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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중소기업 내쫓고 지방 실세에 특혜?

  • 입력 2012.08.09 15:30
  • 기자명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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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GS칼텍스, 방제업무 용역계약 둘러싸고 특혜논란
지난 7월 9일, 여수시의회에 한 통의 탄원서가 접수됐습니다. 탄원서는 GS칼텍스 제1, 2제품부두와 LPG 부두 방제 용역을 맡고 있는 K해운에서 제출한 겁니다. 업체는 탄원서에서 "GS칼텍스가 지방 중소기업을 죽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탄원서가 접수됐지만 정작 시의원들은 탄원서를 보지 못했습니다. 여수시의회 박정채 의장이 탄원서를 본 후 근거 없는 내용이라며 시의원들에게 회람을 시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의회 사무국에서 받은 탄원서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2003년부터 GS칼텍스 제품부두 오일펜스 관리용역을 맡고 있던 K해운이 2008년 7월 K산업이라는 회사를 설립합니다. GS칼텍스 원유부두 오일펜스 관리용역을 맡기 위해서죠.
K산업이 관리용역 업무를 해오던 중 2010년 7월 계약기간이 1년이나 남은 시점에서 GS칼텍스가 돌연 원유부두 오일펜스 관리용역을 직영하겠다며 계약해지를 강요했답니다. 결국, K산업은 2010년 7월 31일 문을 닫습니다. 하지만 웬일인지 관리업무를 직영하겠다던 GS칼텍스가 당초 약속과 달리 2010년 8월, N방제라는 회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합니다.


‘오일펜스 관리‘ 직영한다던 GS칼텍스, 돌연 N방제와 용역계약 체결
갈등은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탄원서를 낸 K해운의 주장에 따르면, N방제라는 회사는 실제 주인과 서류상 주인이 다르답니다. 서류상 주인은 "여수시청에서 총무국장으로 퇴임한 양모씨지만 실제 주인은 2010년 7월 10일 시의회의장에 당선된 김 아무개 전 의장이다"라고 주장합니다.
즉, GS칼텍스는 김아무개 전 의장을 보고 원유부두 오일펜스 관리용역을 N방제에 줬다는 말입니다. K해운은 탄원서에서 "GS칼텍스가 치밀한 각본에 따라 일련의 과정을 진행했고 특정 권력인에게 이권을 주고 무엇인가를 얻으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원유부두 방제업무를 그만두게 된 지 2년 후인 2012년 6월 30일 GS칼텍스로부터 이번에는 "K해운이 맡고 있던 GS칼텍스 제품부두 오일펜스 관리용역 계약 해지를 일방적으로 통보 받았다"고 말합니다. 때문에 "회사에 속해 있는 26명의 직원들과 수많은 가족들의 생계수단이 갑자기 사라지게 됐다"며 억울함을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K해운이 맡았던 용역은 "여수시 최고 권력자의 사돈인 은퇴한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에게 주기 위해 계약 해지를 한다는 소문이 이미 시중에 떠돌고 있다"라고 썼습니다.
이어 탄원서에는 "이 사실은 GS칼텍스 담당직원이 저희 회사 간부들 그리고 전 여수상공회의소 김모 회장의 조카가 함께 만나도록 한 자리에서 그 김모 회장의 조카가 자기들이 이 방제 용역을 맡기로 했으니 인수인계를 잘 해달라는 요구를 해서 알게 됐다"고 적었습니다.


김아무개 전 시의회 의장, "N방제 회사, 이름도 못 들어봤다"
탄원서에 등장한 여러 인물들은 어떤 주장을 할까요? N방제 실제 주인이라고 표현된 여수시의회 김아무개 전 의장과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그는 "N방제라는 회사는 이름도 못 들어봤다. 내가 N방제 실제 주인이라는 표현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하지만 양아무개씨는 시청에 근무할 때부터 알고 지냈다. 탄원서를 본 후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며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김아무개 전 의장의 말을 들은 후, 8월 2일 탄원서에서 N방제 서류상 주인이라고 표현된 양아무개씨를 양씨의 회사 사무실에서 만났습니다. 그는 탄원서 내용을 듣고 "내가 N방제 실제 주인이다. 김아무개 전 의장이 주인이라고 말하는데 나는 더 기분 나쁘다. 시청 퇴직하고 집에서 쉬기 부담스러워 용돈이라도 스스로 벌겠다는 생각에 이 사업을 맡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2010년 8월에 김아무개 전 의장이 이 용역을 맡으려고 노력했는데 그 이야기가 와전된 듯하다"며 탄원서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최고 권력자의 사돈으로 표현된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은 연락이 닿지 않아 그의 주장을 담을 수 없었습니다.
GS칼텍스, "부대비용 많이 들어 직영 포기... 다른 의도 없다"
한편, 문제의 탄원서를 제출하게끔 만든 GS칼텍스 측은 무슨 말을 할까요? GS칼텍스 관계자는 "GS칼텍스는 K산업, K해운과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계약을 해지했다. 그리고 원유부두 방제 업무는 회사가 직영하려고 했는데, 검토 결과 예상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 포기했다. 때문에 용역을 맡을 업체를 찾던 중 N방제와 용역 계약을 맺은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며 탄원서 내용이 터무니없다고 했습니다.
진실이 궁금합니다. 탄원서 내용이 사실일까요? 아니면 탄원서에 등장한 인물들 말이 사실일까요? 각자 주장이 상반됩니다. 하지만 탄원서를 읽은 후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 문구가 있습니다.
K해운은 탄원서에 "세계적인 그룹 GS칼텍스에서 (줄임) 지역 권력자들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여수지역 하청업체를 폐업시키고 실업자를 양산한다는 악평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표현했습니다. 또, "더 이상 GS칼텍스가 지방 권력 실세들에게 이권과 특혜를 제공하기 위해 권력이 바뀔 때마다 중소기업을 죽이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지 않도록 (줄임) 존경하는 의장님께서 엄히 조치하여 주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라고 적었습니다.
K해운의 주장에 대해 GS칼텍스와 관련 인물들은 모든 것을 부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체 진실은 무엇일까요.
(다음 기사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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