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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이주민센터 추석 한마당 행사 '가치 더불어'

15일 이순신광장, 외국인근로자와 결혼이주여성, 다문화 2세 참여

  • 입력 2019.09.15 21:50
  • 수정 2019.09.16 11:44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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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동북부지방 전통춤 '썸팡파이' 공연

사단법인 여수이주민센터(한정우 센터장)가 15일 오전 10시, 이순신광장에서 외국인근로자와 결혼이주여성 및 자녀 등 여수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위한 '추석한마당 아시아문화제'를 개최했다.

올해로 5회를 맞는 아시아문화제는 ‘가치 더불어’를 주제로 국가별 전통옷을 입고 거리행진을 하는 퍼레이드로 서막을 올렸다.

여수 우도풍물굿이 길잡이로 선두를 선 거리퍼레이드는 역대 가장 큰 규모로 꾸려졌다. 태국,중국, 베트남, 몽골, 일본, 필리핀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주민들이 함께 걸으며 시내를 축제 분위기로 물들였다.

국가별 전통의상을 입은 행사 참가자들이 거리퍼레이드에 나섰다. 퍼레이드 선두에 나선 한정우 여수이주민센터장

이들은 진남관에서 출발해 교동오거리, 광주은행을 지나 이순신광장으로 돌아왔다.

2부 행사는 여수이주민센터부설 무지개학교 풍물교실의 난타 축하공연 '독도는 우리땅' 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 본행사인 전통민속놀이 한마당 씨름대회와 전통놀이 체험 프로그램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제기차기, 널뀌기, 투호, 공기놀이, 굴렁쇠 등 한국 전통놀이를 함께 즐겼다.

필리핀,태국, 베트남, 일본 등 다문화가정 부모들은 각 나라들의 전통춤과 우쿨렐레 공연, 오카리나 공연 등을 선보였다.

맨 왼쪽 몽골 전통의상을 입은 델게르마 씨
몽골 국기를 들고 거리퍼레이드를 하는 정남균 씨

정남균 씨는 몽골인 아내 델게르마 씨, 세 아이와 함께 참가했다. 결혼 18년째지만 한마당행사는 오늘이 처음이다. "일하다 보니 바빠서 이런 행사가 열리는 줄도 모르고 살았다. 오늘은 운좋게도 시간이 나서 참가하게 됐다"고 정 씨는 말했다. 그의 아내 델게르마 씨는 석유화학공장 실험실에서 일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온 잔빤 씨는 소라면 팔레트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주말마다 이주민공장에서 한국어공부를 하고 베트남사람들도 만난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이주민센터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온 마스다 데루미 씨

일본 사람들은 미꾸라지축제 등 전통축제가 열릴 때 쓰는 가면을 쓰고 나왔다.  그중에는 한국에 온 지 20년이 넘은 마스다 데루미 씨도 있었다. 서울과 의정부를 거쳐 여수에 정착한 지 10년이 됐다.

이제 마스다 씨는 일본에서 거주한 시간보다 한국에서 살아온 시간이 더 길다. 그는 “이제 일본 음식은 느끼해서 못 먹는다”며 “한국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게 잘 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마스다 씨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가족들 모두 화목하게 산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소박한 소망을 말했다.

6년 전 중국에서 여수로 온 웨이수팡 씨는 딸 김시윈 양과 함께 왔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에  3년간 일본에서 의료용품을 만드는 공장을 다녔다고 한다. 웨이수팡 씨는 "지인의 소개로 여수에 왔는데 바다를 볼 수 있어 좋고 사람들도 좋은 것 같다. 앞으로 쭉 여수에서 살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국 전통놀이 굴렁쇠놀이를 즐기는 아버지와 딸
문화제 참가자들이 널뛰기를 하고 있다
전통민속놀이한마당 씨름대회

이날 문화제에 참가한 여수이주민센터 박성주 사무국장은 여수시의 다문화가정 복지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은 보통 가정에서 100개 이내의 적은 단어를 익히고 어린이집에 가므로 또래들에게 ‘그것도 모르냐’는 놀림을 받는 게 현실이다.

가정 내에서 언어발달과 문화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엄마’의 역할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와 같이 어린시절 놀림 받은 상처는 자존감 결여로 이어져 성인이 된 후에도 영향을 끼친다.

현재 청소년터전은 올해로 3년째 매달 첫째주와 셋째주 토요일에 3개 시내 고등학생들이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학습하는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한 학교 당 30명 씩 총 90명의 고등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미취학 아동은 단어 위주의 교육을, 초등학생은 한국어 문법과 수학, 영어 등 부족한 과목을 보완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나래 무용단이 궁중무용인 화관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이순신광장 분수대에서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

박성주 정책국장은 “더 많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지만 공간이 협소해서 그마저도 불가능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최근 박 국장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교육을 받는 ‘다문화아동발달지원센터’ 설립을 시의원들에게 제안했다.

특히 아이가 5,6학년이 되면 외부의 부당한 대우를 부모의 탓으로 돌리게 되어 갈등의 골이 깊어지므로, 사춘기가 되기 전에 이주민 부모들의 한국어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게 박 국장의 설명이다.

문화제 사회를 본 여수이주민센터 김희진 실무자는 올해로 4년째 '이주민센터 추석한마당'을 맡고 있다. 센터가 주관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축제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이주민들이다. 직접 부스를 꾸미고 음식을 장만하는 등 늘 적극적으로 나서주셔서 감사하다. 다만 시에서 지원하는 보조금이 좀더 많이 책정되어 다채로운 행사로 자리잡길 바란다 "고 말했다.

전남의사회 의료봉사단과 여수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가 협약식을 맺었다

여수이주민센터 한정우 센터장은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정의 참여와 도움으로 행사를 성대히 치렀다"며  "아시아 문화제는 타국에서 겪는 외로움을 달래는 것을 넘어 문화를 공유하고 소통해서 공동체의식을 함양하고, 한국생활에 잘 적응해 더불어 사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지향하고 있다"고 문화제의 의의를 되새겼다.

이날 문화제에는 전남의사회 무료봉사단이 '사랑나눔 무료진료' 부스를 열어 이주민들의 건강을 살피고 건강필수품을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한정우 센터장은 "올해 특별히 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 이주여성지원센터와 함께 준비하고 전남의사회 의료봉사단이 함께하여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되었다"고 도움의 손길을 내민 단체에 감사를 표했다.

한편, 명절 연휴로 자원봉사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여수정보고 2학년 김준현 학생 외 9명이 참여해 전통민속놀이 한마당 프로그램 진행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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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 2019-09-16 07:18:58
기사 덕분에 우리 여수에 이렇게 많은 외국인들이 살고 있음을 알게 되었네요..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그들, 인격적인 만남으로 민간외교의 시작이 되었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