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은 볼 게 하나도 없대요" 누가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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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은 볼 게 하나도 없대요" 누가 그래요?
  • 오문수
  • 승인 2019.08.0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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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찾아 나선 몽골 동서횡단 여행 8000㎞

 

▲ 테를지로 가는 도중에 만난 마을 모습      ⓒ 오문수
▲ 테를지로 가는 도중에 만난 마을 모습 ⓒ 오문수

 

"한동안 안 보이더니 해외여행 다녀오셨습니까?"
"아! 예, 한 달 동안 몽골여행 다녀왔습니다."
"몽골이요? 뭘 볼 게 있다고. 갔다 온 사람이 몽골은 볼 게 하나도 없다던데요."
"허허! 누가 그래요"


몽골 동부 초이발산부터 서쪽 끝 타왕복드까지 한 달간(6.2~7.1)의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만난 지인과의 대화다. 집에 돌아온 후 몽골 꿈을 꾸며 몽골에 관한 책 10여 권을 읽는 동안 "몽골이 볼 게 없다"는 사람들에게 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없이 펼쳐진 대평원... 정말 볼 게 없다고?

차를 타고 어디를 가나 푸른 산과 맑은 물, 멋진 계곡을 만날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살던 분들이 몽골의 대평원 앞에 서면 막막하기만 하다. 듬성듬성 풀 몇 포기만 자라고 뜨거운 태양 빛을 가려줄 나무 한 그루 없는 곳. 마실 물 한 모금 찾기 힘든 곳. 방향을 알려 줄 이정표 하나도 보이지 않고 물어볼 사람도 보이지 않는 곳. 그곳이 몽골이다.

몽골 대평원에는 진정 아무것도 볼 게 없는 것일까? 아니다. 몽골초원에는 실개천 같은 물이 흐르기도 하고 그 물을 생명줄처럼 여기며 동물과 생사고락을 같이하는 유목민들의 게르가 있다. 차만 타고 다니지 말고, 호텔에서만 주무시지 말고 유목민 게르에서 잠자거나 초원에 텐트를 쳐보시라.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과 소, 양과 염소, 낙타의 숨소리를 들어보시라. 하루 종일 여행하다 텐트를 치기 위해 땅바닥을 휘저으면 온갖 똥들이 굴러다닌다. 아침이면 풀잎에 맺힌 이슬과 예쁘게 피어난 꽃에서 꿀을 얻기 위해 날아다니는 나비와 벌도 있다.

어디 그뿐인가? 동물 똥을 굴려 집을 짓는 쇠똥구리와 하루살이, 모기들이 창궐하며 이들을 잡아먹고 사는 새들도 있다. 초원 곳곳에는 사막쥐와 타르박이 구멍속에서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고 하늘을 주시한다. 언제 어디서 그들을 덮칠지 모를 매와 독수리가 그들을 호시탐탐 노리며 하늘을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밤하늘을 바라보면 수많은 별과 은하수가 머리 위로 곧바로 떨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몽골이 한국인에게 주는 의미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한민족의 뿌리가 이곳이라는 점이다. 뿐만 아니다. 한국어가 우랄 알타이어군에 속하고 문화적 동질성을 갖는 점이 많다. 몽골 서쪽 알타이산맥 인근에 가면 우리가 책속에서만 보고 배웠던 암각화가 지천에 널려있었다.

한국인들은 잠시라도 휴대폰과 대중매체와 떨어져 살지 못한다. 문명의 이기이기도 하지만 때론 공해다. 이럴 때 몽골 깊숙한 오지에 들어가 보시라. 이럴 때면 본의 아니게 문명과 떨어져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치병목으로 사용되는 자작나무엔 말발굽버섯이 널려 있어

일행(고조선유적답사회, 고조선역사문화재단, 간도학회)이 몽골에 도착하기 전 선발대로 온 필자는 테를지 인근 관광단지에 도착해 일행이 사용할 물품들을 정리한 후 근처 산으로 올라갔다.

몽골의 동부 모습은 서부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강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풀과 나무가 자란다. 10여 년 동안 몽골을 오갔던 신익재씨가 입을 열었다.

"몽골 인구 절반이 몽골 동부에 살고 그 절반이 울란바토르에 삽니다. 그만큼 이곳 동부가 살기가 좋다는 뜻이죠."

능선을 따라 산 위로 올라가자 오보와 함께 자작나무 군락지가 보였다. 껍질을 하얗게 두른 자작나무는 추운 지역에서 자라는 나무다. 샤마니즘을 신봉했던 북방민족은 치병을 위해 신목(神木)을 선택했다.

 

▲ 몽골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는 오보 인근 낙엽송 가지에 하닥이 걸려있다.   ⓒ 오문수
▲ 몽골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는 오보 인근 낙엽송 가지에 하닥이 걸려있다. ⓒ 오문수

 

▲ 늑대로부터 동물을 지키기 위해 유목민들이 설치해 놓은 움막. 몽골 유목민들이 이 움막에 숨어 늑대가 나타나면 사살한다고 한다.  ⓒ 오문수
▲ 늑대로부터 동물을 지키기 위해 유목민들이 설치해 놓은 움막. 몽골 유목민들이 이 움막에 숨어 늑대가 나타나면 사살한다고 한다.  ⓒ 오문수

 


신목을 고대 몽골어로 '사글라가르 모돈(Saglagar Modun)'이라 칭했는데, 사글라가르 모돈이란 saglagar(무성한 가지)와 modun(나무)의 합성어이다. 샤만들은 특정 수종에 속하는 나무만을 신목으로 간주하는 습관이 있다.

특정 수종이란 지역과 민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크게 자작나무, 버드나무, 소나무, 상수리나무가 있다. 자작나무는 타이가 지대나 그 주변에 속하는 지역 즉, 흑룡강 하류에서 한반도에 이르는 지역에서 숭배되고 있다. 이 나무들은 모두 의술과 관계되는 치병목이다.

자작나무의 즙은 자양강장과 피부병의 치료에 탁월한 효능을 지니고 있다. 또 온천욕을 할 때 잎이 달린 자작나무 가지로 팔, 다리, 어깨를 두드리면 혈액순환이 잘 이뤄진다.

▲ 테를지에 가기 전 일행들이 묵었던 게르촌 인근에는 죽은 자작나무에서 자라는 말발굽버섯이 널려있었다. 말발굽버섯은 항암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오문수
▲ 테를지에 가기 전 일행들이 묵었던 게르촌 인근에는 죽은 자작나무에서 자라는 말발굽버섯이 널려있었다. 말발굽버섯은 항암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오문수

 

▲ 말을 타고 즐거워하는 일행.  ⓒ 오문수
▲ 말을 타고 즐거워하는 일행.  ⓒ 오문수


자작나무는 약리효과 외에도 껍질 자체가 좀이 슬지 않는 마분지와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장례 때 동물의 그림을 그려 부장하는데 쓰이기도 한다. 신라 천마총의 천마도가 바로 자작나무 껍질 위에 그린 것이다.

껍질은 방충 방수능력이 있기 때문에 지붕이나 카누 및 신발 재료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신위(神位)나 샤만의 인형을 보관하는 통으로도 사용된다. 자작나무에 기생하는 버섯이 암에 효능이 좋다는 차가버섯과 말발굽버섯이다.

기암괴석과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테를지

▲ 게르촌에서 1박을 한 일행이 기념촬영을 했다  ⓒ 오문수
▲ 게르촌에서 1박을 한 일행이 기념촬영을 했다  ⓒ 오문수

 

▲ 몽골을 방문한 일행이 첫날밤 묵었던 게르촌 모습. 일몰 모습이 예쁘다   ⓒ 오문수
▲ 몽골을 방문한 일행이 첫날밤 묵었던 게르촌 모습. 일몰 모습이 예쁘다   ⓒ 오문수


일행의 첫 방문지는 테를지다. 울란바토르에서 55㎞쯤 떨어진 테를지는 1964년 관광지로 개발되었고 1993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기암괴석과 멋진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관광의 명소로 몽골인들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몽골 최고의 휴양지 중 하나이다.

여름철에는 에델바이스를 비롯한 각종 꽃들이 수를 놓는다. 온갖 야생화가 만발한 푸른 초원과 울창한 전나무 사이로 기기묘묘한 모습을 자랑하는 바위산. 초원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하얀 겔 주위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동물들은 한 폭의 그림이다.

▲ 테를지 명물 거북바위 모습   ⓒ 오문수
▲ 테를지 명물 거북바위 모습   ⓒ 오문수

 

▲ 테를지의 유명한 라마 사원인 아리아발사원 모습  ⓒ 오문수
▲ 테를지의 유명한 라마 사원인 아리아발사원 모습  ⓒ 오문수


해발 1600m에 자리한 테를지는 하이킹, 암벽등반, 수영, 래프팅과 승마도 즐길 수 있다. 테를지에 가면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아리아발사원이 있다.

라마사원인 아리아발사원 문고리 옆에 쥐모양이 새겨져 있어 저리거한테 이유를 묻자 "쥐는 겨울에 먹을 음식을 미리 보관하는 것처럼 재산을 열심히 모으라" 는 뜻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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