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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교육칼럼]쓸모 없는 아이라구요

  • 입력 2013.05.27 21:46
  • 기자명 yosu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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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교육칼럼 1]

쓸모 없는 아이라구요김광호


 



여양고등학교 교사 김광호


기성세대 중 많은 분들은 자신도 모르게 국, 영, 수를 잘 못하는 아이들은 쓸모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세상을 이분법적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천박(?)한 실리주의라 할 수 있다.

이른바 출세라는 단어에 함몰되어 아이들의 성장 목적을 일원론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것이다. 실리성, 유용성을 여러 각도와 시각에서 봐야지 어느 한 차원에서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모든 아이들은 저만의 특성을 지니고 있기에 우리는 이것을 개성이라고 부르지 않은가? 아이들은 쓸모 있는 존재이며 반드시 그 쓸모를 찾아낼 수 있다.

장자는‘쓸모 없는 나무’편에서 혜자의 주장을 멋들어지게 풍자한다. 혜자 왈 ‘나에게 큰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사람들이 가죽나무라 하네. 그 큰 줄기는 뒤틀리고 옹이가 가득해서 먹줄을 칠 수 없고, 작은 가지들은 꼬불꼬불해서 자를 댈 수 없을 정도지. 길가에 서 있지만 대목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네. 지금 자네(장자) 말은 이처럼 크기만 하고 쓸모가 없어서 사람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걸세.‘

장자는 이렇게 설파한다. ‘이제 자네는 그 큰 나무가 쓸모 없다고 걱정하지 말고, 그것을 ’아무것도 없는 고을‘ 넓은 들판에 심어 놓고 그 주위를 ’하는 일 없이‘ 배회하기도 하고, 그 밑에서 한가로이 낮잠이나 자게. 도끼로 찍힐 일도, 달리 해치는 자도 없을 걸세. 쓸모 없다고 괴로워하거나 슬퍼할 것이 없지 않은가?’

모든 나무는 쓸모가 있다. 그렇다. 모든 아이들은 쓸모가 있다. 우리는 나무를 바라볼 때 ‘나무는 베어서 제목으로 쓴다’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뒤틀리고, 꼬불꼬불한 개성 만점의 나무를 쓸모 없다고 생각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라. 쓸모 없는 어른들이 있는가? 다 나름대로 대통령부터 동네 이장까지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은가? 다 회사원부터 농부까지 성실하게 생활하고 있지 않은가? 무엇이 쓸모 없다는 말인가?

결국 세상에서 버려야 할 것은 사람들의 잘못된 의식이다. 세상에 버려야 할 것, 쓸모 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기성세대도 시야를 넓혀 큰 세계를 보고, 아이들에게서 더 크고 참된 쓸모를 찾았으면 좋겠다. 기성세대여! 장자의 초대에 응하시라. 그리고 진정한 공부를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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