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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고속도로서 미끄러졌다'고 민원 제기했더니

도로공사 안전팀, 민원 적극 수용해 안전시설 설치

  • 입력 2019.09.25 09:59
  • 기자명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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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1일 오전, 고흥 귀농상담소 개소식 참석차 다녀오던 길이었다. 고흥IC를 빠져나와 약 300M쯤 달렸을까. 갑자기 우리가 탄 승용차가 2~3M 가량 쭉 미끄러지다가 반 바퀴를 빙글 돌아 겨우 제 방향을 잡았다.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갑자기 이게 웬 일인가 싶어 순간 크게 긴장했다. 천만다행으로 뒤따라오는 차량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큰 추돌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우리가 탄 차의 고장 때문이 아니었다. 고속도로를 보니 교각을 이은 철로 같은 철심이 길게 있고 그 틈새가 벌어져 있어 거기에 미끄러진 거였다. 진눈개비가 내린 터라 노면이 살짝 언 상태였나 보다. 우리 차가 그 위를 달리다가 스키를 타듯 미끄러지고 만 거였다. 아무런 인명 사고 없이 집에 돌아왔으나, 우리 차가 사고 난 지점을 그대로 둬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차량이 거기서 사고가 날지 모르지 않은가.

이틀 후 국민신문고를 이용해 한국도로공사에 민원을 제기했다. "고속도로 노면의 철심이 겨울철에 얼어 그곳을 지나는 차량이 미끄러질 위험이 있으니 안전하게 보수 공사를 해 달라"는 거였다. 순전히 기억에 의존해 사고 지점을 알리다 보니 착오가 있었다. 도로 안전팀 팀장은 정확한 지점을 찾느라 현장 답사를 두어 차례나 하며 고생하였다.

마침내 한국도로공사 안전팀은 미끄러짐 사고 지점을 확인하였다. 해당 팀에서는 내 건의를 수용해 "이용차량의 안전을 위해 해당 신축이음장치 상단에 미끄럼방지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알려왔다. 고속도로 안전을 위해 민원인의 건의를 적극 수용하는 자세에 감사했다. 그러고 까맣게 잊고 있었다.

지난 9월 초, 일이 있어 고흥을 다녀오다가 문제의 철심 이음장치가 그대로임을 보고 크게 실망하였다. "고속도로 이용 차량의 안전을 위해 '미끄럼방지 시설'을 설치하겠다더니, 그저 민원을 면피하기 위한 빈 말에 불과했구나!"라는 생각에 화가 치밀었다. 곧 겨울이 닥칠 텐데 저러다 사고가 나면 어쩌려고 그러는 걸까, 하는 생각마저 들어 번거롭지만 다시 민원을 제기했다. "'미끄럼방지 시설을 설치하겠다'는 회신을 받은 지 7개월이 지났는데 그대로다, 사고 방지를 위해 조속히 설치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도로공사 담당 안전팀은 "해당 구간에 미끄럼 방지시설을 설치할 예정임을 회신하였으며, 이후 3월 25일에 미끄럼 방지시설(총 110m)을 설치하였음을 알려드리니 붙임 사진자료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고흥IC1교 종방향 신축이음장치 높낮이차 구간의 개선을 위해 2020년 사업계획에 반영을 요청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답변하였다.
 

종방향 신축이음장치 미끄럼 방지시설 설치 전 고흥IC1교 종방향 신축이음장치 미끄럼 방지시설 설치 전
▲ 종방향 신축이음장치 미끄럼 방지시설 설치 전 고흥IC1교 종방향 신축이음장치 미끄럼 방지시설 설치 전
ⓒ 한국도로공사 도로안전팀


 

 

종방향 신축이음장치 미끄럼 방지시설 설치 후 종방향 신축이음장치 미끄럼 방지시설 설치 후
▲ 종방향 신축이음장치 미끄럼 방지시설 설치 후 종방향 신축이음장치 미끄럼 방지시설 설치 후
ⓒ 한국도로공사 보성지사 도로안전팀


  


담당 팀이 첨부해 준 사진을 보고서야 이미 안전시설을 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승용차를 타고 가며 볼 때는 공사 이전과 비슷해 보여 공사를 아예 하지 않은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사진에서 보이듯 안전팀은 무려 110M나 미끄럼 방지시설을 설치한 게 틀림없었다. 이젠 안심해도 될 것 같다. 한 가지 더 바란다면, 고속도로 교각 중에 또 다른 유사한 위험 구간은 없는지 잘 살펴서 사고를 예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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