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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시대! 오직 벽을 보고 점심 먹는 이곳

일식 선호하는 요즘 트렌드에 딱 그만 '쇼부라멘'

  • 입력 2019.02.09 09:04
  • 수정 2019.02.09 21:15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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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시대에 어울리는 벽을 보고 음식을 먹는 쇼부라멘 내부 모습

지난 명절이 생각난다. 가족들이 둘러앉은 고스톱판에서 짝짝 달라붙는 시누이의 불같은 기리빨에 올케는 자신이 가진 두장의 화투패로 쇼당을 걸었다. 신의한수였다. 이후 판이 나가리 되면서 무승부로 끝났다. 피박, 광박에 따따블의 위기에서 피같은 돈이 날아갈뻔한 순간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오늘 점심 어디서 '쇼부' 치실래요?

음식점 앞 길가에 돋보이는 메뉴판

쇼부의 사전적 의미는 이기고 짐을 겨룬다는 뜻이다. ‘쇼부친다’는 말은 승부를 가른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살다보면 순간순간 ‘쇼부’ 칠 일이 참 많다. 하지만 사무라이도 아니고 아무데나 목숨 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런 무료한 일상에서 점심을 망설인다면 오늘은 이곳에서 제대로 쇼부 한번 쳐봐도 좋겠다. 지인이 감탄한 여수시 여서동에 위치한 ‘쇼부라멘’에 갔다.

음식을 직접 주문하는 셀프 오더링 시스템
외투를 넣을 수 있는 옷장
식탁 테이블의 소담스런 식수대

이곳은 벽을 보고 점심을 먹는 곳이다. 요즘세대에 맞는 혼밥이란 표현이 어울리는데 음식점이 마치 도서관에 온 기분이다. 입구에 설치된 '셀프 오더링 시스템'에서 입맛대로 메뉴를 선택후 결재하면 식사를 할 수 있다. 도서관처럼 생긴 식탁에 기다리면 곧 메뉴가 도착한다.

식탁 테이블의 소담스런 수도꼭지가 참 예쁘다. 또 옷장이 있어 외투를 넣고 닫을 수 있어 편리하다. 꿀잼은 같은 일행이라도 사이가 좋지않아 꼴보기 싫어 칸막이를 치면 얼굴을 마주할 수 없으니 평소 대인관리에 유념해야 하는 이유를 이곳에 오면 깨닫는다.

일본음식 먹는데 왜 '아베'가 떠오르지?

여수시 여서동 해양경찰 주변에 위치한 쇼부라멘

얼마전까지 아베정부가 일본초계기로 작전중인 우리 해군에 도발(?)해 한일관계를 긴장국면으로 끌어들여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억지에 한일감정이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아베의 꼼수가 서민들의 먹거리까지 한일감정으로 덧씌울 수 없다. 아베 보고 있나? 

동경에 가면 한국음식을 먹으려고 줄을 서는 일본인들 처럼 아베정부가 아무리 초계기로 떠들어도 한일간 선린우호관계를 이어온 서민들은 오늘도 맛있는 일본음식을 즐긴다. 왜냐면 음식에는 극우도 극좌도 이념으로 덧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원하고 얼큰한 맛인 돈코츠라멘
명란우삼겹덮밥

점심때 동료 네명과 이곳에 갔다. 둘은 돈코츠라멘을, 또 둘은 명란우삼겹덮밥과 탄탄멘을 시켰다. 탄탄멘의 매운맛은 가히 장난 아니다.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맵다. 그래서 동료둘은 명란우삼겹덮밥과 반반 나눠먹는 다정함을 연출했다.

돼지수육 두점과 달걀 절반이 돋보이는 돈코츠라멘은 시원하고 얼큰한 맛이다. 얼마전 아내와 함께 왔다며 이곳을 소개한 지인은 경험담을 이렇게 말했다.

“돈코츠라멘은 국물맛이 시원해. 수육이 포인트지. 하지만 느끼한 것을 싫어하는 아내는 입맛이 안맞다는데 하여간 내 입맛에는 그만이야.”

이곳 음식점을 운영하는 주인장은 “요즘 트렌드가 일식을 많이 선호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하다 쇼부라멘을 하게 되었다”면서 “혼밥에 길들여진 젊은 청년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한 부류가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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