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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년의 기다림, 이야포 미군폭격.... 어떤 사건이길래

[단독]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표지판 건립 발벗고 나선 박성미 의원
제2의 노근리 학살, 8월 3일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추모제 앞둬
여수넷통뉴스, 추모제에 이어 평화공원 세워질수 있도록 지속 보도 예정

  • 입력 2019.07.17 17:15
  • 수정 2019.07.22 23:24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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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피난선에서 4명의 가족을 잃고 생존한 이춘혁 어르신이 추모식에서 흐느끼며 절을 하고 있다

6.25 전쟁 당시 350여명을 실은 피난선을 미군폭격기 4대가 오인 사격으로 수백명이 희생당한 전남 여수시 안도 이야포 마을에 당시의 참혹한 사건을 알리는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표지판'이 마침내 설치된다. 사건발발 69년만에 여수시에서 설치한다.

세상에 드러나기까지 69년, 이야포 미군폭격 사건 표지판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이 발생한 이야포 해안에서 당시 폭격으로 훼손된 유해발굴을 위해 다이버가 투입되었다

노근리학살 사건에 버금가는 '제노사이드'로 떠오른 이곳은 암울한 비극의 학살지였다. 하지만 지금껏 이같은 사실을 알리는 푯말조차 설치되지 못하고 벙어리처럼 함구하고 살아야 했지만 뜻있는 시민들과 지역구 시의원이 나섰다. 이후 여수시가 표지판 설치에 나섰다.

현재 이야포 해안가에 세워질 표지판 제작이 순조롭게 추진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수시에서 이번에 설치하는 표지판에는 이런 내용이 담겼다.

남면 안도리(이야포해변) 미군폭격사건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8월 3일 9시경, 남면 안도 이야포 상공에 무장정찰(armed reconnaissance)중인 미군전투기 4대가 나타나 먼저 전투기 1대가 폭격을 예고하는 신호처럼 두어 차례 기관총을 쏘고 난 뒤에 나머지 전투기들이 육지에서 바다 쪽으로 날아와 피난민선을 향해 기총사격을 하였다.

이 피난민선은 정부의 명령으로 태극기를 게양한 채 부산에서 거제도 피난민수용소를 거쳐 제주도로 이동 중인 350여 명이 탄 배였다. 피난민선에 대한 사격은 한 차례에 끝나지 않고 전투기들이 안도를 선회하면서 총 4차례에 걸쳐 기총사격을 하였다. 이 폭격으로 피난민 약 150여 명이 사망하였고 50여 명이 부상을 당하였는데, 당시 미군기들은 낮은 고도로 비행하여 육안으로 민간인임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피해를 가중시켰다.

비슷한 사건으로 1950년 8월 9일에도 인근 해역인 남면 화태도·횡간도·대유도·금오도에 둘러싸인 ‘두룩여’ 해상에서 조업중이던 100여척의 어선들이 미군기에 폭격을 당하여 많은 어부들이 사망과 부상을 당하였다. 출처: 진실화해위원회 2010년 상반기 조사보고서 07권(호남지역 미군관련 희생사건)

표지판 설치에 발 벗고 나선 박성미 의원은 “지난주 이야포에서 이사연 어르신과 이장님의 생생한 이야기 듣고 왔다”며 “표지판 위치도 확인했고 안도 출장소장님과 면장님께서 현장에 직접 가주셨고 안도 이장님께 전화 드려서 협조를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라고 말했다.

박성미 "아직도 진행형인 한국전쟁의 비극, 진실규명 나설 것"

이야포 군폭격사건 표지판 설치에 발벗고 나선 박성미 의원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박의원은 "우리 근현대사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남면 안도 이야포 앞바다에서 작년에 68주년 추모행사를 추진해 주신 고마운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면서 "지역구 시의원으로 69년 전 한국전쟁의 비극이 아직도 진행형인 이야포사건과 조기잡이하다 폭격을 맞아 희생당하신 희생자와 남아 있는 유가족들이 그날의 아픔이 아픔으로 남지 않고 진상규명을 통해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박의원은 이어 "그길 만이 인권의 소중함을 깨닫고 평화의 길로, 화해의 길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늦었지만 오는 8월 3일 추모제에 참석해 과거사를 재조명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라고 말했다.

표지판을 준비중인 여수시 남면 박병호 부면장은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관련 해안에 세워질 표지판의 문구는 안도 비석에 세계진 문구와 지역사회연구소의 자문을 얻어 작성된 문구다”면서 “이달 말까지 설치를 완료하겠다”라고 전했다.

"8월 3일! 더 큰 행사 준비하는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추모제"

작년 시민단체와 함께 여수넷통뉴스는 68년만에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첫 추모식을 치뤘다.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은 전남 여수시 남면 안도리 이야포 포구에서 미군기 폭격으로 인해 피난민들이 무참히 희생당한 사건이다.

당시 미군 폭격기 슈팅스타기 4대가 기총사격으로 피난민을 태운 배를 북한군으로 오인해 폭격했다. 이로 인해 180명의 민간인이 무참하게 학살된 노근리학살 사건에 버금가는 '제노사이드'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안도마을 유래비에도 “여순사건의 회오리와 6.25동란 속 난민 수송선 폭격으로 많은 인명이 산화되었다”라고 적혀 있다.

학살사건이지만 당시 피난민 생존자들은 전쟁이 끝난 후 뿔뿔이 흩어져 생사조차 확인되지 못해 주목받지 못했다. 생존자들은 피난민이어서 고향도 없고 부모의 묘소도 없어, 희생된 날인 8월 3일을 제삿날이라고 믿고 이야포를 방문해 바다에 제를 지내고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돌아가곤 해 이들은 위한 작은 표지석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었다.

<여수넷통뉴스>는 작년 8월 14일 시민단체와 함께 이야포 해안가에서 68년만에 한맺힌 첫 추모제를 열었다. 당시 피난선에 타고 있던 이춘혁 어르신의 생생한 증언과 이를 본 마을어르신들의 생생한 목격담이 이어졌다. 특히 전문 다이버인 여수해양구조단과 함께 피난선 유해발굴에 나섰으나 시야가 좋지 않아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관련기사: 이야포 미군폭격 68년, 한맺힌 눈물의 추모식)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격침일인 8월 3일에 맞춰 이야포 미군격침 6.25피난선 피해자추모제가 열린다. 이번 추모제에는 본지를 비롯해 전국 미군폭격사건 피해자 유족 회장을 비롯 정치인, 역사학자, 소설가, 시인,  등 많은 시민들이 참석한다. 여수해양구조단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다이버를 투입해 잔해물 발굴에 나선다.

<여수넷통뉴스> 엄길수 이사장은 "1999년 9월 29일, AP통신에 의해 전 세계에 알려진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은 한국 전쟁 당시 양민 학살을 부정해 왔던 미국을 충격에 빠뜨리는 계기가 됐다"면서 "노근리 사건에 못지 않은 전남 여수시 남면 안도리 '이야포 미군 폭격기 사건'이 유가족 이춘혁씨(81.부산 사하구)의 증언으로 세상에 알려졌지만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라고 한탄했다.

엄이사장은 이어 "이야포 수중탐사와 피해자 추모식을 계기로 사회 각계에서 이야포 미군폭격으로 인한 무고한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라며 "관계당국은 이번 작은 표지판을 시작으로  안도 이야포 해변 현장에 피해자 추모를 위한 조그마한 ‘평화공원’이라도 세워지길 제안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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