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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에 묻힌 비운의 독립운동가 부부 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맞아 안한수 화가의 근현대사 인물전시회 눈길

  • 입력 2019.01.20 09:52
  • 수정 2019.01.20 22:48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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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강우규 의사와 윤봉길 의사의 모습

“내가 죽는다고 조금도 어쩌지 말라. 내 평생 나라를 위해 한 일이 아무 것도 없음이 도리어 부끄럽다. 내가 죽어서 청년들의 가슴에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소원하는 일이다. ”

1920년 11월 독립운동가 강우규 의사가 대한의 청년들에게 남긴 유언이다. 경술국치 이전에 학교를 세워 교육운동과 독립운동에 헌신해 65세에 사이토 마코토 조선총독이 탄 마차에 폭탄을 투척해 감옥에 투옥된 그의 마지막 유언이 마치 곁에서 듣는 듯 생생하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점으로 되살아난 애국지사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이라고 쓴 안중근 의사와 한반도기를 들고 있는 김구 선생의 모습

20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특별한 전시회가 주목을 끌고 있다. 민족미술의 대가로 불리는 '안한수 화가의 근현대사 인물전’이 1/9 ~ 20일까지 안국역 사이아트 스페이스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오늘이 전시회 마지막 날이다.

한국 근현대사의 인물화를 유화로 그리다가 역사성과 시간성을 보여줄 수 있는 흑백으로 그려 점차 발전해 점을 찍어 작품을 완성한 '점묘화기법'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37점의 작품을 그렸지만 장소가 좁아 22점만 전시됐다.

40년동안 인물화를 그린 그의 작품은 사진이미지와 유사하지만 역사적 인물을 작가적 시각에서 작품으로 탄생됐다.

한반도기를 들고 있는 김구 선생은 통일 한국의 미래로 시간이동을 한 것처럼 생생한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다. 안중근 의사는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이라는 글귀를 그림을 보는 관객 앞에서 써 내려 가고 있는 생동감을 준다. 또 동학 농민운동가인 전봉준 장군이 교수형을 당하기 전에 절명시를 쓰는 모습을 비롯해 1907년 고종황제가 헤이그에 밀사 파견된 모습, 의병장인 홍범도장군의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의 영웅들의 항일 무장투쟁운동은 잘 알려졌지만 독립운동가 부부인 김원봉 장군과 박차정 지사 부부상은 새로운 볼거리다.

독립운동가 부부인 김원봉 장군과 박차정 지사와 문익환 목사의 모습

특히 약산 김원봉 선생은 의열단과 조선의용대를 창설하는 등 무장독립 투쟁을 주도하여 일제 강점기 통틀어 최고의 현상금을 내걸 정도로 일제가 가장 잡고 싶은 독립 운동가였다. 하지만 남한에서는 공산주의자로 낙인 찍혀 버림 받은 비운의 독립 운동가다. 이제는 역시적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해방이후 여운형선생과 좌우합작을 주도하고 통일 정부수립을 위해 활동하던 중 1947년 여운형선생이 암살되었고 김원봉도 친일파와 우익의 수차례 테러에 시달리면서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면서 이승만의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며 1948년 김구, 김규식 등과 남북협상 차 북에 갔다가 내려 오지않아 자진 월북자가 되었다.

안작가는 근현대 인물전에 대해 “현실 속에 살아가면서 그 현실을 만들어낸 역사 속 시간들이 결코 동떨어져 있는 세계가 아니라 연결되어 있다”면서 “현실에 배태되어 있는 것이고 바로 그것이 현실의 일부임을 각성시켜주고 있다”라고 강조한다.

5.18을 북한소행으로 모는 지만원 "정신병자 같다"

40년간 점묘화 기법으로 한국 근현대 역사 인물화전을 열고 있는 안한수 작가의 모습

안한수 화가는 대학시절 5.18광주 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직접 경험했다. 시민군으로 참석해 남다른 역사소명의식을 갖게 되었다. 1980년 광주민주항쟁이 일어난 당시 전남대학교 2학년 학생으로 광주 민중항쟁의 한가운데서 서서 자신이 겪은 충격적인 현실을 시간이 지나면서 시각적으로 보여주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광주 전남미술인공동체’(광미공)의 창립멤버로 활동하면서 1989년부터 2000년까지 매년<5월전>에 참여해 5.18 광주민중항쟁의 진실 규명에 앞장서 광주민주민중미술 계열의 작업을 해왔다. 이후 경기도에서 교직에 미술교사로 퇴임하기까지 그의 활동은 계속되었으니 건강이 안 좋아 잠시 작품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5.18 당시 시민군이었던 안작가는 "최근 5.18 관련 재판에도 나오지 않고 골프를 치러간 전두환씨를 보면서 분노가 치민다"면서 "신군부가 저지른 분명한 역사적 사실을 북한의 사주로 몰고가는 지만원씨를 보면 정신병자 같다"라고 개탄했다.  

이번 행사는 18일 KBS 2 <생방송 아침이 좋다>에 방영되어 화제를 모았다. 문성근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안한수 작가의 ‘근현대사 인물 전’이 1/9 ~ 20 안국역 사이아트 스페이스 갤러리에서 열린다“면서 ”전시된 22작품은 전봉준, 헤이그밀사, 홍범도, 강우규, 이시영, 안중근, 김구, 안창호, 신채호, 김좌진, 김원봉, 박차정 부부, 이봉창, 유관순, 윤봉길, 최귀동, 문익환, 김대중, 전태일, 김근태 등“이라고 소개했다.

역사인물화를 그린 안한수 화가의 '근현대사 인물전’이 1/9~ 20일까지 안국역 사이아트 스페이스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올줄 몰랐지만 꾸준히 근현대사 인물전 작업활동을 해왔다는 안작가의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관점에서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최대 과제는 일제로부터의 독립과 남북통일 국가 수립 그리고 민주화입니다. 일제 강점기와 남북분단과 전쟁 등 불행했던 우리 근·현대사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인명이 희생되었죠. 청년학생들과 열사들의 피의 대가로 민주화는 어느 정도 이루었지만 문재인 정부들어 펼쳐지는 새로운 남북 화해시대를 맞아 이 땅의 독립운동과 통일 그리고 민주화를 위해 피를 흘린 분들께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되어 전시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미술비평가 이승훈씨는 ”한국 근현대사의 인물들에 대해 이에 대해 오랫동안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안한수 작가는 사료 이미지와 함께 책으로부터 알게 된 선열의 모습을 작가 자신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초상적 인물화로 그려보고 싶다는 갈망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면서 ”이번 전시에서 사진 이미지로만 남게 된 한국 근현대사의 역사적 인물들을 캔버스 공간에 회화적 이미지로 재생해 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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