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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바뀌길 원한다면 후보자 공약집을 보자

'거기서 거기' 체념은 금물, 선거는 최선이 아닌 차악을 택하는 일
노동자와 농민,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하는 정책을 세우는 정당을 선택하길

  • 입력 2020.03.29 17:04
  • 수정 2020.03.30 16:25
  • 기자명 이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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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우리는 깨어있는 시민”

이번 총선을 앞두고 본지와 <여수뉴스타임즈>가 공동으로 총선칼럼 필진을 운영해 동시게재한다. 여수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 지역 정치권의 혁신을 바라는 민심을 전달할 방침이다. 이현종 고교 교사의  총선 칼럼을 싣는다.

 

이현종 교사

코로나19로 우리 사회의 시계는 완전히 멈춘 듯하다. 행인이 없는 한산한 거리와 뻥 뚫린 차도를 보고 있으면, 예전과 너무나 다른 환경에 묘한 기분이 든다. 오랜만에 맞이한 고요함이 신선한 것도 잠시, 이 적막이 여러 날 이어지니 이제는 여유를 넘어 불안하기까지 하다. 이런 일이 앞으로 종종 벌어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전문가들의 말도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그들은 변화된 기후환경, 음식 습관, 생활 환경 등으로 인해 지구가 언제든 변종된 바이러스의 습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런 ‘습격’이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집단생활을 하는 노동자들, 공공장소를 피할 수 없는 서민들 이런 사회적 약자가 바이러스 감염에 가장 취약하다니 마음 아픈 일이다.

그럼에도 앞으로 한국의 4년 운명을 가를 21대 총선의 날은 다가온다. 어떤 사람들은 그 혐오스러운 국회의원 선거, 관심 없다고 말한다. 만약 그 말이 진심이라면 제발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길 부탁드린다. 플라톤은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때로 그 저질스런 정치인들이 앞서서 국민이 정치에 혐오감을 가지고 무관심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그래야 자신들의 특권과 독선을 유지하는 정책이 이어질 테니까 말이다.

국민들의 정치혐오증이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20대 국회 내내 ‘식물국회’, ‘동물국회’의 모습을 보인 것으로도 모자라, 그렇게 싸워서 만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두 거대 정당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위성정당을 만들어 악용하는 꼴을 보고 있으면, 어쩌면 이 사회에 변화의 바람이란 영영 불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럼에도 21대 총선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승자가 독식하는 선거제도의 모순을 보완하고 국민의 의사를 더 정확히 반영할 수 있어, 여러모로 기대가 된다. 물론 이 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부족함이 드러날 수밖에 없겠지만 벌써 제도를 악용하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그렇다고 총선을 외면할 수는 없다. 끊임없이 커지는 빈부의 격차를,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을 보고만 있을 순 없다. 약자를 향한 폭력적이기까지 한 차별과 빈부격차가 낳은 교육의 격차를, 환경파괴를 이대로 둘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여전히 OECD 자살률 1위에 출산율 꼴찌 국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은 후보 시절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끊임없는 기업의 엄살에, 여당의원들마저 이를 실행하기 주저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의 최저임금은, 여전히 8,590원이다. 한 달에 209시간을, 주 52시간을 일하면 손에 들어오는 돈은 179만 5천원 정도다. 흙수저의 자녀 또한 흙수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최저임금 협의로 인해 여야 두 거대정당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모두 자본친화적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즉 서민을 위한 정당은 애초부터 없었다는 얘기다.

그래서 찍을 사람이 없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찍을 사람이 없으면 가장 피해야 할 사람을 떨어뜨리는 투표도 괜찮다. 저질스런 인간들에게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최고의 후보가 없다면, 차악의 후보라도 택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다면 시간 내어 이들의 공약집을 진지하게 읽어보실 것을 권한다. 마찬가지 이유로 악마들에게 속수무책으로 지배당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어떤 정당이 내가 속하는 서민층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보장해주는지, 노동자와 농민이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려 하는지, 어떤 정당이 자라나는 청소년과 어린이가 바르게 자랄 수 있는 정책을 세우는지, 환경을 덜 파괴하는 정책을 세워 이 땅에 후손들이 건강하게 자라나는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려 한다면 지금 당장 공약집을 펴 볼 일이다. 악마의 지배를 받지 않으려면 그 정도의 수고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

어떤 유권자는, 후보들은 항상 공약만 남발하고 실현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으니 알아도 소용없다고 말한다. 그 일은 선거가 끝난 후 그때 가서 다시 따지면 된다. 그리고 다음 투표에서 심판의 근거로 삼으면 될 일이다.

당신을 위한 국회의원은 호남당도 영남당도 아닌, 당신이 속한 계급에게 이익을 보장해주는 정당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투표장에 들어가길 바란다. 세상은 분명 어느 정도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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