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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자다'... 우리시대 부처의 마음은 바로 이것

임진왜란 당시 의승군, 수군이 주둔했던 호국사찰 한산사
여수팔경 간직한 한산모종의 신비, 연등 2000여개 걸려 장관
신도들 삼천배 등 시민들의 휴식공간 제공

  • 입력 2019.05.12 12:29
  • 수정 2019.05.13 12:00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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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날 형형색색의 연등 모습

전국의 대표관광지로 우뚝선 여수. 여수오면 꼭 봐야할 여수팔경(麗水八景)중 하나는 한산모종(寒山暮鐘)이다. 한산사에서 들려오는 석양의 종소리는 청아하고 단아한 깊은 소리를 지녔다. 지금으로 부터 269년전 조선 21대왕 영조시대에 주조된 신비한 종소리가 경내에 울려퍼지면 깊은 사색에 잠긴다.

12일 불기 2563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았다. 석가모니가 탄생한 음력 4월 8일은 불교의 기념일 중 가장 큰 명절이다.

269년 깊은 소리 간직한 한산사 '한산모종'

조선 영조시대에 주조된 여수팔경중 하나인 한산모종의 모습
한산모종에 새겨진 비천상

사월초파일의 연등행사의 유래는 고려 의종 때 연등을 한번 밝혀 3일 낮과 밤 동안 등을 켜놓고 미륵보살회를 행했다고 기록한 것에서 시작됐다. 여수 한산사에 오르니 2000여개의 화려한 연등이 눈을 사로잡는다. 특히 구봉산 한산모종은 이곳의 자랑이다.

“연등의 의미는 마음의 등불을 켜는 거죠. 우리 인간의 미혹한 마음에 등불을 켜서 환하게 비추기를 원하기 때문에 연등을 통해 등불을 켜는 것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전남 여수에 위치한 한산사에서 만난 미타심 보살 이경옥(78세)씨의 말이다. 그는 55년간 이곳을 다니고 있는 신도다.

이씨는 “이곳에 오솔길시절부터 다녔다”면서 “찰한에 뫼산인 한산은 단출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가졌다”라며 “시댁 어르신들부터 이곳을 오랫동안 다녔다”라고 말했다.

한산사를 찾는 이유에 대해 “이곳은 부처님 앉아계시는 자리부터 안대(시야)가 좋아 신심을 고취할 수 있고 시내와 가까워 하시라도 부처님 앞에 앉아 자신을 관조할 수 있는 좋은 곳이다”라고 덧붙였다.

"부처님이 살아온 과정이 우리가 따라 가야할 과정"

한산사에서 만난 미타심 보살 이경옥(78세)씨의 오체투지 모습

이윽고 기자가 물었다. 세상이 갈수록 악해지는데 우리 시대의 부처님은 어떤 마음을 가졌을까요?라는 질문에 거침없는 그의 말이 이어졌다.

“부처님은 우리의 마음과 항상 똑같습니다. 항상 우리를 보살펴 주시는 부처님이죠. 자신이 어떤 마음을 갔던지 우리를 안온하게 영원히 보살펴 주십니다. 세상이 많이 악해졌잖아요?

부처님은 우리를 늘 감싸주죠. 이 세상에 오신 부처님이 살아온 과정이 우리가 따라가야 하는 과정입니다. 부처님은 신이 아니고 인간으로서 대도를 이루신 분이기 때문에 우리도 부처님처럼 공부하고 부처님처럼 수행하면 대도를 이룰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누구나 너도 부처고, 나도 부처입니다. 모두가 부처인 세상이 불교가 지향하는 세상입니다. 이곳에 오신 분들은 일 년에 한번와도 '나는 불자다'고 말합니다.”

여수팔경 중하나인 한산사의 연등 모습
바다가 확트인 조망을 간직한 한산사의 연등이 장관이다
여수팔경중 하나인 한산사의 모습

전남 여수시 구봉산길에 위치한 한산사(寒山寺)는 대한불교조계종 화엄사 말사다.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스님이 1195년(명종 25년)에 보광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의 포교당 역할을 하는 절이다.

임진왜란 당시 의승군, 수군이 주둔했던 호국사찰에 속한다. 이곳 경내는 맑고 아름다운 소리로 유명한 1750년(영조26년)에 주조된 여수 8경중 제3경인 한산모종이 있다. 1988년부터 7년간 종열선사가 중창 복원했다. 현재 대웅전, 약사전, 칠성각, 용왕각, 법종각 요사 등의 전각이 있다.

종열스님은 길도 없는 곳에 오솔길을 내고 신도들을 만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시민들이 절을 찾게했다. 특히 약수터로 유명한데 약수는 수질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한산사는 초하루 법회와 삼일기도, 지장법회와 삼천배를 수행하는 법회에 신도들이 동참하고 있다. 삼천번 절을 하는 삼천배를 통해 자신에게 하심을 한다. 자신의 교만심을 버리고 수행할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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