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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복지 미용봉사자가 만든 구순 할머니의 놀라운 변신!

평생 길어온 머리를 섬복지 봉사자에게 맡긴 할머니
"이렇게 가벼운데 평생 머리를 이고 지고 살았네"

  • 입력 2020.04.27 11:16
  • 수정 2020.04.27 11:28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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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복지활동을 떠난 복지사와 마을 어르신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여수시민복지포럼 여수섬복지는 23일부터 3일간 연달아 화정면 제도와 자봉도, 월호도로 동분서주하며 복지활동을 실시했다.

두 달 넘게 코로나19로 복지활동이 중단되자 어르신들의 불편도 상당했다. 한 달에 두 번씩 이장님이나 우체국 집배원을 통해 밑반찬서비스를 제공할 때마다 이장님들의 "어르신들 머리를 좀 다듬어 주면 좋겠소"라는 하소연을 마주해야 했다.

결국 바쁘신 이미용봉사자들의 일정을 조정하여 지난주 어르신들의 머리를 단장해드렸다.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 손 소독제, 페이스 실드(안면 보호대) 등으로 코로나19에 만반의 준비를 하였고 이장님을 통해 순서대로 마을회관에 오시게 했다.

섬 어르신들은 처음엔 이미용봉사자들에게 선뜻 머리손질을 맡기지 못했다. 단골 미용실만 다니던 어르신들은 몇 년이 지나자 이제는 봉사자들만 기다리게 되었다.

비녀로 고정하던 긴 머리를 손질하려는 할머니

머리 손질이 끝날 무렵 구순 넘은 할머니가 비녀를 꽂은 긴 머리를 풀면서 "어이, 이 머리도 좀 짱글라주소. 너무 귀찮네!"라고 하면서 의자에 앉았다.

깜짝 놀란 봉사자가 "어머니 평생 길러 온 아까운 머리를 자르려고 하세요?"라고 묻자 어르신은 "자네들이 머리를 하도 잘 만진다고 하니 이제 이 긴 머리끄댕기도 짧게 잘라 주소"라고 어르신이 간청하였다.

이웃 할머니에게도 재차 확인해도 머리를 잘라달라는 말씀만 반복하셨다. 결국 이미용봉사자들의 솜씨와 정성으로 구순 넘은 할머니의 머리가 깜짝 변신하였다. 할머니의 긴 머리카락이 싹둑 잘리는 순간 주위도 숙연해졌다.

구순 할머니의 머리를 손질하는 활동가

어르신은 “아이고! 이제 머리가 가벼워서 좋네! 이만하면 될 것을 평생 머리를 이고지고 애터지게 살았네!”라고 하면서 굽은 허리를 펴고 의자에서 일어나 거울 앞으로 가셨다.

(사)여수시민복지포럼의 여수섬복지활동이 5년이 넘었다. 이날 복지활동을 끝마치고 한 관계자는 “섬어르신들과 가족처럼 친근해 진 것이 가장 큰 성과” 라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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