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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다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여수시 공무원

불법광고물 판치는 여수시내... 여수마라톤 현수막, 인도와 자전거 도로 가로막아 사고 원인제공

  • 입력 2019.01.09 11:48
  • 수정 2019.01.10 03:36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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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이 즐비한 이곳에 설치된 불법광고물 때문에 라이딩 사고와 함께 보행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지만 여수시 담당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움츠려들수록 더 추운 겨울이다. 추위를 이기기 위해 여수의 명품자전거길 라이딩에 나섰다.

8일 오전 박람회장 방향에서 만성리로 클립페달을 힘껏 밟았다. 오르막을 지나 내리막길에 스피드가 붙었다. 그런데 갑자기 눈앞에 장애물이 나타났다.

"끼~이이익.... 끼~이이익...."

급하게 급 브레이크를 밟은뒤에 자전거가 인도에서 도로로 내려앉아 간신히 멈춰섰다. 원인은 인도 한가운데를 탁 막아버린 '불법광고물' 때문이었다. 하마터면 큰 사고를 당할 뻔했다. 조심해야지 다짐했지만 되돌아 오는 길에는 더 큰 사고로 이어졌다. 힘껏 밟고 오르막을 올랐더니 갑자기 나타난 장애물을 보지 못해 도로로 뚝~ 떨어졌다.

불법광고물로 하마터면.... '인도는 광고판이 아니다'

언제 붙었는지 모르겠다. 가로 6m*90cm 크기의 제14회 여수마라톤대회 관련 교통통제를 알리는 내용이었다. 왜 이 같은 불법광고물이 사람과 자전거의 왕래가 빈번한 인도에 버젓이 부착되어 통행을 가로막고 있는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곳은 펜션이 즐비해 있어 외지 관광객들이 워킹투어로 시내를 진입하는 곳이다. 특히 옛 전라선 기찻길 ‘건강길’인 만성리와 덕양역간 명품 자전거길이 시작되는 첫구간이다. 라이더들에게 장애물은 예기치 않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필자도 이날 두 번이나 사고를 당했다.

만흥동에 위치한 여수펜션 맞은편 도로에 인도와 자전거 도로를 버젓이 가로막아 버린 불법광고물의 모습

여수시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다. 아래는 통화내용이다.

<시민>: "길거리에 붙은 불법 광고물로 두 번이나 크게 다칠 뻔 했다. 어디서 부착하나"
<공무원>: "개인들이 설치를 한다. 불법으로...."
<시민>: "여수시가 주관하는 여수마라톤 안내인데 여수시가 부착한 것 아닌가"
<공무원>: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시민>: "여수마라톤 광고 관련 교통통제 안내 프랑이다. 그것이 여수시 오더 없이 가능한가?"
<공무원>: "행사주관 하는 곳에 알아봐야겠다"
<시민>: "행사 주관이 어디인가"
<공무원>: "체육지원과에 알아봐야 한다. 여수시 마라톤대회 했다고 다 알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알아보고 여수시가 설치했다면 시정 들어가고 아니면 개인들이 하는 거면 철거하겠다"
<시민>: "여수시에서 부착한 건지 개인이 부착한 건지 그것이 궁금하다"
<공무원>: "어디서 부착했는지 알아보고 연락주겠다"

다친 것 보다 더 화나는 담당자의 '직무태만'

여수시 광고물 관리팀 담당자 심길선씨와의 통화내용이다. 그는 이후 아무 연락이 없다.

펜션이 즐비한 이곳에 설치된 불법광고물 때문에 라이딩 사고와 함께 보행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지만 여수시 담당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광고물관리팀 심 씨는 시민이 불법 광고물 때문에 다쳤으니 불법광고물 부착 부서가 어디인지를 알려달라는 시민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전화번호까지 적고 연락 준다더니 함흥차사다. 언제 오는지 조치는 어떻게 되는지 기다려볼 참이다.

시민을 우습게 여기는 공무원들의 전화응대도 문제다. 기자라고 밝히면 전화태도부터 다르다는 걸 잘 안다. 시민이라 우섭나? 시민이 궁금해 하는걸 알아봐 달라고 요구해도 피드백이 안되는 건 큰 문제다.

이날은 시민이라 말하고 기자임을 밝히지 않아서였을까? 아니면 시민 알기를 봉으로 아는 간을 보는 일부 공무원의 자질 탓일까. 시민이 다쳐도 아랑곳하지 않고 먼 산 불구경하듯, 내 일이 내 일 아닌 듯 여기는 무성의와 탁상행정을 엿볼 수 있는 여수시 공무원을 보며 서글픔을 금할 수 없다. 권오봉 시장이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시민중심'에 시민은 없고 그저 구호나 수식어처럼 느껴진다. 여수시는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직무유기로 해이해진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시길 간곡히 바란다.

한편 심 씨는 9일 오전 기사가 나갈 즈음 전화가 왔다. 그는 "광고물은 여수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에서 붙였다"라고 말했다. 철거했냐는 물음에 그는 "그것이 불법광고물인지는 아직 현장에 나가보지 않았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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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현 2019-01-09 12:42:51
아직도 이런 정신나간 공무원이 있네요. 공익 목적으로 광고물은 지정 게시대가 아닌 곳에도 게시가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너무 많이 붙어 있고 공익목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정당 광고물도 마름대로 게시하는데도 단속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다른 아파트 분양 등 명확한 불법 광고물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