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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진실을 말한다', 박금만 작가 길거리 전시 열어

시청 앞에서 작품 6점 전시하여 여순항쟁 특별법 제정 촉구... 작가 자신도 유족

  • 입력 2018.10.17 07:02
  • 수정 2018.10.17 13:03
  • 기자명 곽준호.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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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박금만 작가가 여수시청 앞에서 거리 전시를 하면서  1인 시위를 열고 있다

여수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술 작가 박금만 화가(49세)가 여순항쟁을 주제로 한 거리전시와 함께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나서고 있다.

특히 그는 '여순항쟁' 용어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여수의 한 갤러리측의 요청을 거부했다. 그는 '여순항쟁'이라고 주장하며 원래 기획했던 갤러리 전시회를 포기하고 거리 전시를 택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제작에 들어간 100호 작품 5점, 80호 1점에는 잉구부 전투, 덕충동 전투, 애기섬, 오동도 등 여순항쟁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묘사되어 있다.

박 작가는 16일 오전 7시 여수시청 앞에서 6점의 작품을 나열한 거리 전시전과 함께 여순항쟁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으며, 10시에는 순천시청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18일에는 국회의사당 앞에서도 거리전시전에 나설 참이다.

당초 박금만 작가는 오는 19일 여순항쟁 70주년을 맞아 여수미술관에서 전시를 열려 했으나 여수시가 시의 보조금을 받는 단체에 한한 여순항쟁 용어 사용금지 요구에 반발하여 거리 전시전을 펴게 됐다.

실제 여수시는 1억4천650만원에 달하는 여순항쟁 기념사업비를 지원받는 문화예술 단체들에게 여순항쟁 명칭을 삭제해 줄 것을 요구해, 과거 박근혜 정권에서 벌어진 문화 예술계 탄압과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여수에 이어 순천시청 앞에서도 1인시위를 포함한 거리전시전을 열고 있는 박금만 작가

무엇보다 박금만 작가 자신이 여순항쟁 유족인만큼 이번 거리전시전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박 작가는 연좌제로 꽁꽁 숨겨둔 집안의 사연을 찾던 중, 지난해 말 경찰 자료에서 할아버지의 흔적을 찾은 이후 올해 1월부터 여순항쟁을 주제로 작업에 몰두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국민들에게 1948년 당시 여수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리면고 이를 통해 여수가 반란의 도시가 아닌 항쟁의 도시임을 보여주려 한다”고 전했다.

「오동도에서」, 아름다운 관광지 오동도가 좌익과 우익의 선별지이며 좌익으로 몰린 사람들의 학살 장소였습니다. 몇몇은 그들의 총에 죽기 싫어 오동도 대 숲을 쫓기다가 벼랑으로 떨어져 죽었습니다(작품설명, 박금만 작가)

박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작품 「오동도에서」는 아름다운 관광지 오동도가 좌익으로 몰린 사람들의 학살 장소였던 오동도에서 끌려가는 사람의 모습이 담겨 있다. 박 작가는 "몇몇은 총을 피해 도망쳐 오동도 대숲으로 쫓기다가 벼랑으로 떨어져 죽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작품 「잉구부전투」에는 1948년 10월24일, 여수로 통하는 유일한 길이자 협곡으로 매복해 있던 반군과 진압군이 전투 상황이 묘사되어 있다. 박 작가의 얘기다.

"1948년 10월24일 발생한 전투로 왼쪽으로 구부러진 지형 때문에 왼구부인데 여수사람들이 왼구부 발음을 잘 못해 잉구부로 불렸습니다. 

여수로 통하는 유일한 길이고 협곡이라 반군이 매복 하여 진압군과 전투한 격전지입니다. 반군은 14연대 반란군과 여수시민과 청년학생들로 구성되어 싸웠고 이 과정에서 송호성 총사령관(대령)이 저격을 받아 크게 다쳤습니다. 

잉구부 전투 후 14연대 반군은 산으로 숨어들고 여수 시민과 청년학생들만 여수에 남게 됩니다. 잉구부 전투 중 정기순이라는 여성은 탄약을 나르던 중 진압군의 총탄 죽었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여순항쟁 중 정식으로 장례를 치룬 유일한 사망자입니다" 

박 작가의 이번 전시 작품들은 학살의 죽음이나 눅진한 피의 잔인성은 걷어내고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서정적으로 묘사해 역사의 아린 슬픔을 더욱 의연하게 드러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잉구부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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