 열린다. 전남도지사는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한 시점에서 처음으로 여수에서 '국제섬관광포럼'이 열려 관심을 끌었다.

섬 관광 정책과 방향, 섬 관광 트렌드에 관해서 국제 전문가들의 발제와 섬과 관련한 각계각층의 당사자들이 토론도 펼쳤다. 전남도의 바다의 날 첫 회 유치 발언에 이어, 여수시장은 ‘세계 섬박람회’를 구상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권오봉 여수시장은 개회사를 통해 세계섬박람회 구상을 밝혔다.

빔프로젝트와 책자를 보는 일정이 끝나고 마지막 날 7일은 조금 여유 있는 ‘섬문화와 역사를 배운다’는 주제로 금오도를 탐방하기로 했다. 그러나 날씨관계로 변경돼 여수미남크루즈를 이용한 여수 앞바다 여행을 실시했다.

기자는 이들과 동행해 외국서 온 외국인들이 여수를 어떻게 느꼈는지, 다른 참가자들은 이번 국제섬관광 포럼이 유익했는지를 알아봤다.

여수시 투자유치박람회과 김동현 전문관

첫 번째 여는 포럼이어서 대체적으로 ‘섬’에 관한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뒀다.  이 행사를 기획한 여수시 마이스유치팀의  김동현 전문관은 “국제 섬전문가들을 초청하고, 국내 학계와 관련 분야 종사자를 초청해서 섬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여수에 섬이 365개 있다는 점을 알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행사라고 본다”고 이번 포럼의 의미를 설명했다.

중국에서 온 부춘쥔 씨. 바다가 없는 도시에서 살고 있다,
중국에서 온 참가자들. 왼쪽 두번째가 장가계 출신 라빙 씨.

중국에서 온 부춘쥔(步春俊. 남)씨와 라빙(여, 하동군 파견 근무 중)씨는 자신들이 동네에는 바다가 없다며 “바닷가와 섬이 있는 도시가 부럽다”고 말하고, 특히 장가계에서 온 라빙씨는 “장가계도 관광도시인 점에서 여수와 비슷한데, 여수도 바다와 섬이라는 자연을 멋지게 잘 활용하면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필리핀 참가자들과의 인터뷰는 여수시 투지유치박람회과 명성원씨(왼쪽)가 도왔다. 가운데 티모시씨는 민다나오 출신이고 오른쪽 리앤씨는 세이부 주 출신이다.

필리핀에서 온 이들도 자신들의 나라는 7천개가 넘는 섬이 있는데, 대부분 평지의 섬이라며 여수 주변의 섬들은 바닷가 해변이 기암절벽이 많아 다양한 풍광을 보여주는 점에서 필리핀의 섬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라울(현재 광주광역시 파견 공무원)은 여수 바닷가는 경치도 멋있고 케이블카도 지나가 보기만 해도 즐겁다며, 인도네시아의 발리 같은 섬은 서핑,요트 같은 게 발달했는데 여수는 그런 게 보이지 않는다며 인도네시아 도시와 여수를 비교해서 설명하기도 했다.그는 "여수에서 2박3일 회의를 하며 머물렀는데 더 머무르고 싶은 곳이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에서  온  석소테아세이 씨는 "여수의 섬 365개는 대단히 매력적안 개수다"고 부러워 했다. '생일섬' 얘기를 꺼내자 엄지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캄보디아  참가자  석소테아세이 씨
완쪽 인도네시아  라울씨, 가운데 짐바브웨  크리스펜 주부루씨 , 오른쪽 캄보디아 석소테아세이

섬관광포럼으로 참가한 외국인들도 있지만, 국내에 각 자치단체나 광역지방정부에서 파견 근무 중인 외국 공무원들도 이날 미남크루즈에 상당수 승선했다.

이번 포럼을 통해 외국인들은 자신들이 보지 못한 여수의 볼거리와 풍광을 잘 봤다며 여수를 ‘아름다운 도시’라고 추켜세웠다.

짐바브웨, 파나마, 일본에서 온 이들은 다소 들뜬 야유회 분위기 탓인지 크루즈 선박에서 ‘원더풀’,‘뷰티풀’,‘어메이징!’을 연발하기도 했다.

중궁에서 온 신위씨. 경기도 화성군 파견 근무중
맨 왼쪽 부터 아니카(파나마), 니카(일본), 스테피(독일), 벨린더(짐베브웨)

파나마에서 온 아니카(여, 청주시 파견근무)씨는 “전날 관람한 ‘빅오쇼’는 Amazing!" 이라며 찬사를 연발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이번에 권오봉 시장이 세계 각국에 ‘365섬을 가진 여수’ 홍보를 제대로 했다고 말하고, 여기에 ‘세계섬박람회 구상’을 밝힌 점은 상당히 의미 있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구상중’인 때문인지 기자에게는 그 밑그림이 보이지 않았다. 자칫 부스를 차려놓고 구태의연하게 박제된 ‘박람회’ 중 하나에 불과할지도 모를 우려도 안고 있다. 구상에서 벗어나 구체화하는 작업이 필요한 부분이다.

영어 통역을 맡았던 여수시 투자유치박람회과 명성원 주무관은 “통역하면서 느꼈지만 이번 포럼은 저명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와서 발표하고 공식·비공식 석상에서 ‘지속가능성’을 찾기 위한 노력을 했다는 점에서 첫 국제 포럼의 여수개최 의의가 있다” 고 밝히고, “여수에서도 섬 관련 Local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12년 여수엑스포의 주제는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다. 그 주제어는 박람회 폐회 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그래서 엑스포 정신이 촛불 사라지듯 ‘꺼졌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여수시 섬발전포럼위원회 서천석 부위원장이 스마트폰 촬영중이다.

여수섬발전포럼 서천석 부위원장은 “이번 섬관광 포럼은 꺼져버린 엑스포 정신을 6년 만에 살린 것이다”고 비유하면서, “지난 6년간 까맣게 잊고 있었던 엑스포 정신을 이 기회에 살려내야 하며, 국제적인 연대를 통해 바다의 와 섬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이번 포럼 참가에서 느낀 점을 피력했다.

여수시 관계자들도 섬도 ‘연안’이라며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라는 엑스포 정신을 살려 나가야 한다는 의견에 동조했다.

섬여행 작가 천기철씨 (해남군)

이번 여수포럼에서 첫날 개회식부터 기조발제는 물론 3개의 세션에 모두 참가한 섬여행 작가인 천기철(해남군)씨는 “섬의 날 제정을 계기로 열린 이번 포럼은 의미가 있었다”며 행사의미를 평가했지만, 내용면에서는 다소 미진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발표자들이나 섬 전문가들이 이론으로 내세우고 발표할 때는 ‘관광’을 내세우지 말고 원형을 잘 살려가면서 늘 사람이 살고 있는 섬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을 하는데도, 현실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고 결국 ‘개발’이 이뤄지고, 사설이 들어서게 돼 냉철히 들여다 보면 ‘삽질’이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어 부작용이 크다”고 지적했다.

여수시 투자유치박람회과 명성원 주무관도 “예컨대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의 경우, 현지의 입장에서는 갑자기 들어온 목돈이 매력적인 것이 사실이다”며, 사업 제안과 진행 과정에 상업 자본이 개입되고, 개발업자와 다양한 정치적 입김까지 더해져 전문가들의 이론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모습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총리가 전라남도지사 재직시절 전남도 브랜드 시책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바로 ‘가고 싶은 섬’ 사업이다. 여기에는 막대한 예산이 투여된다.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은 첫 해인 2015년 여수 낭도 등 6개 섬을 시작으로 매년 2개 섬을 추가 선정해 현재는 12개 섬에서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12곳에 예산 192억원이 투여됐다.  2024년까지 10년 동안 총 24개 섬을 가꿔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10년 총예산은 2,633억원이다.

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남도내에 부러 ‘가고 싶은 섬’을 24개나 만드는 사업은 검토해야 한다는 얘기도 비공식석상에서 나왔다.  '가고 싶은' 섬 개수 채우기식 실적위주를 밀고 나갈 게 아니라 이미 선정한 섬에 대해서 면밀히 검토해 '가고 싶은' 섬에서 머무를 게 아니라 ‘살고 싶은' 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 현장에서 익명을 요구한 한 참가자도 뼈 있는 쓴소리를 했다.

“(가고 싶은 섬 사업이) 인위적인 반짝 사업이라는 진단을 받은 곳이 많다. 이번 포럼의 핵심도 ‘지속가능한’사업에 목적이 있다고 본다면,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 사업은 ‘지속가능성’에  있어서 현재 기준으로도 문제점이 많이 노출됐다고 본다.  반드시 중간 점검, 재검토 등을 거쳐 대책이 나와야 한다”

이어 총리인 이낙연 도지사가 시작한 사업이란 이유로 보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섬과 바다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교환되고 섬의 날 제정을 계기로 이제는 섬의 중요성을 인식한 국제섬관광포럼이 막을 내렸다.

2018 국제섬관광 포럼 현장 5일 토론회 모습

여수시 투자유치박람회과 김동현 전문관은 “처음이라 마이스 차원에서 연결한 무형에서 유형을 창출하는 입장에서 접근을 하다 보니 관광을  전면에 내세운 측면이 있긴 했다”고 인정하면서 "어디나 개발과 보존은 서로 상존하는 문제"라고 하면서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행사를 하면서 여수에 섬관련 민간의 다앙한 단체들이 활동하는 것을 봤다며, 이들을 엮어서 민관 협치기구를 띄우는 일도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예산이 수반되기 때문에 관에서 먼저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앞장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이번 행사는 투자유치박람회과에서 추진했지만, 시에서 섬발전포럼위원회도 이끌고 있는 ‘섬자원개발과’에서 맡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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