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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전문의용소방대' 아세요?..대장 이취임식

의용소방대 10년 소회 밝힌 이재섭 대장 "의용봉공정신 강조... 신임 김대정 대장 "소방안전 여수 각처 봉사활동 중점 지원할터"

  • 입력 2019.01.27 17:20
  • 수정 2019.01.28 00:47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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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열린 여수소방서 전문의용소방대장 이취임식후 기념 컷

“도민여러분! 산불조심으로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휴일 비상방송에 잠이 벌떡 깨고 말았다. 전날 불금에 취해 막 달렸더니 무리했나보다. 시계를 보니 해는 중천에 떴다. 자나 깨나 불조심 소리가 단잠을 깨워버렸다.

비상방송을 한곳은 전라남도 도민안전실 경보통제팀이었다. 이곳은 1월 26일~ 5월 15일까지 토. 일 오전 9시 30분 '산불 및 산불 화재예방에 따른 도민대처요령' 방송을 시작했다.

소방관 이름 일곱번 부른 김문수의 빗나간 권위

건조한 겨울날은 산불이 잦아 불조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구호다. 산불과 가장 연관된 직업은 소방관이다. 하는 일에 비해 가장 처우가 열악한 공무원 아닌가.

사실 소방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다름 아닌 전 김문수 경기도지사다.

2011년 긴급전화인 119로 전화해 근무중인 소방관에게 ”이름이 누구냐“며 두 번씩이나 전화를 걸었다. 첫 전화에서 일곱 번이나 이름을 물었던 일명 ‘도지사 김문숩니다’ 사건은 핵소를 자아냈다. 이후 어이없는 도지사의 전화통화는 패러디가 되면서 그는 온 세상의 비웃음을 샀다. 감히 소방관이 도지사를 몰라본다며 관등성명만을 계속해서 물어보는 권위적인 모습은 그의 정치인생에 치명타를 입혀 오래토록 회자되고 있다.

사실 소방관은 구조활동을 하다가 사고도 많이 나고 목숨을 잃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열악한 장비는 물론 컵라면을 먹다가도 출동이 떨어지면 뛰어가는 모습은 가슴을 아리게 한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중 소방공무원의 법정인원 충원,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소방관 의료제도 개선 공약은 일선 공무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반면 소방공무원은 아니지만 화재가 발생하면 현장에서 만나는 고마운 분들이 있다. 바로 소방관의 예비군격인 '전문의용소방대원들'이다. 전문의용소방대는 전국 소방서 산하에 조직되어 있다. 이들은 자신의 시간과 돈을 써가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희생과 봉사를 다하고 있다.

지난 25일 전문의용소방대장 이취임식에 다녀왔다. 여수 학동에 위치한 여수소방서 2층에 70여명이 모였다. 이날 3년의 임기를 마친 이재섭 대장의 이임식과 신임 김대정 대장의 취임식이 열렸다. 이날 58세에 의용소방대원에 입문해 10년간의 활동해오다 3년의 임기를 마친 이재섭 대장의 절절한 이임사는 가슴을 찡하게 했다.

이재섭 대장 "화재예방 재난안전 펼펴 자랑스럽다"

이임식을 마치고 지인과 사진을 찍는 이재섭(우) 의용소방대장의 모습

이재섭 대장은 "지난 10년간 안전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화재예방 활동을 폈다"면서 "의용소방대는 다른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다는 의용봉공정신의 결연한 의지로 뭉쳐진 단체였기에 보람이 컸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 대장은 이어 "화재예방과 재난안전행사를 위해 불조심 문화축제를 개최해 소방안전을 전국에 알리려고 '여수시전문의용소방대' 카페를 처음 개설하고 밴드와 SNS를 그리고 사회봉사 활동을 통해 소방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면서 “의용소방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건축물, 전기, 가스, 소방 시설 등 화재예방점검 활동에 보람이 컸다"라고 덧붙였다.

화재예방과 재난안전행사를 펼친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그는 마지막으로 "난 오늘 퇴임식을 마치고  방풍농장의 자연인으로 돌아간다"면서 "새로 취임하는 김대정 대장과 대원여러분이 여수소방서의 보조 소방력으로서 주어진 책무를 완수하여 줄 것"을 당부하며 이임사를 마쳤습니다.

우리사회가 더 아름다운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오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전문의용소방대원들의 구슬땀은 화재와 재난으로부터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주춧돌 역할을 해왔다. 대원들이 더 열심히 활동할 수 있도록 주변의 관심과 따뜻한 지원이 더 절실해 보인다.

취임하는 김대정(우) 의용소방대장과 이임하는 이재섭 대장의 모습

한편 3년 임기를 시작하는 김대정 대장은 ”여수에 있는 22개 의용소방대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만큼 앞으로 소방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연합의용소방대의 소통과 화합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껏 펼쳐왔던 소방안전 관련 여수 각처에 있는 봉사활동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소방은 사후 대책보다 사전예방이 더 중요한 만큼 화재예방에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당부했다.

아래는 3년 임기를 마치고 소회를 밝힌 이재섭 전임 대장의 이임사다.

<대장 이임사>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반갑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마련하여 주신 여수소방서 김용호서장님 이하 직원여러분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오늘 여수시전문의용소방대 제4대 대장으로 새롭게 취임하는 김대정 대장님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수시전문의용소방대가 처음 발대한 것이 2009년 12월이었습니다. 그 이듬해인 2010년 내 나이 58세의 늦깎이로 전문의용소방대에 입대하여 퇴임하는 오늘까지 어느덧 햇수로 10년이란 시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숨 가쁜 시간들이었고 행사 하나 하나를 치룰때마다 가슴 졸이며 부족한 예산 때문에 솔선해서 내주머니를 털어야 했던 감당하기 어려운 나날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과 특히 전문의용 소방대원들께서 묵묵히 잘 따라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향우회, 동문회, 계모임 같은 각종 친목단체에는 일체 나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유일하게 내가 선택했던 의용소방대는 어느 봉사단체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다른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하여 자신의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다'는 의용봉공정신의 결연한 의지로 뭉쳐진 단체였기에 보람을 느낄 수 있었고 의용소방대와 함께 소방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내가 태어나고 내가 묻힐 여수를 사랑하였기에 여수시 전문의용 소방대와 지역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시간들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는 재임 기간 동안에 사회안전의 기본은 재난에 대비하여 사전에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일상생활 중에서 늘 안전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화재예방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인터넷 다음카페에 '여수시전문의용소방대' 카페를 처음 개설하였고 이어서 전문의용소방대 밴드 등 SNS를 통하여 전문의용소방대의 사회봉사 활동을 널리 홍보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특히, 연례행사로 치러지는 의용소방대의 각종행사가 시민의 혈세를 지원받아 개최되는 행사임에도 일반시민들의 참여가 없이 제한된 장소에서 의용소방대 집안잔치로 치러지는 것에 대하여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화재예방과 재난안전행사가 그저 딱딱하고 재미없는 것이라는 인식을 바꾸어서 시민들이 주인이 되는 시민들의 축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문화예술공연과 병행해서 시민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불조심문화축제를 기획하고 추진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불조심 문화축제를 방송매체와 함께 개최함으로서 여수시의 소방안전을 전국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축제에서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소방의 중요함을 일깨워주기 위하여 '소방관련 글짓기 및 포스터 공모전'을 열었는가하면 소화기 작동경연대회, 심폐소생술시연회, 119퀴즈왕선발전, 불조심가요제와 소방안전교육 동영상을 상영하여 시민들의 소방에 관한 안전의식을 보급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고령화 사회로의 변화에 맞추어 관내 경로당과 마을회관, 장애인복지시설, 도서섬지역을 순회하여 찾아가는 소방교육과 소화기 보급에도 앞장섰습니다.

취약계층에 대한 사랑 나눔을 실천하기 위하여 일반의용 소방대가 할 수 없는 전문의용소방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건축물, 전기, 가스, 소방 시설 등·화재예방점검  및 수리봉사와 저소득층 사랑의 쌀과 장학금 전달, 다문화가족 전통한복 및 자녀학용품지원을 실천하였습니다.

여름철에는 소방가족 제과제빵체험학습을 실시하여 소방가족의 자긍심을 높이고 가족공동체의식을 함양시키도록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전문의용소방대는 연평균 10회의 굵직한 행사들을 치러 왔습니다. 이러한 행사들이 여수시의 재정적 지원을 한 푼도 받지 않고 대원들의 순수한 협찬금만으로 개최하였기에 더 뜻깊은 행사였다고 생각합니다.

불과 20명에도 못 미치는 여수시전문의용소방대가 이와 같이 지속적으로 선행을 펼쳐 나감으로서 많은 시민들이 부러워하는 단체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참으로 보람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원 여러분!

인제 나는 오늘 퇴임식을 마치고 방풍농장의 자연인으로 돌아가지만 앞으로도 발전해 나가는 전문의용소방대를 지켜보면서 계속 응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여수시 전문의용소방대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새로 취임하는 김 대정 전문의용소방대장과 대원여러분에게 내가 감히 당부 드립니다.

중화학공업의 요람인 여수국가산단이 위치한 여수시가 안전문화를 시민스스로 자율적으로 확산시켜나가는 시민운동의 발상지가 되도록 하고 여수소방서의 보조 소방력으로서 주어진 책무를 완수하여 소방 발전과 지역의 화합과 통합의 시대를 앞장서 나가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이룩한 여수시전문의용소방대란 이름위에 중단 없는 의용봉공의 실천력 더하여 여수시 안전복지를 선도하는 봉사단체로 우뚝 서기를 기원합니다.

끝으로 그동안 나를 믿고 도와서 여수시 전문의용소 대의 발전에 헌신적으로 수고해 주시고 분에 넘치는 사랑을 베풀어주신 대원여러분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이제부터는 개인적으로 소홀히 해온 생업에 전념하면서 내가 받았던 것들을 하나하나 여분들에게 다시 돌려드리는 그러한 삶을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대원여러분 이 자리에 참석하신 내빈여러분. 김용호서장님 이하 직원여러분 그동안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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