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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청년몰 '꿈뜨락몰' ... 얼마나 버틸까

오픈 3개월째, 유동인구 적은 장소탓인지 손님 한산

  • 입력 2018.10.05 14:30
  • 수정 2018.10.05 17:38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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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중앙시장 청년몰 전경

이용주 의원이 전국 청년몰 25%가 휴업 또는 폐업이라는 조사를 발표한 가운데 여수시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관련기사 : 이용주 의원, “청년몰 휴폐업 상태 심각”) 

여수시는 지난 7월 사업비 15억을 들여 여수청년몰을 오픈했다. 이곳 29개 점포의 상인들은 101명의 지원자들중 선정된 사람들이다. 이곳에 투자된 15억 중 국비는 7.5억, 지방비는 6억, 자부담은 1.6억이다. 꿈뜨락몰 상인들은 1년간 임대료를 지원받고 5년간 임대를 보장받는다.

당시 여수시는 꿈뜨락몰을 각종 보도자료를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관련기사 : 중앙시장 청년몰 ‘꿈뜨락몰’ (7월) 12일 개장 )   

‘꿈뜨락몰’은 공터의 의미를 가진 ‘뜨락’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소통하며 ‘꿈’을 만들어 나간다는 의미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서 정해진 이름이다. 이곳은 시민이나 관광객과 얼마나 소통하고 있을까?

지난 1일, 오픈 3개월을 맞은 여수 꿈뜨락몰을 찾았다. 29개 점포 중 먹거리·카페는 18개, 판매·서비스 점포는 10개다. 

꿈뜨락몰에 들어서자마자 퇴근이 막 시작된 저녁식사 시간인데도 인적이 한산했다.

아무리 불을 환하게 밝혀도, 바닥이 깨끗해도 낮은 천장과 세련되지 않은 조명으로 가득한 이곳은 스스로 좌판이 늘어선 시장을 리모델링한 장소임을 온몸으로 어필하고 있다. 

부근 원도심이 한산하고 유동인구마저 없어 이곳 역시 적막감이 감돈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지나가는 손님에게 눈길도 주지 않는 상인들의 무심함이다. 이곳 상가는 대로변이 아니기에 길을 걷다 목이 마르거나 배가 고프다고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일을 마치고 가볍게 지나치는 곳이 아니라 명확한 방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면 선뜻 들어가기 어려운 건물에 위치하고 있다. 사양화된 낡은 건물 '중앙시장'의 변신이 쉽지 않아보였다.

거기다 고만고만한 메뉴와 똑같은 분위기의 상가가 늘어서 있어 손님들은 어느 가게로 들어가야 할지 정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상인들은 그저 자리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보거나, 점포를 비우고 옆 상가에서 손님기다리다 지친 듯 한가히 시간을 보내는 분위기였다.

핸드폰만 보고 있는 가게 주인과 손님

'꿈뜨락몰'의 메뉴도 경쟁력이 없어 보였다. 가게 메뉴들을 살펴 보니 이곳만의 특색이 없다.

가격도 소고기 스테이크는 8천 900원, 돼지고기스테이크는 7천 900원, 닭꼬치는 3천원, 문어꼬치는 4천원, 모듬초밥(10개)는 9천원이다. 가격경쟁력도 없어 보였다.

가격은 물론이고 어느 하나 가볍게 먹고 자리를 비울 만한 음식이 아니다. 꿈뜨락몰만의 특색있는 음식과 경쟁력 있는 가격의 상가는 없다. 도심지 시장 주변 길가에서 흔히 만나는 상가로 여겨진다. 

‘추억의 공간’을 내세우는 교복 대여 가게나 소이캔들, 커트비 만원부터 시작하는 헤어숍 등등이 늘어선 골목에는 아예 사람이 지나다니지도 않는다.  

꿈뜨락몰에는 총 18개의 음식 가게가 있다. 수제 초코파이나 카페, 생과일주스 등의 디저트가게를 포함한 개수다.

기자는 그중 한 국수가게에 들어가 음식을 주문했다. 여기서 또다른 문제를 발견했다. 주방에 들어갔다가 나온 주인이 오늘 재료가 다 떨어졌다며 죄송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분명 손님이 없어 보였는데 아예 없지는 않은 건가, 아니면 오늘 재료 준비를 안한 건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냥 나왔다. 손님이 자리잡은 후에 재료 소진여부를 파악했다는 것도 문제다. 

결국 덮밥 가게에서 식사를 했다. 이곳에서는 드문드문 손님이 보인다. 음식을 다 먹고 가려는데 새로운 손님이 들어왔다. 그런데 주인은 재료가 다 떨어졌다며 그 손님을 돌려보냈다. 앞에 방문했던 가게와 같은 상황이다. 하마터면 기자 역시 식사를 못할 뻔했다.

밥을 다 먹고 핫도그와 감자튀김을 파는 가게에 들어갔다. 칠리치즈프라이즈를 주문하니 기계 고장으로 튀김은 안된단다. 

재료 소진으로 장을 보러 자리를 비운다는 팻말이 놓여 있다
건강상의 이유로 휴무한다는 팻말이 놓여 있다

기계가 고장난 사실을 이제 알아챌 정도로 얼마간 손님이 없었다는 얘기일까 아니면 아예 장사를 포기하고 식재료 준비를 안한 것일까? 두 문제 모두 해당된다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장소만 내주고 방치한 여수시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안전빵’인 메뉴를 가지고 자리잡은 가게 주인들, 누가 더 문제일까.  

캔들이나 드라이플라워 등 소품 판매 서비스 가게는 총 10개지만 눈에 띄는 가게는 최대 5개뿐이다. 찬찬히 살펴보고 골라야 하는 이런 소품가게는 괜히 가게 주인에게 기대만 심어줄 것같아 쉽게 들어가기 어렵다. 추억의 공간인 교복대여 등등의 공간은 아예 사람이 없다.   

한산한 여수 꿈뜨락몰
손님이 없어 한산한 청년몰 내부

청년몰 운영 시간은 제대로 지켜지고 있을까. 청년몰 오픈은 10시 반이며 건물 셔터가 내려가는 시간은 밤 10시에서 10시 반이다. 그러나 각각의 가게 퇴근시간은 유동적이다. 즉 상가가 문을 닫는 시간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기자가 방문한 그날도 저녁 아홉시가 채 되지 않았음에도 대부분 가게가 비어 있었고 그중 한 가게는 이제 막 퇴근 준비를 마치고 셔터를 내리고 있었다.  가게 주인에게 일찍 문을 닫는 이유를 물으니 집안일이 있어 빨리 들어가봐야 한다고 대답했다.

조기 마감 안내가 붙은 가게

청년몰이 세워지기 전, 이곳이 주변 상인들과 갈등과 마찰이 우려된다고 했는데 기자가 보기엔 이들은 ‘같이 무너지는 중’이다.

상가 주인 정 모 (37)는 “청년몰이라는 좋은 공간이  만들어졌는데, 이곳 이용객이 적다”며, 현재의 상황을 걱정했다. 그는 청년몰이 3개월밖에 안 된 곳임을 강조하며 “앞으로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청년몰의 현 상황을 두고 여수시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청년몰은 맛이나 가격 등에서 일반 상가와 경쟁력이 없다는 여론을 듣고 있지만 시에서 홍보하는데도 한계가 있고,  최근 매출이 떨어졌다고 해서 걱정스럽다. 무료 임대기간인 내년 5월이 지나면 상당히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된다”며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우려를 나타내며, 전국적인 청년몰 부진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손님이 없어 핸드폰만 만지는 가게 주인

다른 지역의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난 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삼화(바른미래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6년 4월 광주 남구 무등시장 안에 들어선 청년상인 점포 10곳 중 2018년 10월 현재는 한 곳만 영업 중이다.

중소기업청 신규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2016년 5월 문을 연 전주 신중앙시장 2층 청년몰 10개 점포도 지원기간 2년이 끝난 현재 모두 문을 닫았다.

뒤늦게나마 청년몰 운영의 심각성을 감지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달 17일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을 방문하여 “11월 중에 청년몰 활성화를 위한 보완대책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꿈뜨락몰에 ‘여수시 청년지원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여수시 청년지원센터는 썰렁한 청년몰 상가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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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현 2018-10-06 18:50:14
이용주 의원과 어떤 관계인줄 모르지만 자꾸 이용주 의원 띄우기에만 열을 올리시는 것 같네요. 이용주 의원 부인의 부동산에 대한 취재 계획은 없으신가요?
사랑이 2018-10-05 17:54:54
종종 이용중이지만 꿈뜨락이라는 이름 자체가 꼰대스러움이 느껴집니다.. 흔한 순한글로 네이밍하는 건 너무 흔하고 '여수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대체 어떤 심사 위원들이 꿈뜨락이라는 촌스러운 이름을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네이밍부터 너무 식상합니다. 이름을 바꾸고, 스토리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다른 숱한 청년몰들처럼 쇠락의 길을 걷겠죠. 사실 이름만 봐도 꼰대스러움이 느껴져서 변화를 꾀하는 게 어려워보여요. 백종원이 와도 안 됩니다. 꿈뜨락이 뭐야 대체..
기자최고 2018-10-05 16:47:07
좋은 기사 잘보았습니다.
그 잘난 여수갑 국회의원은 실제적인 청년몰 활성화 방안은 없고 청년몰 오픈할 때나 신경쓰고 하지 다 해놓으니깐 문제가 많다라고 하는것은 어느나라 심보인지..임대주택 투자나 열심히 할라고 국회의원 했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