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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도 한국의 정치 저질화에 한몫 한다

집단이기주의로 정치판을 흔드는 '종교', 정치와 종교가 각각의 이익을 위해 유착한다면 사회의 악이 돼
표를 무기로 이기적 정치 놀음을 일삼는 종교인은 사회 발전을 가로막아

  • 입력 2020.02.13 14:00
  • 수정 2020.02.23 17:15
  • 기자명 이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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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우리는 깨어있는 시민”

이번 총선을 앞두고 본지와 <여수뉴스타임즈>가 공동으로 총선칼럼 필진을 운영해 동시게재한다. 여수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 지역 정치권의 혁신을 바라는 민심을 전달할 방침이다. 이현종 고교 교사의 두 번째 칼럼을 싣는다.

 

이현종 고교 교사

우리나라의 선거 결과를 보면 아직도 학연・지연・혈연은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 경향은 때론 지역감정으로 비화되어 국민분열의 행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지금도 인터넷 댓글에서는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발언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는 모두 정치판이 키운 감정들이다.

무릇 정치인이라면 분열된 감정도 융화시키고 화합해야 할진대,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오히려 국민을 오히려 분열시키고 싸움질시키다니 말이나 될 법한가? 국민을 분열시킨 그들을 나라를 망친 매국노 반열에 놓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지역감정은 저질 정치인을 생산해냈고, 그들은 저질 정치로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다행히 이러한 투표 행태가 젊은 세대에서 조금씩 극복되고 있는 것 같으니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요즘 와서 학연・지연・혈연 못지않게 나라 망치는 투표를 한다는 의심을 받는 집단이 있다. 바로 종교다. 학연・지연・혈연이 옅어진 틈을 파고 들어 더 극성스럽게 정치판을 흔들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본래 종교야 자기 신념으로 선택한 것이니 종교를 가지는 것은 탓할 일이 아니다. 어떤 경우, 종교는 일반인이 하지 못하는 숭고한 일을 해내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종교는 그런 숭고한 일보다는 집단적 이기주의를 보여주는 경우가 더 많다. 그리고 그로 인해 정치를 퇴행시킨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사실 종교와 정치는 지금까지 공공연하게 손을 잡아왔다. 정교분리의 원칙은 말뿐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정치는 사람을 필요로 하고, 종교는 사람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판과 사색이 없이 순종을 요구하는 종파일수록 더하다. 정치인과 종교가 상생을 통한 발전을 지향한다면 박수를 보낼 일이지만, 서로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유착한다면 손가락질 받아 마땅하다. 종교의 사회적 활동이 보편의 상식에서 벗어나면 정의롭지 못한 결과를 낳는다. 집단주의로 이어질 경우 이는 사회의 악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정치인은 나라를 바치겠다며 대통령에 당선되었지만, 후에 많은 국민들을 눈물 흘리게 하였다. 그럼에도 본인은 물론 해당 종파는 일말의 사과도 내놓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끄러워할 줄도 모른다.

아직까지도 정치인들이 각종 종교 행사에 참석하거나 종교계의 지도자를 만나 사진을 찍는 장면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많은 신도가 모이는 종교는 정치인들의 ‘표밭’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교의 영역은 쉽게 건드릴 수 없다. 수십 년 간 논의해온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자마자 후퇴한 것도 그 이유일 것이다. 종교인들이 표를 무기로 이기적 정치노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수도 예외는 아니다. 어떤 정치인이 신도가 많은 곳으로 지역구를 갈아탄다거나, 가족이 나눠서 여러 곳에 적을 두기도 한다는 소문이 심심찮게 들린다. 각종 종교 행사에 지자체가 예산을 투입하거나 종교 단체에서 운영하는 기관에 예산을 간접 지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는 종교가 정치인의 운명을 결정하는데 미치는 힘이 적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 보수성이 강하거나 염치를 모르는 종교집단일수록 더 큰 힘을 발휘한다. 그럼으로 인해 사회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가로막기도 한다. 5・18민주화운동이나 여순항쟁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그런 경향은 그대로 나타난다.

시대에 뒤처지는 ‘정교분리’를 주장하려는 게 아니다. 한기총의 정치집단화를 예로 들며 특정종교를 비난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이들이 종교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인 평등과 사랑을 추구하고 있는지 성찰해보자는 것이다.

이러한 성찰은 만인이 평등해야 할 민주정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해당 종교가 외부인으로부터 외면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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