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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아무렇게나 찍어도 인생사진 나옵니다
[남미 여행기13] 자연의 신비가 선사하는 아름다움, 우유니 소금 사막
  • 2019.01.15 17:54

 

우유니 사막 ⓒ오문수

'작은 금'이라 해서 '소금(小金)'이라 불린 소금은 인간에게 대단히 중요한 자산이다. 소금은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무기질 중 하나이다. 음식 맛을 내는 조미료로 오랫동안 이용돼 왔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했다.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에는 소금 생산지인 해안이나 암염, 염호가 있는 곳이 교역의 중심지였다. 소금을 교환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면서다. 암염 생산의 중심지였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소금 때문에 번창했고 인근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가 됐다. '잘츠(salz)'는 영어로 'salt' 즉, '소금'을, '부르크(burg)'는 '성'이란 뜻으로, 잘츠부르크는 '소금의 성'이란 뜻이다.
                               
로마에서는 군인이나 관리봉급을 소금으로 주었다고 한다. 일하고 받는 대가를 영어로 '샐러리(salary)'라고 하는데 '병사들에게 주는 소금 돈'이라는 라틴어 '살라륨(salarum)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만약 현재도 소금이 화폐였다면 우유니 소금사막을 보유한 볼리비아가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경기도만 한 우유니 소금사막
 
우유니 소금사막은 볼리비아 국민이 평생 먹을 수 있는 엄청난 분량의 소금을 보유하고 있다. 경기도 크기만한 우유니 소금사막은 지각변동으로 인해 바다가 증발돼 생긴 소금사막이다. 전날 볼리비아 수도 라파즈 구경을 마친 일행의 다음 일정은 우유니 소금사막이다.
                                     
"라파즈에서 우유니까지는 버스로 약 12시간이 걸리는 장거리이니 미리 화장실을 갖다 오라"는 당부를 들은 일행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버스에 올랐다. 그런데 버스엔진 소리가 좀 이상했다. 천천히 가다가 덜컥거리며 가다 서기를 네 번 반복하더니 엔진이 꺼져버렸다. 고산병과 강행군으로 지친 일행은 단잠에 빠져들었지만 잠이 오지 않은 나는 불안했다.
 
커튼을 걷어보니 아직 라파즈 시내를 벗어나지는 않았다. 시동이 꺼지자 길잡이가 여행사 담당자에게 전화해 대체 버스를 보내달라고 강하게 요청했다. 한참 만에 대체버스가 왔다. 남미를 달리는 야간고속버스는 우리나라 우등고속만큼 시설이 좋아 거의 누워갈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대체 버스는 발도 제대로 뻗을 수 없을 만큼 앞뒤 간격이 좁아 불편했다. 어떡하랴! 집 떠나면 개고생인데. 이런 돌발사고도 여행의 한 부분이고 대체버스만으로도 감지덕지다.
                      
우유니로 가는 도로에는 차가 별로 없었지만 속도를 낼 수 없었다. 과속방지턱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여 늦게 우유니 시내에 도착해 식사를 마친 일행은 4륜 구동차량에 배낭을 싣고 소금사막투어에 나섰다. 
  
우유니 소금사막을 제대로 구경하려면

일행을 싣고 우유니 소금사막을 달리는 4륜구동차들 모습    ⓒ오문수

우유니마을에서 소금사막을 향해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소금냄새와 칙칙한 공기가 피부에 와 닿는다. 소금과 먼지가 뒤섞인 곳을 한참 달리니 기차무덤이 나왔다. 군데군데 녹슬고 부서진 기차들을 하필이면 왜 이곳에 방치했을까? 소금이 정말 금덩이처럼 비쌌을 때 이곳에서 각지로 팔려나가다 헐값이 되자 운반수단인 기차마저 버린 건 아닐까?     

소금호텔 앞에는 각국 여행자들이 꽂아놓은 국기들이 펄럭거렸다. 태극기가 나부끼는 모습은 일행을 즐겁게 했다     ⓒ오문수
지붕과 문을 빼고는 모든 걸 소금으로 지은 소금집 모습     ⓒ오문수

기차무덤 구경을 마친 일행은 운전사들이 준비해둔 장화로 갈아신고 우유니 사막구경에 나섰다. 일행을 실은 차가 한참을 달려 멈춘 곳은 소금호텔 인근이다. 소금호텔에는 테이블과 의자, 침대까지 거의 모든 인테리어를 소금을 이용해 만들었다. 호텔 앞에는 여러 나라 국기들이 펄럭이고 있었다. 물론 한국 여행자들이 달아놓았을 태극기도 일행을 기분 좋게 했다.
 
소금사막이라고 해서 소금만 있는 건 아니다. 소금물에 떠다니는 먹이를 찾기 위해 모인 플라밍고와 사막여우, 뚜누파 화산 아랫마을의 라마와 비쿠나, 아직도 용암과 가스를 분출하는 간헐천도 볼 수 있다.
             
소금사막 한가운데에는 선인장으로 가득한 '페스카도' 섬이 있다. 멀리서 보면 물고기가 누워있는 형상을 해서 물고기 섬이라고 불린다. 아름드리 선인장들이 널려있는 사이를 지나 정상으로 올라가는 오솔길은 힘들었다. "정상까지는 호수 면에서 50m 정도 밖에 안 되는데, 내가 약해졌나?" 하고 생각하다 입구 간판에 적힌 고도를 보고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우유니 소금사막의 고도가 3660m였다.
 
아무렇게나 찍어도 인생사진

우유니 사막       ⓒ오문수
현지운전사들이 준비해온 소품에 앉아 기념촬영한 일행들      ⓒ오문수
석양을 배경으로 일행들이 멋진 포즈를 취했다     ⓒ오문수

우유니 소금사막이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뭘까? 단순히 끝없는 하얀 소금 사막? 일상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들? 맞는 얘기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해 질 무렵 현지 운전사들이 일행을 차에 태우고 호수 쪽으로 데려갔다(우기인 12월~3월에는 빗물 등이 고여 얕은 호수가 만들어진다). 그는 일행을 물 위에 세우고 "물결이 일어나지 않도록 움직이지 말라"고 말한 다음 촬영한 사진을 보여줬다.
 
가히 환상적이었다. 뛰어가는 모습. 의자 위에 앉아 있는 모습. 의자 위에 올라선 모습 등 다양하게 기념사진을 찍었다. 카메라에 잡힌 자신들의 모습을 본 일행 모두 "와! 정말 멋지다!"를 외쳤다. 소금물에서 찍은 사진이 왜 거울 앞에서 찍은 사진처럼 보일까? 고도가 높은 곳에 위치한 우유니는 잔잔한 호수와 맑은 공기 덕분에 세계 최대의 거울로 불리기 때문이다. 가히 어떻게 찍어도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이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와 동시게재 기사입니다

 

 

 

오문수  oms114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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