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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용 화가, '갤러리노마드’서 31회 개인전 열어

15일까지 신기동 갤러리노마드에서
시각 장애인용 리플리, 오프닝 날 수어 통역 등 새로운 시도 눈길

  • 입력 2019.11.04 18:02
  • 기자명 곽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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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갤러리노마드에서 개인전을 연 권진용 작가와 수어통역자

“미술작품이 보이는 이들 뿐 아니라 보지 못하는 이들과, 작품평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이들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었을 때 비로소 작가의 임무를 다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늘 그런 마음으로 붓을 들며 살아가겠습니다”

지난 1일 신기동에 위치한 대안문화예술공간 갤러리노마드에서 31회째 개인전을 연 지역의 중견작가 권진용 화가의 다짐이다.

권 작가는 앞서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사)한국미술협회 여수지부장을 맡으며 지역 미술계를 대표하면서 선·후배 동료 미술인들의 견인차 역할을 해오며 지역 화단(畵壇)을 이끌어 오기도 했다.

이번 그의 개인전은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과 함께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한국장애인 문화예술지원사업 창작활성화지원 공모'에 선정되면서 이뤄졌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은 장애인들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공연을 비롯한 작품창작활동을 돕는 장애인문화예술센터로, 장애인들의 예술권 보장을 위해 공연, 영화, 전시회 관람을 지원 하는 등 다각적인 활동을 해 오고 있다.

권 작가의 전시전 오프닝 날에도 지역 장애인들이 함께 그의 개인전을 축하했다. 무엇보다 청각 장애인들의 이해를 돕고자 (사)전남농아인협회 여수시지회에서 활동 하는 수어통역사가 함께 자리하면서 그 의미를 더했다.

특히 점자로 새겨진 리플릿을 함께 발간해, 미술 작품의 감상에는 장애와 비장애라는 그 어떤 벽도 존재할 수 없다는 작가의 메시지를 그대로 전했다.

The Image of the city, 권진용

권 작가는 그 스스로가 장애 등급을 가진 민큼 이번 공모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광양 옥룡면 죽천리에 있는 한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낸 그는 다섯 살 무렵 집 마당에서 놀다가 팔이 부러졌지만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진료시기를 놓쳐 평생 장애를 안고 가야하는 처지가 되었다.

이후 권 작가는 장애인이라는 사회의 편견을 이겨내고자 비장애인보다 더 많은 노력을 쏟았다.

그의 작품세계를 아는 이들은 권 작가를 설명할 때 ' 자연을 담는 작가'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대표작으로는 맨드라미 그림 (사랑 만들기 시리즈)과 코스모스로 표현한 고향 가는 길, 여수 밤바다 시리즈가 있다.

차가운 회색 시멘트를 배경으로 붉은 자태를 강렬하게 선보이는 맨드라미는 시들지 않는 사랑, 열정이라는 꽃말이 보여 주듯 그의 그림에 대한 사랑과 열정 또한 그렇다.

맨드라미와 코스모스는 어린 시절 자신이 놀던 마당에 있던 장독대 사이에 피어난 그 자체와 함께 그가 중학교 시절부터 중풍으로 몸 저 앓다가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 그리고 애증으로 남아 있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담아내고 있다.

여수밤바다 시리즈는 여수 작가 그 자체를 보여주며 구상과 추상의 적절함을 절묘하게 묘사 하여 여수밤바다를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도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깨닫게 한다.

권진용 작가가 이번에 선보인 '도시 연작 (The image of the city)'은 도시를 아주 쉽게 이해하는 개념을 제시했다. 도시를 '사람의 마음'에서 보게 하고 있는 것. 그가 제시한 도시 이미지는  다섯 가지 요소를 담고 있다.

The Image of the city, 권진용

어디론가 향하는 길(path), 중심(node), 구역(district), 접경(edge), 뿌연 회색 속에 감춰진 도시의 건물들은 그림을 통해 한곡의 클래식을 들려주는 듯 하는 느낌을 전해주고 있다.

누군가는 어딘가를 가고 있고, 어딘가에서 오고 있고, 누군가를 만나는 길 위에서 힘들고 바쁘고, 고된 삶들을 살아가는 이들 모두에게 따뜻하고 몽환적인 느낌을 전해주며 어울림이라는 메시지를 잔잔히 전해주고자 했다는 게 권진용 작가의 설명이다.

권진용 작가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동시대 작가로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한국미술협회 여수지부장 박동화 작가는 "권 작가를 통해 그림의 재미를 알게 되어 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권진용 작가 개인전이 열린 갤러리 노마드 모습

박 작가는 "권진용 작가는 같은 작가가 보기에도 늘 한결같은 그림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를 발산하는 사람"이라며 "굳어져 있는 작품이 아니라 매번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작품을 전하면서 새로운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고 그러한 예술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미적 감흥을 담아내는 작가"라 평했다.

권진용 작가는 올해로 개인전 31회, 한국수채화협회전, 한·중 수채화전, 아세아 수채화 연맹전, 대한민국 수채화 작가전 등 다양한 전시전을 연 바 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박동화, 박은경, 김옥진, 박성태 작가와 함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인 '호텔 아트페어'에 초청된 바 있다.

그는 현재 (사)한국미술협회이사 (사)한국수채화협회 전라도지회장, 한국미협 사) 한국미술협회 여수지부 전 지부장, 광주·전남수채화작가회회원, 전국바다사생대전 운영위원장, 여수사생회장, 하얀나무아트센터 대표를 맡고 있다.

이번 권진용 화가의 개인전을 마련한 대안문화예술공간 갤러리노마드 김상현 관장은  "수어 통역사와 점자 리플릿 발간은 지역 미술 전시전에서 선보인 새로운 시도이다"며 "앞으로도 갤러리가 지역민 모두가 즐기는 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나는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겠다"며 권 작가의 개인전을 축하했다. 

한편 이번 권진용 작가의 개인전에 대한 문의는 010-2300-9962 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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