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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펜'에 의해 좌우되는 대한민국 '정의'

조국 후보 지명 후 "우리 언론들은 거의 미쳤다"
최병수 작가의 '구라펜', '돌도끼 든 정의의 여인'에 관심 높아

  • 입력 2019.09.08 14:36
  • 수정 2020.06.15 12:03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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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최병수가 가짜뉴스가 판을 친 우리 언론 현실을 패러디해 디자인한 '구라펜' 이다. 작가는 이 디자인을 널리 전파하라고 맘껏 퍼가도 된다고 허용했다. ⓒ 최병수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지명 후 지난 한 달간 언론은 '비정상'이었다. '펜'들이 온통 '구라'를 쳤다. 가히 미쳐 날뛰었다.
 
이철희 의원은 청문회장에서 비정상적인 언론상황을 우선 보도 양으로 제시했다. 검증차원의 팩트보도를 넘어 대부분 정치공세 일색이었다는 지적이다.

그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후 한 달간 우리 언론들이  '구라'를 치면서 118만 건에 이르는 기록적인 양을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 달간 24만 건이었던 세월호 관련보도나 11만9000건인 최순실 관련보도와 비교하면 짐작이 간다.
 
미디어 비평을 발표하는 민주언론시민연합 역시 청문회 정국에서 당시 조국 후보자 관련된 언론보도는 "분명히 정상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양을 떠나서도 선정적인 '단독'을 내걸고 앞 다투어 의혹을 제기하는 춤추는 펜들을 비판했다.

민언련은 조국 장관 후보 관련기사들을 들여다보면 의혹 거리도 안 되는 기사들이 내용조차도 선정적 제목과 함께 '단독'이라고 버젓이 생산되는 형편없는 펜을 질타했다.

'돌도끼'든 정의의 여인상은 전통적인 정의의 여신상과 달리 오른손에 '돌도끼'를 들고 있다. 최병수 작가는 시민들이 돌도끼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그림 역시 독자들이 맘껏 퍼 가도 된다고 허용했다. ⓒ 최병수

지나치게 많이 생산해내는 '펜'은 거의 '광기'를 드러냈다. 작가 최병수는 그들의 펜을 '구라펜'이라고 표현했다. 구라는 '거짓말'을 뜻하는 비속어다. 통상 '이빨'이라는 용어와 같이 쓰이면서 '대단한 이야기꾼'정도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야기꾼'으로 포장된 '구라 펜'들이 조국의 온 인생을 다 털었다. 전 가족이 털렸다. 아내의 학교와 주변 교수들도 탈탈 털렸다. 딸도 자기소개서 한 줄 한 줄씩 모조리 털렸다. 털고 턴 '펜'을 최병수는 '구라펜'이라고 부르며 '구라'에서 '구'를 아라비아 숫자 '9'로 패러디했다.

작가 최병수는 조국 기자 간담회와 청문회를 보면서, 왜 일부 언론종사자들을 '기레기'라고 하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후보자 지명 후 한 달 간 우리 언론의 현실을 보면서 '구라'치는 '기레기'들의 상징을 '구라펜'으로 표현해 내게 보내주었다. 널리널리 알려주라는 당부와 함께.
 
'구라펜'들의 위력을 방송인 김어준 역시 '언론이 미쳤다'고 선언했다.  '구라'치는 '구라펜'들은 미친 짓을 하면서도 미친 짓인지도 모르고 돌아가고 있다.

대부분 언론들이 조국 후보자 소개서도 아닌 딸의 소개를 두고, 그것도 시효를 따질 정도의 기간이 지난 딸의 자기소개서 한 줄 한 줄을 캐서 대조하는 현실을 개탄했다.

아참, 언론은 마치 나라 잃은 암울한 시대 독립운동 하듯이 비장한 톤을 유지했으니... 그것에 오히려 화가 더 치민다는 김어준의 주장에 나도 동의한다.
 
'구라펜'은 떼거지로 조국 후보자 '나쁜 놈', 그의 가족은 '형편없는 사람들'이라고 몰아갔다. 거짓 펜은 무게가 필요없다. 재거나 따질 수 없다. 공정과 형평은 구라펜이 쓰는 단어가 아니다. 그러니 그 어떤 것과 같이 잴 수가 없다.

정의의 여신 '디케'가 든 저울은 형평성과 공정성을 상징하기 위해 천칭이다. 전통적인 천칭은 두 접시의 한 쪽에 측정할 물체를 놓고 다른 접시에는 무게를 다는 추를 놓아 측정을 한다. 그런데 최병수의 천칭은 하나다. 그리고 접시 안에는 굳이 측정해야할 이유가 전혀 없는 '구라펜'만 놓여있다. 그것은 어느 추와 공정성을 따질 게재도 못된다.

가짜뉴스의 상징인 '구라펜' 추방운동에 나서자는 켐패인을 상징하는 '안티구라뉴스' 디자인 역시 맘껏 퍼가도 된다. ⓒ 최병수

 

무전유죄 유전무죄. 우리 현실엔 눈금없는 저울이 작동한다. 원래 디케 여인의 정의는 칼과 저울로 상징한다. 

저울이 공정성이라면 저울 맞은편의 칼로는 엄정하게 집행하겠단 뜻이 담겼다. 그런데 똑같은 처지에서도 법의 칼이 누구에게는 가차 없고 또 누구에게는 무디다.

최병수에겐 잘못 사용되는 법의 칼은 소용없다. 그래서 그는 디케의 오른 손에는 칼 대신 '돌도끼'를 쥐어줬다. 그리고 그 돌도끼는 시민들이 들어야할 무기라고 웅변한다. 작가는  도끼를  '정의의 돌도끼'라고 부른다.

아울러 시민들에게 '안티구라뉴스'마크를 선보이며 '구라펜' 선별력도 갖추자고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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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사랑 2019-09-11 16:28:20
나름 공정하게 볼려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리 펜을 든 점도 사실 궁금하긴 합니다. 진실이 궁금하긴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