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기업사랑운동은 립서비스였나” 한국실리콘 피해업체 ‘한 숨’

  • 입력 2013.04.05 14:29
  • 기자명 박태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30329_094908


12일 변제계획안 확정 ... 채무 대부분 10여년 뒤 갚아

한국실리콘 부도로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채권단의 한 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한국실리콘이 법원에 제출한 채무변제계획안이 오는 12일 법원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실리콘이 제출한 변제계획안에 따르면 한국실리콘은 오는 2016년부터 2023년까지 8년간 채무를 갚을 계획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채무를 오는 2022년과 2023년 2년 사이에 갚기로 했다.

돈 한 푼이 아쉬운 지역업체들은 자신들의 돈을 받으려면 10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이 마저도 다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전체 채무 중 32%는 한국실리콘의 주식으로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역채권단 관계자는 “종이나 마찬가지인 주식을 받아서 뭘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나마 이 같은 변제계획안이 담보채권단인 금융권의 요구로 지역업체에 더 불리하게 변경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들은 “한국실리콘의 부도는 금융권이 주기로 한 대출금을 제때 주지 않아서다. 그런데 금융권이 자신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영세한 지역업체를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실리콘은 2011년 2공장 준공을 위해 시중 7개의 금융권으로부터 4,000억을 대출받았다. 그러나 이중 3,000억원만 지급하고 나머지 1,000억원은 준공 후 준다는 단서를 달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실리콘은 지역업체를 닦달해 공기를 대폭 줄였다.

채권단들은 “한국실리콘 2공장 규모의 사업은 최소 1년에서 1년 6개월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국실리콘이 공기를 절반 이상이나 줄였다. 향후 사고위험도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권은 지급하기로 했던 1,000억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국실리콘은 이미 지난해 6월부터 내부 부도가 났다.

정산업무를 해야 할 공사 관계자들을 해고하거나 타지역으로 발령을 내 정산 자체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역업체들은 기성금 조차 받을 수 없었다.

이런 상황이 지난해 4월부터 이어졌다. 지역업체들이 반발하자 9월 종이조각이나 마찬가지인 어음을 돌렸다.

채권단들은 “한국실리콘이 지역업체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다 이용하고 종이와 같은 어음을 돌렸다. 지역업체를 두 번 조롱한 것과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여수시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다. 채권단들은 “지역의 영세업체들이 연쇄부도 위기에 위태롭게 처해 있는데 시는 아무런 고민도 하고 있지 않다”고 서운한 속내를 밝혔다.

이들은 “각종 세금의 유예해 주거나 한국실리콘에 지역업체의 피해액을 먼저 변제할 수 있도록 적극성을 보여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하물며 시장면담도 사정사정해서 겨우 10분 만나는 것이 다였다”며 “기업사랑운동은 립서비스였냐”고 반문했다.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