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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 농지에 널브러진 폐선박 다시 어디로 가나?

폐선박 관리체계 ‘허술’ ... 선박 폐기부산물 처리과정은 ‘별로’ 신경 안쓴 편

  • 입력 2019.03.15 17:52
  • 수정 2019.03.16 06:59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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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돌산읍 금봉리 봉양하천 주변 농지에 폐선박이 널브러진 광경.  사진 박성미 의원 제공

지난 12일 보도된 “폐선박은 어디로 가는가?”에 등장한 폐선박들은 돌산의 두문포에서 금봉리 봉양으로 옮겨진 것으로 의심된다. [관련기사 : 폐선박은 어디로 가는가?]

돌산을 돌고 있다면 그 폐선박들이 다시 어디로 갈지 주목받고 있다.

돌산 두문포에서 D펜션 운영하는 P씨는 펜션 근처에 폐선박이 적치되는 것을 보고 여수시와 여수해경에 누차 민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지난 해 12월 우리 펜션 근처에 왠 낡은 어선이 몇 척 방치돼 있어서 두고 봤더니, 올해 1~2월에 연이어 20여 척이 계속 쌓여지는 과정에 냄새도 나고, 펜션운영에 미관상 보기도 싫고 해서 해경에 우선 민원을 제기했더니, 관할이 아니라고 해서 여수시에 여러차례 민원을 넣었다. 전화를 하면 부서별로 떠 넘겼다. 

그래도 워낙 많은 배가 펜션 주변에 쌓여서 가까운 해경 파출소에 민원을 수차례 넣었더니 결국 최근에 치워졌다. 그런데 장비들이 와서 가져가는데 금방 금방 다녀오길래 어디 가까운 곳에 처분한가 보다 생각했었다”

돌산 금봉리 봉양하천 인근에 버려진 선박을 발견한 마을 이장 문아무개씨는 “지난 7,8일 서너척 낡은 배가 방치돼 있더니, 일요일(11일)에 보니까 이 장소에 스무척 가깝게 낡은 배가 쌓인 것을 보고는 안되겠다 싶어서 시에 연락했다”고 말했다.

두문포에서 폐선박이 외부로 옮겨진 시점과 금봉리 주변에 선박들이 쌓이게 된 시점이 비숫하다.

결국 민원에 의해서 방치된 선박들이 장소만 달리해서 이동해 또다시 무단 방치된 셈이다.

돌산읍 금봉리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1일 이곳 봉양하천 주변 농지에 폐기물 처리업체인 G자원이 폐선박 20여척을 들여와 불법 적치했다는 것이다.

어선업 종사자들에 따르면 이른바 ‘배를 깬다’고 하는 폐선처리는 두 종류라고 한다.

돌산에 사는 J씨 얘기다.

“아예 말소를 시키기위해서 배를 깨고, 어선에서 레져선박이나 기타 선박으로 용도변경을 위해서 ‘배를 깬다’”

그러면서 현재 여수시의 선주들은 감척이 아닌 이상 허가가 난 배는 폐선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폐선처리 한다고 하더라도 까다로운 폐선 절차 때문에 개인이 처리할 수는 없고 폐기물 업체나 선박매매 업체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무허가 선박은 그냥 방치하거나 개별적으로 한적한 곳에서 깨는 경우가 더러 있긴 하지만 요사이는 드물다고 했다.

대부분의 선박 폐선은 일단 대행업체가 맡고 있는 셈이다.

어선을 폐선할 경우 선주는 허가관청인 시의 정해진 절차에 따른다. 이때 선박안전기술공단으로부터 폐선확인서를 발급받아 어업허가 관청인 시에 제출하게 된다. 이 과정을 소형 폐기물업체나 선박매매업체가 대행에 나선다.

선박안전기술공단 관계자는 “선주가 폐선 신청을 하면 다시 시용하지 못하게 폐선이 정확히 이뤄졌는지를 확인한다”고 말하고 “선주가 폐선 장소를 알아서 선택하는 것이지 공단에서는 강제사항으로 ‘조선소’라든가 ‘폐기물 처리장’에서 반드시 해야한다는 장소에 관한 간섭은 우리 업무 밖이다. 현장까지 가서 폐선이 정확히 이뤄졌느냐를 보는 것이 주요 포인트다” 고 말했다.

폐선 허가 관청인 여수시 관계자도 폐선절차에 있어서 선박을 깨고 난 부산물이 어떻게 처리되는가에 대해서는 크게 중점을 두지 않는다. 공단과 마찬가지로 선박이 ‘정확히 깨졌는가(폐선처리)’ 여부가 행정처리의 주관심사다. 여수시 폐선허가 관계자 얘기다.

“선주가 폐선확인서와 함께 폐선이 정확히 이뤄졌다는 사진 자료를 제출하면 다시 사용되지 않도록 폐선조치가 정확히 취해졌는지를 확인하고, 또 용도변경의 경우는 변경도 제대로 이뤄졌는지 거기에 초점을 맞춰 행정절차를 진행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제도는 약점이 많다.

폐선처리업무를 대행하는 업체는 선박을 깰 때 시설을 갖춘 폐기물 처리업체를 지금까지 이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러한 비용이 만만치 않다.

최근 산단에 소재한 폐기물 처리업체는 고가의 장비에 손상이 오는 선박 폐기를 기피하는 상황이다.

대행업체들의 물량을 받아 폐기처리해 왔던 여수산단 Y폐기물 업체 관계자 얘기다. (Y업체는 폐선박 대행과 무관한 산업쓰레기등 광범위한 폐기물 처리 기업이다.)

“요즘 소각장비가 워낙 고가이다 보니까, 폐기처리할 대상이 FRP거나 소금기 묵은 목선 폐기는 우리가 하지 않는다. 선박 FRP는 대형이어서 소각로에 크기도 맞지 않을뿐더러 소각비용이 워낙 많이 들어 그 비용에는 소비자가 의뢰하지도 않는다. 

또 소금기 있는 목선도 염분으로 인한 고가의 소각설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선박 폐기물 처리를 하지 않은 지가 몇 년 된다. 예전에는 고가 장비가 아닐때여서 우리가 처리했었다”

돌산에 방치된 폐선박 관련기사에 대해 한 네티즌 남아무개씨도  위 폐기물 처리업체와 비슷한 견해를 댓글로 달았다.

“폐선박은 악성 쓰레기입니다. 엔진등 쇠붙이는 떼어내어 고물로 처분한다 하더라도 선박 내부에 남은 유분이 섞인 오염수(빌지)가 많이 있고 도색된 선박용 페인트는 녹을 방지하기 위한 중금속이 함유된 페인트와 파래 따개비등의 부착을 막기위한 독극물이 함유된 페인트를 쓰고 있습니다.

염분을 함유한 목선은 태울경우 화학적으로 발암물질이 발생되기 때문에 화목으로 쓰거나 태워서도 안됩니다"

처리비용때문에 폐선박의 무단방치나 임의 폐기가 괸행으로 굳었다면 이는 대책이 요구된다.

또한 한 언론에서는 여수시의 한 폐기물처리업체가 폐어선들을 어민들로 부터 사 들여와 어선 해제작업을 통해 허가권만을 매매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관계당국에선 부서간 떠넘기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프레시안 2019.3.13.여수시, 선박 매매에 대한 관리체계 '구멍" ]

사진 박성미 의원 제공

관련보도는 폐선 해체작업을 하고 있는 G자원은 지난해 2건에 30톤의 폐기물 배출 신고를 했으며 올해에는 지난 11일 100톤의 배출신고를 하고 해체작업을 하려다 지역민들의 민원발생으로 인해 해체작업이 중단된 상태로 ‘경찰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고 보도했다.

허가 관청인 여수시의 폐선관리 체계에 대한 점검이 요청된다.

앞서 폐기물의 문제점을 지적한 네티즌 남아무개씨도 “FRP선박 역시 내부에는 불연성 그라스울이 함유되어 있고 파쇄나 소각에도 고도의 전문시설에서 해야 한다. 따라서 선박등록절차와 마찬가지로 폐선절차 역시 지킬 수 있는 법안 마련과 조례제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지역구 돌산의 폐선박 방치를 알린 여수시의회 박성미 의원은 “돌산을 떠돌고 있는 낡은 선박의 선적을 추적해 선주를 파악해서 그간 방치 경로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통해 앞으로 폐선박이 방치되는 악순환을 막는 대책마련과 폐선처리나 관리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돌산 봉양하천 옆 방치된 떠돌이 폐선박들은 또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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