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청에서 벌어진 팀장급 공무원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피해를 입은 공무원의 사표 제출 후 징계 축소, 시장의 언론탄압 논란까지 빚고 있다.
여수시와 언론보도에 의하면, A팀장은 최근 신입공무원들을 비롯해 다른 공무원에게 고압적인 언행을 한 것이 문제가 됐지만 이에 대해 여수시 감사실은 인사위원회 회부 없이 서면 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에 여수시청공무원노조는 여수시의 처벌이 미약하다며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고충 민원 주요 내용은 지위 이용한 욕설·폭언, 비인격적 언행·인권무시, 사적감정 이용한 부당업무배제, 공사구분 미비·공개장소 모욕, 술자리 강제참석요구, 휴일 업무지시 등이다.
그러나 최근 간부회의에서 권 시장은 “이런 사안이 외부로 유출된 것이 문제다. 보도된 언론과 접촉하는 사람은 문책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해진다.
또, 어제는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희 때만 하더라도 상관한테 심한 소리 듣고 때로는 구타를 당해도 그거는 그냥 그런 거려니 했는데…"라는 발언을 했다. 시장은 어느 시대 사람인가! ‘우리 땐 맞아도 그러려니’ 했다는 시장의 발언은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인식 수준을 가늠케 한다. 무지·무능력·무염치한 시장의 시대인식은 여수시민을 부끄럽고 참담하게 만든다.
또한, 솜방망이 처분으로 사안을 축소했다는 의혹을 받는 감사실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수시 감사실은 해명자료를 통해 “2014년부터 우리시 현안사업인 이순신도서관 건립업무를 총괄하여 성공적으로 준공까지 추진한 유공과 평소 업무에 열정적인 면을 감안하여 경고 처분을 내리고 타도서관으로 보직이동 조치하였다”고 밝혔다.
갑질 당한 직장인을 돕는 민간공익단체인 직장갑질 119는 “괴롭힘의 가해자가 능력이 있고 회사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괴롭힘 신고 사건을 적당히 무마하거나 솜방망이 징계로 끝낸다면, 갑질은 은밀하고 교묘하게 진화하다며 특히 직장갑질 혁신을 위해 사장 갑질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엄벌해야 하다”고 강조한다.
직장 내 괴롭힘 이른바 ‘갑질’은 단순히 ‘어느 팀장의 다소 부적절한 언행’ 혹은 일탈의 문제가 아니라 수직적 조직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인 것이다.
한 나라의 조직을 담당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겠다며 대통령부터 새로워지겠다고 밝혔다.
또 권위적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기 위해 참모들과 머리와 어깨를 맞대고 토론하고 통치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대화하고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 그런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감동마저 느끼기도 했다.
민선 7기 2년차로 접어드는 올해 여수시는 수평적, 민주적 조직문화를 위한 성찰이 필요하다. 폭력, 위계, 권위 등 구태의 조직문화를 탈피하지 못하면서 “시민을 섬기는 시장이 되겠습니다. 시민과 소통하여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라는 여수시장의 인사는 어불성설에 불과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