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남여성인권센터 김선관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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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남여성인권센터 김선관 센터장
  • 전시은
  • 승인 2019.08.07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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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지역 민주당의 민덕희 사태 '자정능력'은 제로
갑.을 여수지역위원장, 민주당 시의장.. '모두 나몰라라'
민주당 전남도당 늦게나마 '제명'결정은 환영할 일
"여수 민주당, 전남 민주당, 정신차려야 한다!"
친환경 한식뷔페 '나무 한 그루'에서 반찬을 준비하는 김선관 회장

전남여성인권센터 김선관 대표를 신기동 소재 식당 ‘나무 한 그루’에서 만났다. 서운하게 들릴까? 앞치마를 입고 두건을 쓴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식당 아줌마다.

지난 2005년부터 여성인권운동에 몸담고 있는 김 대표는 현재 (사)전남여성인권센터 대표를 맡고 있으며 동시에 여수여성자활지원센터장, 여수여성복지시설연합회장이기도 하다.

푸근하게 웃으며 주방에서 한솥 가득 밑반찬을 준비하는 그녀에게서, 지난 넉달 간 도청 앞에서 전남 각지에서 모인 여성운동가들과 민덕희 의원 제명 시위를 이끌어가던 씩씩한 모습은 어디 가고 어릴 적 부엌에서 식사를 준비하던 우리네 엄마의 모습이 겹친다.

그녀가 있는 이곳 ‘나무 한 그루’는 여성자활지원센터의 터전이기도 하다.  김 회장이 매일 아침 장을 본 식재료로 반찬을 만드는 친환경 한식뷔페다. 골목 안에 위치해 눈에 띄지 않는데다 주변은 옷가게와 상가 뿐이라 아는 사람만 찾아 올 수 있는 곳이라 여겨졌다. 그런데 이게 웬걸, 기자가 도착한 12시에는 점심을 먹으려는 손님들로 가게가 꽉 찼다.

보험회사에 다니는 이유정 씨가 동료들과 점심을 먹고 있다
보험회사에 다니는 이유정 씨가 동료들과 점심을 먹고 있다

 

그중에는 인근 보험회사를 다니는 이유정 씨도 있었다. 함께 온 동료들 네 명은 한 목소리로 김 회장의 음식솜씨를 칭찬했다. 작년 가을 이곳을 처음 방문한 이들은 집밥이 그리워질 때면 이곳을 찾는다. 이 씨는 “대로변에 있지 않아 복잡하지 않아서 좋다”면서 “이곳에서 밥을 먹으면 엄마의 밥상을 대접받은 느낌이 들어 언제나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 모든 수고는 김 회장의 손끝에서 나온다. 특별한 날이 아니면 언제나 직접 반찬을 만드는 김 회장은 무안으로 떠나는 수요일도 마찬가지다. 그는 전날 장을 보고 새벽같이 일어나 직접 반찬을 만든다. 국과 밥을 제외한 밑반찬만 십여가지나 된다. 그래도 늦게 오면 반찬이 다 떨어지기 일쑤다. 가격은 단돈 6천원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식당을 운영하는데 민덕희 시의원 제명운동차  전남도당이 있는 무안으로 가야하는 그간의 수요일은 장사를 하려면 그 전날부터 부지런히 준비해야 한다.

화요일 저녁 장을 보고 야채를 손질하는 등 1차 준비를 마치고 다음날 새벽 5시에 일어나 반찬을 만든다. 하루 15~16가지 밑반찬 중에서 장아찌나 김치 종류를 제외하고는 모두 당일 만든 음식이다.

'나무 한 그루'를 찾은 손님들이 그릇에 반찬을 옮겨담고 있다
'나무 한 그루'를 찾은 손님들이 그릇에 반찬을 옮겨담고 있다

 

사실 그동안 무안으로 가는 민덕희 시의원 제명 운동은 버거웠다. 새벽부터 일어나 반찬을 만들어 놔야만 무안으로 떠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힘들 때 민덕희 시의원 제명 운동을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다.

“1인 시위를 하던 3월에 엄청 추웠다. 여수에서 하던 일도 있는데 서울에서 3시간씩 혼자 서있으면서 ‘맡은 일도 내팽개치며 내가 이 일을 하는 게 잘한 것일까, 진실이 언젠간 밝혀지리라 믿지만 정말 그럴까’, 그런 생각이 수없이 스쳐갔다.

3월 27일 대책위가 기자회견을 열기 전부터도 전남 내에 있는 여성인권연합회가 우리를 꾸준히 지지해주고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다 대책위를 조직하여 기자회견을 한 후에 본격적으로 민덕희 제명 운동을 실시했다. 1인 시위를 하던 그때부터 무려 4개월이 걸린 것이다. 매번 할 때마다 애태우고...”

그는 작년 서지현 검사로 촉발된 미투운동을 통해 처음 이 사건을 알게 됐다. 이순신광장에서 ‘미투 위드유’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2006년 지역아동시설 ‘O법인’에서 한 사회복지사가 성추행과 성폭행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접하자마자 곧바로 자료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피해자 동료들이 쓴 형사사건 때 제출한 진술서와 법원에 제출한 사실확인서 등을 꼼꼼이 살폈다.

인터넷에서 찾아낸 판결문에는 이 사건의 과정이 너무 적나라하게 기입돼있어 놀라울 정도였다.

 “이렇게 증거가 명백한데도 민덕희 의원이 자신은 죄가 없다고 말하는 태도는 그야말로 고양이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었다”고 김 회장은 말했다.

그러나 진실을 밝히고자 동분서주하는 그에게 여수시의회는 도움은커녕 핀잔을 주기까지 했다. 여수지역 민주당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 회장은 “민 의원이 제명되도록 지역위원회가 조치를 취해달라”고 민주당 여수을지구에 부탁했지만 정기명 위원장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심지어 정 위원장 밑에서 일하던 최남선 당직자에게서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도당에 민덕희 반대서류를 보내느냐, 당신이 민주당에 한 일이 뭐가 있는데 그렇게 나서느냐”는 비난의 말을 들어야 했다.

그 말에 김 회장은 당당하게 “나는 여수에서  열린우리당 창당때부터 간사로 활동하며 20년 이상 당비를 꼬박꼬박 내고 있는 기간당원이고,  전국대의원과 상무위원을 했던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배출하는 데 자부심을 가지는 생활정치인이다. 내가 왜 ‘아무것도 아닌 사람’ 이냐”고 맞받아쳤지만 한편으로 씁쓸한 마음은 감출 길 없었다고 한다.

심지어 여수 민주당은 김선관 회장을 노골적으로 배제하는 태도까지 보였다. 최근 더민주 여수을지역구에서 열린 여성의원회 발대식 초대 문자를 김 회장을 제외한 다른 당원들에게만 보낸일이 있었다. 이를 안 김 회장이 이유를 묻자, 해당 지역 정기명 위원장은 어떠한 사과도 없이 그저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만 답했다.

그러다보니 김 회장은 민덕희 의원 제명운동이 지속될수록 희망은커녕 여수지역 민주당의 태도에 실망감만 쌓였다. 민덕희 의원을 정치에 입문하게 한 당사자인 주철현 갑 지역위원장도 다르지 않았다. 사태해결을 요구하자 주 위원장은 “민덕희 의원은 을지역구 의원이니 나와는 아무 관련없다”며 선을 그었다.

“지금껏 열세 번이나 전남도당 앞에서 제명 운동을 펼쳤지만 당 관계자들은 소극적인 자세로 대책위의 활동을 지켜볼 때 정말 힘들었었다"고 초반 무안 집회를 회고했다.

그나마 도당이 늦게서라도 '제명'결정을 해 준데 대해 그는 환영을 했다.

하지만 "여수지역 민주당의 자정능력은 제로다"고 말한다. 그는 여수지역 민주당에게 "더 이상 어떠한 희망도 갖지 않는다”는 말로 지역 민주당의 현실을 질타했다. 

“경상도 자한당이나 전라도 더민주당은 당만 다를 뿐 어쩌면 똑같다. 노무현대통령이 말했던 ‘민심을 읽고 반응하려는 민주당’이 아니다. 특히 서삼석 위원장의 초반 행보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도당은 나중에라도 큰 결정을 했고 우리는 환영해 주었다. 그런데 전남도당의 일부 핵심 당직자들과 여수지역의 민주당이 과연 문재인 대통령이 요구하는 정체성을 가진  조직인지, 민주당 지역 간부들이 과연 민주당 문재인 정부를 제대로 뒷받침해 주는 인물들인지 의구심이 든다. 여수의 민주당, 전남의 민주당은 정신차려야 한다.”

지역의 민주당은 그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여수시의회가 성폭행 피해자를 협박한 민덕희 의원을 대하는 태도는 김훈 목포시의원 성희롱 사건이 터졌을 때 민주당의 목포시 지역위원장이 다음날 곧바로 제명촉구문을 공개한 것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여수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김선관 회장
여수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김선관 회장

 

이런 일련의 수모를 겪으면서도 그는 결코 민덕희 제명 운동을 포기하지 않았다. 전남도당에서 단체시위 이전부터 그는 중앙당과 지역에서 1인시위와 민덕희 제명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었다. 여성인권지원센터 책임자로서의 사명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지역 정치가 바로 서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을 회유하고 협박한 정치인이 정치를 하는 것을 반대했다. 이런 반대 의견을 지역의 정치인은 외면하고 묵살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고 반응할 줄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 자신의 권력과 명예만을 지키려는 지역정치인들의 행태가 몹시 아쉽다. 촛불혁명 이후 지역 정치인들이 달라진 게 없단 소리를 들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여수에서 15년간 여성인권운동을 하며 상담소와 쉼터 2개, 자활지원센터, 사회적기업을 꾸준히 만들어온 김 회장은 그간 축적된 경험과 직관을 믿고, 힘든 과정에서도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리라는 믿음을 잃지 않았다.

최근 민주당의 민덕희 의원 제명 결정 소식을 접한 피해자가 김선관 회장에게 직접 감사의 문자를 보내왔다. 피해자는 그동안 기사를 통해 봤다며 "궂은 날씨에도 도당 앞에서 집회를 이어간 김선관 회장과 많은 단체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묵묵히 응원하고 있었다"고 자신의 뜻을 전해왔다. 

현재 전남도당에서 제명 당한 민덕희 의원은 중앙당에 재심을 요청한 상태다. 재심요청은 이미 대책위가 예견한 결과인만큼 김 회장 역시 "재심이 열리게 된다면 더민주 중앙당 앞에서 대규모 시위와 지속적인 1인 시위를 펼칠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한 대책위는 제명당한 민덕희 의원이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시민청원을 받아 여수시의회에서 민덕희 의원이 제명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해 제명운동을 꾸준히 추진할 뜻임을 밝혔다.

당시 김회장 일행이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에 시민청원서를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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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임 2019-08-21 23:35:19
헉!!!민덕희의원이 이런일을 했는지 몰랐네요!!!
김선관회장님 정말 열정적으로 하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점심 먹으러 가서 힘을 보태드리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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