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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정치인에게 노동자는 한낱 투명인간일 뿐인가

흙수저 노동자의 삶을 대변하는 금수저 정치인이 과연 존재하는가
선거철, 국민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외치다가도 당선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노동자를 등한시
"권위적 문화를 청산하고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 만들겠다" 문 대통령이 취임식서 선언한 말이 실현되는 사회가 되어야

  • 입력 2020.02.11 14:57
  • 수정 2020.02.13 15:14
  • 기자명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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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우리는 깨어있는 시민”

이번 총선을 앞두고 본지와 <여수뉴스타임즈>가 공동으로 총선칼럼 필진을 운영해 동시게재한다. 여수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 지역 정치권의 혁신을 바라는 민심을 전달할 방침이다. 소금식 산단 노동자의 두 번째 칼럼을 싣는다.

소금식 여수산단 전 노조위원장

근로기준법 제6조 (균등한 처우)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

4.15 총선에 출마한 여수 갑, 을 지역 후보자라면, 아니 여수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지역 노동자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1967년 조성에 들어가 1979년 10월 완공된 여수국가산업단지는 대부분 정규직과 비정규직(협력업체) 그리고 일용직을 중심으로 24시간 운영하며 화려한 야경을 선사한다.

그리고 그 야경은 중간 중간 쉬는 날(OFF)이 포함된 4조 3교대의 정규직과 개인 휴가를 내야만 쉴 수 있는 3조 3교대의 비정규직(협력업체) 그리고 생산량에 따라 휴일이 결정되는 일용직 등이 만들어낸 결과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이야기할 때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는 것이 바로 차별이다. 그동안 대한민국 기업은 정규직에게 거의 매년 지급하는 성과급을 비정규직에게는 지급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차등을 두었지만 대기업 오너들이 상생의 협력관계를 주장하는 지금, 이제는 비정규직(협력업체)에게도 성과에 대한 보상 지급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총선 후보자들은 선거철만 되면 자신이 누구보다도 노동자를 가장 잘 이해한다고 외친다. 과연 그럴까? 땀으로 범벅이 된 작업복을 입고 퇴근하는 일용직 노동자들도 모두 제 이름이 있다. 하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 않다.

매일 새벽, 청소로 하루를 시작하는 미화원과 일당을 지급받으며 살아가는 일용직 노동자, 우리 주변에 존재하되 쉬이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그들이야말로 투명인간이다.

퇴근 전 샤워를 하고 작업복을 갈아입고 하루의 묵은 때를 세탁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필요로 하고 있다. 낮은 사람들이 어디에 몸을 싣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살펴야 한다. 그들이 추구하는 정치는 어떤 의미인지, 정치인에게 노동자가 한낱 투명인간이 아니길 바란다.

협력업체 사업장의 대표가 바뀔 때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고용불안과 임금 갈등을 겪는다. 이러한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최근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추세다. 이들은 어느날 갑자기 부당한 현실을 깨닫고 권리를 찾아 나서는 게 아니다. 비정규직인 협력업체와 일용직 노동자들의 삶이 고단하지 않았던 순간이 얼마나 될까.

그들이 그 어려운 싸움 속에서 도움의 손길을 찾아 헤맬 때, 정치 깨나 한다는 이들은 어디 있었나.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언제든 손을 내밀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었나.

노동자가 간절함을 원할 때, 정작 있어야 할 그들은 보이지 않았다. 선거철이 되어 시민들의 표가 필요할 때면 TV나 SNS를 통해 얼굴을 알리고, 아무리 험한 불구덩이라도 비집고 들어갈 준비가 됐다는 듯, 시민들 옆에서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는 행동을 한다. 그러다가도 정치인이 되어 옷을 갈아입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노동자의 작업복을 외면한다. 우리는 그런 순간들을 수도 없이 보아왔다.

​지난 2017년 5월 10일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권위적 문화를 청산하고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 상식이 통하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광화문으로 옮겨 국민과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는 대통령,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될 것을 천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영입 인재 9호인 국제 경제전문가 최지은 박사는 연설에서 “한국은 노동생산성이 낮고 시간당 OECD 36개국 중 29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왜 그런가? 노동생산성의 문제를 노동자에게만 떠맡기는 것은 옳지 않다. 노동환경과 구조, 우리 사회 기득권의 안일함도 따져봐야 한다. 우리 사회 전반의 사회, 경제, 문화를 아우르는 기득권들도 생산성을 한층 높이는 일이 필요하다. 사회 모든 분야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실패에도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 일부가 아닌 국민 모두가 기득권이 되어야 한다” 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정치인이라면 응당 국민의 손이 닿는 거리에서 함께 하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반영하고, 힘든 사람을 돌아봐야 한다.

노동자의 설움과 고통을 함께 아파하고, 노동자의 고민을 함께 들어주며, 노동자의 마음을 함께 이해하는 금수저 정치인이 흙수저 노동자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사회, 노동자의 삶을 이해한다고 자신 있게 손들 수 있는 정치인을 우리는 간절히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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