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 체육관에서 김장대축제가 펼쳐졌다.
이날 김장대축제에서는 YNCC 김영곤 과장이 단상에 올라 체육관을 둘러보며 마이크를 잡고 절인배추와 김치속 등 부족한 곳을 큰 소리로 알려 일의 효율성을 높였다.
최호원 팀장은 김장 봉사가 시작된 18년 전부터 꾸준히 봉사를 이어왔다. 김장 봉사 초기에는 공장 직원들이 완도를 방문하여 직접 배추를 사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택배로 받는다. 굳이 먼 거리 배추를 받는 이유로 “청정해역에서 자란 완도배추가 맛있다”고 대답했다. 어제도 그는 근무 중에 잠시 진달래마을을 방문하여 양념 만드는 일을 도왔다.
최 팀장은 “(김치를 버무리느라)허리가 아파 죽겠다”면서도 손에서 일을 놓지 않았다. “(스티로폼 상자에)김치를 꽉꽉 눌러 담아야 밀봉이 되어 맛이 변하지 않는다”는 그는 이제 김장 베테랑이 다 됐다. “독거어르신에게 이 김치가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맛있게 드실 수 있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에서 그의 따뜻한 성품을 읽을 수 있었다.
두 시간이 되기 전에 배추 2만 오천 포기 중 절반이 넘는 양이 마무리됐다. 이날 담근 김치는 약 7천포기에 달한다. 해양경찰도 참가해 절인 배추를 나르는 데 힘을 보탰다. 김치는 당일 진달래마을로 보내져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된다.
이주여성쉼터 서석례 시설장도 완성된 김치를 날랐다. 그는 오늘 담근 김장김치 열 박스를 가지고 사무실로 돌아갈 예정이다. 김장김치 양념은 작년부터 진달래마을에서 전담하고 있다. 서석례 시설장은 “계속 (완성된) 김치를 받기만 했는데 많은 분들이 고생하시는 모습을 직접 보니 더욱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장대축제에 사용된 배추소는 전날(29일) 진달래마을 2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만들었다. 김장김치에 들어갈 무도 고춧가루에 절였다. 진달래마을 신미경 원장은 김장김치에 무김치도 들어가야 더 맛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양념은 한식대첩 충남 우승자인 노귀순 김치명인이 지휘하여 특별함을 더했다. 노귀순 씨는 사단법인 구례남도김치전수관에서 교육을 받고 김치지도사 자격증을 딴 명인이다.
공주에서 40년째 청국장 식당을 운영하는 노귀순 김치명인은 식당일도 미루고 삼일째 여수에서 머물며 김장양념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김장 이틀 전에 조미액 육수를 끓이고 어제는 찹쌀풀을 섞었다. 김장배추 양이 어마어마한 만큼 달인의 기술이 꼭 필요했다. 그날도 해경과 공단직원들, 지자체 관계자까지 약 200명이 참가하여 김치 양념 만들기에 손을 더했다.
그는 “오늘 새벽 봉사자들을 위해 수육 200kg를 삶느라 늦었다”며 멋쩍은 듯 웃어보였다.
노귀순 김치명인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김장봉사는 처음이다. 여수는 정말 봉사정신이 넘치는 곳이다”며 감탄했다. 이어 그는 “판매용도 아닌 김치를 만드는 데 사람들이 많이 모이다니 놀랍다”며 “여수의 김장봉사를 공주시에도 알려 우리도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노 명인의 교육생 임옥자 씨도 참가했다. 임 씨는 전날 진달래마을을 방문하여 봉사자를 위한 연잎밥 500개를 싸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연잎밥과 남은 김장김치로 식사를 했다.
한편 이날 완성된 김장김치는 지역의 어려운 가정 2천 세대에 골고루 전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