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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기-빛나는 별을 보아야 한다

  • 입력 2013.03.02 15:02
  • 기자명 박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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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손상기 화백

여수출신 천재화가 손상기 평론집 출간

여수출신의 천재화가 손상기가 39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지 25년이 흘렀다.

손상기기념사업회(대표 김홍용)와 여수시, 그리고 의 작품을 관리하는 샘터화랑이 그의 삶과 예술을 조명한 ‘손상기의 삶과 예술-빛나는 별을 보아야 한다’(사문난적 펴냄)를 출간했다.

이 책에는 손 화백의 유작 중에서 그의 대표작품 50여점과 그의 작품 세계를 조감하기 위해 변종필, 서영희, 서성록, 장준석, 김진엽 등 미술 비평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전문가 5명의 평이 담겨있다.

평생 병마와 싸우면서도 예술혼을 불태우며 어느 유파에도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간 손상기. 그의 발자취를 되돌아 보자.

▲ 도서출판사 사문난적에서 펴낸 손상기 평론집 ‘손상기의 삶과 예술-빛나는 별을 보아야 한다’

‘한국의 로트렉‘ 손상기

프랑스 화가 툴루즈 로트렉은 어린 시절 추락사고 이후 키가 제대로 자라지 않는 신체장애를 안고 몽마르트 주변의 부랑배 등 애환을 화폭에 담았다.

3세 때부터 앓은 구루병 탓에 척추만곡(꼽추)이라는 불구의 몸으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펼쳤던 손상기(1949-1988)도 그런 로트렉을 닮아 ‘한국의 로트렉‘으로 불린다.

손 화백은 여수 출신으로 여수제일중학교와 상업고등학교를 거쳐 원광대 미술학부 회화과를 졸업했다.

대학시절인 1977년 ‘전북미술전람회’ 특선과 ‘한국창작미술협회 공모전’에 입선했으며, 구상전 공모전 특선(1982년) 한국현대미술대상전 동상(1981년) 제15회 호남예술제 우수상(1970년) 등을 수상했다. 또한, 1986년 초대 개인전을 가졌으며, 이후 다수의 기획전과 초대전을 개최했다.

1988년, 39세라는 젊은 나이로 부인과 두 딸을 남겨둔 채 폐울혈성 심부전증으로 요절하기 전까지 천재 꼽추 화가로 화단의 비상한 관심 속에서 활동했다.

▲ 고 손상기 화백의 ‘공작도시’

글과 그림으로 완성한 작품

손상기가 문학성과 시감이 풍부한 화가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인용한 여러 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는 많은 시적사유가 담긴 글을 남기고 작가적 고뇌가 배어있는 작업일지를 남겼다.

특히 “나는 글을 쓰고 난 후 그림을 그린다. 느낀 감정과 추상성을 정직하고 설득력 있게 기록해 이미지의 집약을 꾀한다. 나의 이 집약은 회화와 문학의 접근을 의미한다”라는 단호하고 힘 있는 어조에서 그가 글과 그림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화면에 옮기기 전에 드로잉하거나 글로 적는 일을 습관처럼 반복했다.

빈센트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남긴 편지에 작품의 제작방향과 의도를 상세히 기록해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친절한 안내역할을 한 것처럼 손상기가 남긴 많은 글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를 둘러싼 사회, 예술, 가족, 자신에 대한 생각과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여수시절에서 서울시절까지 글로 풍경을 그리고 그림으로 이야기를 완성했다. 그의 그림이 문학이고 시가 그림인 이유이다.

장 포트리에를 좋아했던 화가. “그림은 말로 배우는 것이 아니다. 눈으로 배우는 것이다”라고 했던 손상기. 그가 떠난지 25년이 됐지만 남겨진 400여점의 작품과 문학성 짙은 글, 그의 삶과 예술은 ‘영원히 시들지 않는 꽃’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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