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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자료와 기록 관리 '소홀하다'

일제강점기의 여수사진자료 1천장 어디로?
한때 박물관건립 관련해 자료와 사진들도 수집했으나 '행방묘연'

  • 입력 2020.01.09 18:25
  • 수정 2020.01.10 08:16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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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의 자료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사학자 주철희 박사는 일제강점기 여수의 사진 1천 여장이 사라진 것을 무척 아쉬워했다.

“일제 강점기에 여수에서 살다가 철수한 일본인들이 ‘여수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해방 후 여수를 오가기도 했는데, 그 ‘여수회’분들이 일제 강점기 여수관련 사진 1천 장을 여수시장에게 전달했습니다. 김선규 시장 재직시절(1980년~1983년)이니까 1980년대 초반에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김선규 시장이 퇴임하면서 일부러 그 사진을 잘 보관하라고까지 했다는데도 나중에 보니 그 사진이 없어진 것 같더라는 얘길 들었습니다. 시에 확인해 보니 그 사진을 별도로 보관하거나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수시 홈페이지 구 여수시 역대시장편 일부 갈무리 

시 관계자도 3려통합하면서 문서분류상 법적 보관시한이 명확한 문서나 자료 외에는 상당수 자료들이 소홀히 다뤄진 경우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통합 이후에도 자료관리, 기록관리는 아직도 허술한 상태다. 민선 3기 김충석 시장 재임 시(2002년 ~2006년) 박물관 건립을 위해 학예사가 채용돼 근무한 적이 있다.

당시 광주시립박물관에서 여수시로 특채된 K씨는 박물관 건립을 염두에 두고 많은 자료를 수집했었다. 그 후 박물관 건립은 백지화되고 K씨는 퇴직했다. 자신이 떠난 뒤 많은 자료들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사진을 예로 들자면, 신도시가 개발되고 구 도심에 대한 수많은 자료를 데이터화 하려고 수천 장 촬영해 보관해 왔는데, 퇴직 후 알아보니 그 사진 자료는 어디에서도 보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사진의 예만 들었는데 많은 자료나 기록들이 정확하게 보관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비단 여수시만의 문제만은 아닐 것입니다.”

특히 그는 “당시 일부 흑백사진은 중요한 자료였기 때문에 예산을 세워 구입했고, 자료로 정식 등록해서 그나마 그대로 남아있다고 들었다”며, "수집단계부터 분류를 잘하고 자료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관공서의 기록물 관리허술의 구조적인 요인으로 잦은 인사이동을 들기도 한다. 여수시 관계자도 "인사이동이 잦으면 아무래도 자료관리의 소홀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시인했다.

역사달력 '여수오늘' 자료 중에서 '1957년 시청사'관련 자료

여수시의 기록문서 관리가 더 세심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은 여수시의회 행정사무감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여수시의회가 지난해 11월 20일부터 9일간 진행한 행정사무감사에서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박성미)는 시정요구 18건과 제도개선 22건을 요구했는데, 거기엔 시의 생산문서에 대한 통합보관과 기록물보관 공간확보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행감에서 시의회 기획행정위는 학동 1청사와 문수청사 내 기록관에 보관된 문서와 각 읍면동 서고에 보관된 생산문서를 통합보관할 것을 요구했다.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시청 본청사와 문수청사에는 각각 141.14m2와 304m2 규모의 기록관이 운영되고, 또한 생산문서 상당수는 각 실··소와 읍··동 서고에 개별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및 같은 법 시행령에 따르면 기록정보자료는 기록관에 보관되어야 하는데, 여수시는 분산돼 있고 읍면동에서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행정위(위원장 박성미 의원)는 "여수시의 중요 기록물이 공간 부족으로 각 부서에서 보관되면서 소홀히 관리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통합기록관을 설립하여 모든 기록물 관리를 일원화하거나 생산부서 기록물 보존장비를 정비해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보존문서에 대한 관리외에도 수천만 원에서 수 억원 들여 실시하는 각종 용역자료 등에 대한 보관과 관리도 도마에 올랐다.

시민 김태성 씨는 시에서 생산하는 용역자료들이 세금을 들여서 수집된 만큼 보관도 잘 되어야하고, 그 자료가 일상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되어야 예산낭비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이순신도서관 3층 일반자료실의 별도 공간을 마련한다거나 쌍봉도서관 특정 공간도 가능합니다. 그동안 펴냈던 여수시의 연구용역자료와 각종 통계자료, 시의회의 의정활동 자료, 상공회의소에서 발간한 지역경제 연구보고서와 통계자료 등 여수 관내에서 생산된 유의미한 자료들이 일관성 있게 시민이 열람가능한 특정 공간에 구축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야만 그 자료들이 사장되지 않고 시의적절하게 활용돼 더 나은 도시발전에 기여하고, 예산낭비도 막을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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