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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김장 김치'로 희망 나눠요

여수시사회복지시설연합회 주관, 570여 명의 시민 참여.. 여수산단과 사회복지시설, 새마을부녀회 등 다양한 단체 함께 해
10키로들이 김장김치 박스 2천500개가 사전신청 받은 시내 사회복지시설에 보내질 예정

  • 입력 2019.12.04 17:50
  • 수정 2019.12.05 11:57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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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석유화학고 체육관에서 열린 김장대축제

체육관에 시민 570명이 모여 모두 함께 김장을 담그는 모습, 흔한 풍경은 아니다.

김장철, 가정집과 식당보다 여수에서 가장 바쁜 곳은 바로 이곳 여수석유화학고 체육관이다.

총 인원 570명이 4일 오전 9시부터 체육관 모여 머리에 비닐을 두르고 마스크를 쓴다. 거기에 노란색 앞치마를 두르고 고무장갑을 끼면 1차 준비 끝이다. 체육관 바닥에는 파란색 장판을 깔아 더럽혀지지 않도록 했다.

이윽고 절인 배추와 김치속이 날라져 오면 봉사자들은 기다렸다는 듯 일사천리로 배추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꼼꼼히 버무린다.

누구 하나 굼뜨게 움직이는 사람이 없다. 양념을 버무린 김치는 즉시 스티로폼 박스에 담아 신선도를 유지하도록 한다. 김장김치가 만들어지고 포장하는 과정은 대략 이렇다.

배추 20키로 상자가 총 900박스이니 결코 적은 양이 아니다. 양념은 여수석유화학고 자모회와 여수사회복지시설 자원봉사자 등 180여명이 진달래마을에 모여 전날 오후에 만들었다고 한다. 재료는 공단과 여수시 등에서 준비했다. 배추를 버무리는 손 못지 않게 양념을 나르는 산단 직원들도 분주하다.

여수국가산단공장장협의회와 여수시사회복지시설이 주관한 '2019 김장대축제'  봉사자들은 여수라이온스클럽 소속 회원 70명과 여수공장장협의회 자모봉사단, 여수시자원봉사센터, 새마을부녀회, 여수자원봉사회, 대한어머니회 여수지회, 모두모아봉사대 등 다양한 모임에서 왔다. 특히 여수사회복지시설기관 종사자와 자원봉사자가 204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

여수라이온스클럽 전병희 씨

김장대축제에 참여한 여수라이온스클럽 전병희 씨는 라이온스클럽 소속 회원들의 배우자 모임인 ‘좌수영클럽’에서 25년 가까이 참여하고 있다. 전 씨는 화학고 김장축제는 올해 처음이다.

전 씨는 “오늘 날씨도 좋고 양념도 맛있다. 항상 김장철이면 기온이 낮고 추웠는데 따뜻해서 좋다. 우리가 정성들여 김장김치를 만들었으니 받으시는 분들이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수석유화학고 모자봉사단 추성주 씨

여수석유화학고 모자봉사단 소속 2학년 최지상 군의 어머니 추성주는 매년 겨울이면 친척들이 모여서 김장을 한다. 그러니 올해는 이곳까지 합해서 총 두 곳에서 김장을 하는 셈이다. 모자봉사단은 체육대회 같은 학교 행사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등 각종 행사에 참여한다.

추 씨는 어제도 진달래마을 요양원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양념을 만들었다. 그는 무와 갓을 썰었다고 한다. 이틀에 걸친 김장행사에 피곤할 법도 한데 그는 “전혀 피곤하지 않다”며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산단 직원 가족인 김은희 씨

여수산단 직원 가족인 김은희 씨는 올해로 8년째 김장대축제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이곳 외에도 GS사택 거주자들과 함께 김장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빠르게 배춧잎을 넘기며 양념을 바르는 손길이 예사롭지 않다. 그는 “이 정도 김장 실력은 주부들은 모두 갖고 있다”며 겸손하게 답했다. 가족들이 먹는 김치를 담그고 지인들과 모여 품앗이를 하는 그는 일 년 중 겨울이 제일 바쁘다.

일 년에 여러 차례 김장을 담그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한번 김장을 하고 나면 다음날 매우 피곤하지만 다같이 김장을 담그는 일이 즐겁다. 또 오늘 김장김치는 시내 어려운 분들을 위한 김치이니 더 정성을 다하게 된다”고 답했다.

한 봉사자가 김장 중 굽은 허리를 펴고 있다

덕양에 위치한 다솜누리 주간보호센터 복지관 이용자 가족들도 손을 걷고 나섰다. 중증장애인들을 돌보는 곳으로, 초기에는 명칭이 ‘쌍봉복지관 주관보호센터’였지만 2년 전부터 명칭이 바뀌었다.

이곳은 20세 이상 성인들을 위한 기관이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나이대부터 마흔이 넘은 중년까지 센터를 이용하는 나이대는 다양하다. 이들은 매일 집과 센터를 오가며 재활훈련을 비롯해 운동과 풍물놀이 등 다양한 재활훈련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하지만 직업훈련은 불가능하다. 대부분 이용자들이 10년 이상 센터에 머물고 있다보니 사이가 돈독하다. 인터뷰를 한 보호센터 이용자 가족은 “이런 시설들은 도움이 많이 필요하니, 오늘 같은 김장대축제가 자주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구례 ‘남도김치전승교육관’ 김영희 명인(왼)과 그의 전수자 권순천 씨

오늘 김장 양념레시피를 전달하고 함께 만든 구례 ‘남도김치전승교육관’ 김영희 명인과 그의 전수자 권순천 씨도 직접 여수까지 내려왔다. 양념은 진달래마을 관계자들과 김 명인, 권순천 전수자가 어제 함께 만들었다. 이날 함께 한 봉사자들 중에도 김 명인의 제자들이 많다. 작년에는 김 명인의 제자만 여수를 방문해 양념만들기를 지도했지만 올해는 김 명인이 직접 방문했다.

김영희 명인은 “지자체에서 김장을 하는 경우는 많이 봤지만 여수처럼 기관이 참여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봉사하는 것도 대단한데 재료비까지 협찬 받았다고 하니 더욱 여수 시민들이 대단해보인다”며 “비록 나는 여수시민이 아니지만 앞으로 이곳 김장대축제에 꾸준히 지원할 예정이다”고 약속했다. 신미경 관장 역시 올 봄에 구례를 방문해서 김 명인에게 감사를 표한 바 있다.

완성된 김장김치는 곧바로 상자에 넣는다

올해 김장대축제에도 어김없이 YNCC 김영곤 전 회장이 단상에 올라 진두지휘했다. 김 전 회장은 23년 근무를 마치고 지난 6월 퇴직했지만 신미경 관장의 연락을 받고 김장대축제에 참여하는 의리를 보였다.

김 전 회장은 “여느 해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서로 도와가며 김장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흐뭇하다”며 “YNCC직원들도 많이 참가한 모습을 보니 기쁘다”고 말했다.

최근 재취업을 준비 중이라는 김 전 회장은 “이렇게 좋은 일에는 시간이 없어도 내서 와야 한다”며 “내년에도 참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장과 포장이 동시에 이뤄지는만큼 마지막 단계는 배달이다. 미리 준비된 기관별 차에 스티로폼 박스를 가득 싣고 각 지역사회복지시설로 향한다.

여수시사회복지시설연합회 신미경 회장이 무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행사를 주관한 여수시사회복지시설연합회 신미경 회장은 “어제 오늘 양일간 참여한 자원봉사자만 약 500명이다. 특히 학교 자모님들이 참가하기가 쉽지 않은데 석유화학고등학교는 모자봉사단이 꾸려져 80여분이나 어제 양념만들기를 비롯해 오늘 김장 까지 손을 보태주셔서 감사하다” 고 말했다.

이날 사용한 김치 양념만 7천키로에 달한다. 신 회장은 “김치양념은 시중에서 키로당 7천원에 파는데 200여명의 봉사자들이 어제 직접 만들어서 많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김장을 하는 가정이 드문데, 지역민들이 모여 김치를 만드니 전통음식 만드는 법도 보존하고 이웃을 생각하는 법을 되새길 수 있어 ‘김장축제’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다”고 전했다.

봉사자가 박스를 밀봉하고 있다

완성된 김장김치는 각 기관이 석유화학고로 보낸 차에 실어 당일 배송한다. 차량배송은 모두모아봉사대가 전담한다. 그래야 혼선 없이 김치를 전달할 수 있다. 완성된 김장김치는 7천포기(22톤)으로 총 10키로들이 박스 2천500개가 나눠질 예정이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노인, 장애인 등 여수에 있는 사회복지시설이라면 누구나 김치를 가져갈 수 있다.

여수시 사회복지시설 연합회 신미경 회장은 “오늘 김장을 하기 전 사회복지시설에 공문을 보내, 사전에 신청명단을 받아놓았다. 시내 100여개 기관에 전해질 예정이다. 매년 신청 시설은 늘어나지만 예산에 한계가 있어서 시내 모든 사회복지시설에 다 나눠드리지 못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김장대축제에는 여수산업단지공장장협의회가 4천5백만원을, 여수1,2,3지역 라이온스클럽 7백만원을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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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19-12-04 21:31:02
한국사 교과서가 한국 표준이고, 세계사 교과서가 세계표준임. 그리고 여러 학습 참고서, 백과사전, 주요 학술서적으로 판단해야 정설(定說)에 가까움. 해방후 유교국 조선.대한제국 최고대학 지위는 성균관대로 계승. 세계사로 보면 중국 태학.국자감(경사대학당과 베이징대로 승계), 서유럽의 볼로냐.파리대학의 역사와 전통은 지금도 여전히 교육중.

한국의 Royal대는 성균관대. 세계사 반영시 교황 윤허 서강대도 성대 다음 국제관습법상 학벌이 높고 좋은 예우 Royal대학.경성제대 후신 서울대는 한국에 주권.학벌이 없음.


http://blog.daum.net/macmaca/2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