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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울마루 ‘교과서’속 그림들...한국근현대미술 100년

12월 말까지 여수 예울마루서 ‘한국 근현대미술 걸작전’
박수근,천경자,이응로,백남준,나혜석,오지호,오윤...46명 75점

  • 입력 2019.10.31 22:44
  • 수정 2019.11.01 11:36
  • 기자명 김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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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울마루 7층 전시장 이봉상의 작품 '역광'앞에서 모델 포즈를 취한 필자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끌리는 이봉상 화백 그림의 모델이 되는 상상을 한다.

그 분은 독학으로 자신만의 필법을 구축한, 초등학교 6학년 때 이미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한 천재화가다.

눈이 확 밝아지는 느낌, 잠자는 영혼을 깨우는 듯함, 시선이 고정되고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음, 미술관에서의 이런 경험을 무어라 표현해야 할까?

오래전 내 기억 속 서울에서의 국립현대미술관 한 켠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그림 속의 시대이야기. 그림 속 작가이야기. 그림과 마주하는 우리들의 이야기.

이당 김은호 '승무'
운보 김기창 '농악'

그림이라서 좋다. 글이 갖는 전달력은 시력과 함께 가야 한다.

나이가 들어가니 노안이 심해진다. 노안을 딛게 하는 그림이 더 좋아진다.

나는 그래서 미술관에서 논다. 작가들과 놀고 작품과 논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서 놀고, 시대를 앞서가 미래에 논다.

이응로 '군상'
'군상'앞에서 '군상'중의 한사람이 되고 싶다.

고암 이응로 화백의 ‘군상’은 광주민주화운동을 상징하기 위해 돌아가시기 전 10년 동안 그렸다고 한다. ‘군상’ 하나하나의 모습을 보며 실로 경의롭지 않을 수 없다. 나도 문득 군상 속의 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김환기 '산월'. 85억 그림 앞에서 필자.

산. 달. 사슴. 학등 한국정서를 표현한 추상미술의 1세대 김환기 화백의 ‘산월’은 전시품 중 최고가라 한다. 내 어찌 거액 85억원과 마주 할 기회가 있을까. 교과서에서 만나보는 작품들을 여수 예울마루 전시실서 만나고 있다. 전시 안내문의 소개가 나를 압도한다.

“한국 현대미술의 고전이 된 김환기부터 화강암 같은 고졸한 질감으로 한국적인 미감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박수근, 조선 최초 여성화가로 시대를 앞서간 나혜석, 한국적 인상주의를 구축한 오지호, 민중미술의 전설 오윤, 그림만큼이나 화려하고 비극적인 삶을 산 천경자, 미디어아트의 아버지 백남준까지 미술사적 맥락으로 중요한 위치와 의의를 가진 작가들의 작품들이 주제별로 섹션을 나누어 의미있게 마련했다”

이수억 '6.25 동란'

 

전시 관람료는 8,000원이며 24개월 미만은 무료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이어서 입장료 50% 할인혜택과 더불어 저녁 8시까지 연다. 1127일(수)이 해당된다.
자세한 내용은 예울마루 홈페이지(www.yeulmaru.org)와 전화 문의(1544-7669)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예울마루 전시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근현대미술과 대표 작가들을 새롭게 조망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예술에 대한 이해를 한층 고취시키는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나혜석 '녹동픙경'
천경자 '아열대 2'

특히 나는 나혜석과 천경자씨의 작품 앞에서 그녀들의 불운했던 시대를 마주하는 듯 가슴이 져며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경자씨 작품 속 나비는 희망으로 가는 날개짓으로 느껴졌다.

근현대사의 족적을 남긴 46인의 작가와 75점의 작품을 여수에서 만나다니!

지역과 중앙의 경계를 초월한 문화예술 향유의 장이 열렸다. 바로 이곳 7층 전시장이야말로 예술이 너울너울 춤추는 ‘예울’마루다.

박수근 '노상'

 

권옥연 '인물'
백남준 비디오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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