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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엑스포,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 입력 2012.07.24 13:24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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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권리 뒷전인 행정처리들... 공원내 셔틀버스 진입이 최선이었을까

엑스포기간 동안 여수 용기 조각공원 내에 셔틀버스를 진입시켜 시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여수시 학동 201번지 용기공원 잔디광장에는 엑스포장으로 향하는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기 위한 임시도로가 개설되어 있다. 용기공원 주변에 숙박시설이 많이 있고 외지 손님과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사업비 1억 3000만 원을 들여 조성한 공원내 셔틀버스 진입 버스전용차로에는 평일은 5분, 주말에는 3분 간격으로 셔틀버스가 오간다. 여수시 교통행정과가 사업시행자인 이 사업은 점용면적이 연장 250m, 폭 4m이다.

허가기간이 2월 8일부터 10월 30일까지인 이 사업은 점용목적 폐지시에는 원인자 부담으로 원상 복구할 예정이다. 현재 이 사업으로 파고라시설 중 일부가 이설됐고 조경수 5주, 포장재(콘크리트 포장, 두께 20㎝)가 깔렸다.


여수시가 내세운 이유, 극심한 교통체증 발생 우려 때문

여수시가 공원 내에 셔틀버스 승하차장을 설치한 이유는, 공원 앞 도로에 승하차장을 설치할 경우 도원사거리 방면 우회전 차량의 극심한 교통체증이 발생할 우려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재 용기공원과 해안도로를 인접한 중간 부분에는 셔틀버스와 택시가 승하차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 있다. 지난 14일 비가 억수같이 퍼붓던 날 버스는 잔디위로 올라오지 않고 해안도로에서 정차해 손님들을 태웠다.

질퍽질퍽한 흙에 신발을 젖지 않도록 배려하기 위해서였는지 아니면 기사가 차가 더러워진다고 그쪽에서 태웠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어찌됐든 해안도로에서 승차를 하든지, 아니면 용기공원 잔디위에서 출발하든지 셔틀버스는 어차피 540m떨어진 도원사거리를 거쳐 여수시청을 경유해 엑스포장으로 간다.

도심공원은 어떤 곳인가. 시민의 휴식과 운동, 산책 등의 다양한 레크리에이션 기능과 사회심리적 안정 기능을 하고 있다. 거기에 각종 축제 마당 및 집회 장소이며 주민들 상호 간 커뮤니티의 장이다. 또한 도시공원은 안전 유지 및 방재적 기능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엑스포 관람객 승하차를 위해 도심공원의 잔디를 파헤치고 임시 도로를 개설해 승강장을 만든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용기공원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의 반응이다.

"여수시의 도심공원 파괴행위에 분노를 느낍니다. 시청 옆에 있는 공원을 파헤쳐 보건소를 짓고 시청사와 붙어있는 높이 20여 미터의 용기공원을 밀어버리고 환승주차장을 지으려고 하질 않나. 게다가 용기공원 잔디를 파내고 셔틀버스 승하차장이라니요. 만약 일반시민이 그랬다면 시에서 가만 뒀겠어요."

시청사 바로 뒤에는 또 다른 용기공원이 있다. 시에서는 이곳을 밀어버리고 2300대가 주차할 수 있는 환승주차장을 만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환경련을 비롯한 시민단체가 3년간 10여 차례 이상의 난상토론과 주차장 건설반대 시위를 거쳐 아름다운 공원이 보전(5월초) 돼 시민들이 산책을 하며 자연을 즐기고 있다.


만약 그 때 시민단체의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았더라면 어찌되었을까? 상상하기도 싫다. 여수시내에 환승주차장이 남아돌고 그에 따른 민원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여수시민들은 지금 엑스포가 주는 불편함을 감내하고 승용차 안타기 운동에도 잘 협조하고 있다.

엑스포를 위한답시고 도심공원 잔디를 파헤치고 승하차장을 건설한 행위는 엑스포만 앞세우고 여수시민은 뒷전에 밀어 놓은 셈이다. 엑스포라면 여수시민들의 많은 것을 희생해도 되는가? 용기공원 셔틀버스 승하차장을 보며 여수 엑스포가 아닌 엑스포 여수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다. 엑스포를 위해서는 여수 시민이 시민으로서 누려야할 권리까지 유보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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