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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불안과 우울, 트라우마에 우는 여순사건 유족

  • 입력 2012.12.20 12:43
  • 기자명 박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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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순사건 피해 유족 실태조사 결과 극심한 트라우마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순사건 피해 유족 트라우마 실태조사 결과

여순사건 피해 유족에 대한 트라우마 실태조사 결과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들은 극심한 불안과 우울 등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이 여순사건 유족 150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실태조사는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1대1 면접 및 그룹 면접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르면 우울증 자가척도 결과 평균 점수가 32.8로 극심한 우울상태, 불안증 자가척도도 31.1로 심한 불안 상태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외상후 스트레스 척도도 35.8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유년 시절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던 경험을 가진 사람의 경우 외상후 스트레스 수치가 15다.

이와 관련해 이영문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장은 “4.3제주항쟁이나 5.18 광주민주화 항쟁 피해자는 정치적 사과와 경제적 보상, 지원이 부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여순사건은 전혀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고통은 잘 낫지 않는다”며 “실제 여순사건의 1만명에 가까운 피해자들과 그 가족은 스스로 피해자임을 밝히지 않는다. 아무런 보상도 없거니와 낙인효과가 생길까 두렵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여순사건은 정신의학 진단분류상 매우 극심한 전쟁과 같은 상황의 생명 위협 트라우마로 평가된다”며 “불면과 더불어 공포반응 등 전형적인 전쟁 증후군을 보였다”고 전했다.

따라서 “안정된 심리적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트라우마 치유센터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여순사건에 대한 상처가 곳곳에 남아 있는 공동체 전체에 대한 치유와 성찰이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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