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야! 힘들어도 조금만 참어"
"때마침, 임포 앞바다 한가운데로 붉은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2019년 9월 20일(금) 저녁 7시 GS칼텍스 예울마루 대극장에서, 여수시 돌산읍 임포 마을 솟대 전설을 바탕으로 한 연극 야천(夜天)이 공연될 예정이다.
최순길이 극본과 연출을 맡은 ‘야천’은 2019 지역문화예술육성 공연예술지원사업의 하나로 여수생활문화연대가 주최 및 주관한다.
주요 인물은 하사관급 군관 진수와 처녀 순이, 앞을 못보는 진수 어머니, 전라좌수영 선소 목수인 처녀 아버지, 그리고 주민과 군사들이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임진년(1592년) 4월 15일, 왜구의 침입으로 서울마저 함락되고 조선의 국운이 위기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던 5월에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전라좌수영 수군들은 5월 4일 새벽 2시에 옥포만으로 첫 출전을 한다.
전라좌수영 선소 목수의 딸인 순이는 밤마다 사랑하는 진수를 아버지 몰래 솟대 앞에서 만난다. 전라좌수영 수군인 진수는 솟대에게 왜구를 물리치러 떠나야 한다며 앞을 보지 못하는 어머니를 부탁하고, 순이와 작별을 한다.
솟대 앞에서 두 사람은 반드시 살아서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지만, 순이는 전쟁터로 떠난 진수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다. 진수의 아이를 갖게 된 순이는 솟대 밑에서 매일 진수의 소식을 솟대에게 물어보지만, 솟대는 푸념만 들어줄 뿐 말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순이는 유산을 하게 되고 아이마저 잃어버린 채 진수가 떠난 바다만 바라보며 살게 된다. 세월만 흐르고, 그런 순이를 바라보는 순이 아버지와 진수 엄마의 가슴은 타 들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총탄과 포성에 마을은 아우성치게 된다. 정유년(1597년) 8월.
또다시 왜구의 침입으로 마을 전체가 피로 물들고 불타 없어진 가운데, 순이 아버지와 진수 어머니마저 왜구의 칼날에 죽게 되고, 마을 사람들은 모두 죽게 된다.
왜구에게 몸을 짓밟힌 채로 겨우 목숨만을 건진 순이는, 솟대를 찾아와 긴 줄을 솟대에 감아 자신의 목에 걸고는 자살을 결심한다. 솟대는 죽음을 선택한 순이를 기절시킨 뒤, 임진년에 자신을 찾아와 어미를 부탁하던 진수를 기억 속에서 불러내 아가씨의 꿈속으로 밀어 넣는다.
아가씨의 꿈속으로 들어간 진수가 아가씨와 사랑을 나누는 동안, 솟대는 자리를 피해 바다로 가서 조용히 그들을 바라본다.
꼭 돌아올테니 무슨 일이 있더라도 꿋꿋이 살아남으라는 진수의 말.
“순이야! 힘들어도 조금만 참어. 딴맘 먹지 말어.”
이 말을 듣고 순이는 다시 한 번 살아 볼 결심을 하게 된다.
꿈에서 깨어난 아가씨는 붉은 홍조를 띤 얼굴로 바다로 간 솟대에게 다시 한번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고맙다고, 항상 내 곁에 있어달라고 말하고, 마을 쪽으로 힘차게 뛰어간다.
때마침, 임포 앞바다엔 붉은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바다 한가운데 썩은 막대기가 서 있다.
‘언제부터? 왜? 무엇 때문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은 임포바다 한가운데로 붉은 태양이 떠오르면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빈다.
‘언제부터? 왜? 무엇 때문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공연 문의 및 입장권 구입 : 010-4226-1348
입장료 : 모든 좌석 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