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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판사’된 박보영 전 대법관 첫 출근길 험난

쌍용차 해고 노동자 40여명 대법관 시절 '파기환송'판결에 사과 촉구

  • 입력 2018.09.10 12:24
  • 수정 2018.09.10 13:38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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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여수시 법원 앞 시위 참가자와 보도진.  ⓒ곽준호

9월 10일자로 '시골판사'로 발령받은 박보영 전 대법관의 전남 여수시법원 첫 출근길은 정문 앞 피켓시위로 인해 험난했다.

첫 출근길 여수시 법원 정문은 쌍용차 해고 노동자 40여명이 대법관 시절 판결에 사과를 촉구하는 피켓시위 현장이었다.

특히 이들은 여수시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보영 전 대법관에게 2014년 '쌍용차 정리해고 무효판결 파기환송'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촉구했다.

집회에서 쌍용차노동조합 김득중 지부장(왼쪽 세번째 마이크 든 사람) 이  회견문을 닝독하고 있는 모습  ⓒ  곽준호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박 전 대법관에게 먼저 ‘시골판사’발령은 “전직 대법관들의 과거 전관예우에 비추어봤을 때 의미 있는 결정으로 환영한다”면서도,  "회사가 정리해고 요건을 제대로 갖췄다고 판단한 이유와 회계조작이 없었다고 보는 근거와 그로 인해 서른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무관하다고 보는 보편타당한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주장했다.

10일 수시법원 정문 밖에 민주노총 관계자와 보도진 모습.  사진 독자 제공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11월 쌍용차 해고노동자 노모(당시 41세)씨 등 15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해고가 유효하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 등 노동자 대표 4명은 이날 쌍용차 정리해고 무효판결 관련 판결문을 들고 박 전 대법관을 면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아래 내용에 대한 직접 설명을 요청했으나 듣지 못했다.

“박보영 전 대법관은 2014년 쌍용차 정리해고무효소송을 기각해 1, 2심의 정리해고 무효 판결을 뒤집었는데 이는 사측의 정리해고 무효소송이 정당하다는 판결이었으며, 이로 인해 30명의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래서 박보영 ‘시골판사’님께 묻고 싶습니다. 대법원 판결이 정말 재판거래가 아니었는지, 왜 해고를 정당하다고 판단했는지, 해고노동자들에게 직접 설명해주시길 요청드립니다”

한편 취재진 20여명은 이날 오전 박 전 대법관의 첫 출근 소감을 듣기 위해 출근 전부터 2시간가량 대기했으나 박 전 대법관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9시 30분 검은색 관용차를 타고 출근한 박 전 대법관은 경찰과 경호인력의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곧장 사무실로 올라갔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과 경호인력에 뒤엉키면서 박 전 대법관이 넘어졌으나 큰 부상은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해고자 등이 여수시법원 입구에서의 전 대법관 면담을 강하게 요청하는 장면  ⓒ 곽준호
10일 쌍용차 해고자 등이 여수시법원 입구에서의 전 대법관 면담을 강하게 요청하는 장면   ⓒ 곽준호

 

법원 주변 길거리의 현수막  ⓒ  엄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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