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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가 김선주, 22년 만에 첫 작품전 열어

23일 화장동 밀알복지재단에서, 사무실 개소식과 겸해 열어

  • 입력 2019.05.24 16:22
  • 수정 2019.05.24 17:07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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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서예가

“스무 해 넘게 글을 써 왔지만 전시는 처음이네요. 그만큼 제겐 매우 특별한 소품전입니다”

서예가 김선주는 지난 23일 화장동 밀알복지재단에서 첫 소품전을 열었다. 이날 전시회는 자신이 관여한 복지재단 사무실 개소식과 겸했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지만 서예를 전문적으로 배우기로 마음먹고 직접 학원을 찾아가 등록했어요. 매일 그곳에 나가 그야말로 ‘밥 먹듯이’ 글씨를 썼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게 벌써 22년이 됐네요. 제 아호 ‘심전’과 ‘일문’도 큰선생님이 지어주신 것이죠.”

이번 소품전은 그의 글씨가 대중에게 소개되는 첫 번째 자리다. 그런 만큼 김선주 서예가에게는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전시된 25점의 작품 중 23점은 오로지 이번 전시회를 위해 새로 만든 것이다. 크기가 큰 두 개의 작품만 미리 만들어 둔 것이라 한다.

특히 성경 속 문구를 쓴 작품이 많이 눈에 띈다. “밀알복지재단이 교회 소속이니까 거기에 맞춰서 성경문구를 많이 썼다”는 그는 평소 채근담이나 논어 속 글귀를 즐겨 쓴다. 고전문구가 서예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김선주 서예가 작품

일반적으로 한문서예는 해서와 예서, 전서, 행서 순으로 익힌다. 해서 단계만 익히는 데도 몇 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기본으로 10년은 수행해야 한다. 이렇게 하여 붓에 필력이 생기면 캘리그라피를 특별히 배우지 않아도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큰 붓을 사용하는 한문서예에 익숙해지면 작은 붓으로 쓰는 캘리그라피는 수월하게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김 씨가 즐겨 쓰는 글씨체는 예서다.

22년간 서예를 전문적으로 하며 중간중간 고비도 많았다고 한다.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일이 아닌 탓에 그는 한동안 어린이집 보조교사로 일하기도 했다.

그림 같기도 하고 글씨 같기도 한 이 한문서예를 그는 아직도 날마다 연습하고 있다. 그의 큰선생님이 계시는 ‘심작’에서 말이다.

정식 개인전을 열 계획은 없는지 물어보니 그는 “(작품을 만들어도) 주위에 기부하거나 선물하다보니 남아 있는 게 별로 없어 잘 될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는 이번 소품전 판매수익금 전액을 복지재단에 기부한다.

“어설프게 개인전을 열고 싶지 않다”는 그는 아직도 어떻게 하면 더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한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서예를 해 왔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합니다. 죽을 때까지 해야지요”

부드러운 웃음 뒤에 숨겨진 단단한 내공이 느껴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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