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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력이 넘치는 공간, 우두리 '창작소'

지인 부부가 가꾸어 가는 농가 전원주택의 넉넉함
삶의 활력소, 긍정 에너지가 생성되는 '창작소'

  • 입력 2020.04.28 21:26
  • 수정 2020.08.28 20:13
  • 기자명 손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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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리 창작소에 가자면 구불거리는 농로를 얼마간 지나야 한다. 잘 아는 지인, 그녀의 집이다.

농로를 따라 가다가 농로가 끝나는 막다른 지점에 이를 즈음, 짠!하고 펼쳐지는 푸른 바다. 눈부시게 푸르른 바다가 환영해 주니 눈이 먼저 시원해진다.

눈 호강을 실컷 한 후에 바다와 나란한 길을 조금 올라가면 얕은 언덕위에 당당하게 서 있는 그녀의 집이 보인다.

마당 왼편으로 세 그루의 향나무가 그 곳 집터의 세월을 말해 주고, 잔뜩 방향이 쏠린 모습을 한 채로 멋진 자태까지 뽐내고 있다. 마당의 중심으로는 돌담을 쌓아올려 흙을 채우고 윗 쪽으로는 블루베리를 심고 아래쪽 공간에는 고구마 모종을 심어 놓았다. 마당 텃밭이다.

몇 개의 계단을 올라가면 네모 반듯하게 서 있는 그녀의 ‘창작소’에 들어설 수 있다.

텃밭보다 한 층 위에 자리한 집 앞 테라스에 나란한 숨쉬는 항아리는 몸안 가득 뭔가를 담고 볼록한 자태를 뽐낸다. 장독 뚜껑 위에는 바람에 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차돌바위를 하나씩 얹어 놓았는데 그것들이 나란하게 줄 지어 서 있다. 크기별로 배를 내밀고 선 항아리의 모습에서 따뜻한 정감이 가슴 가득 차오른다. 친정 시골집 할머니 적의 그 정감이.

정감 넘치는 장독대

볼 것 많은 바깥풍경을 한참 동안 살핀 후에야 집안에 들어서면 넓다란 공간에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에게 또 다시 우리는 시선을 빼았긴다.

모든 이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서는 주인장처럼 네모반듯하게 이루어져 있는 공간배치가 시원하다. 집을 지은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결이 닮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었다. 간결하고 소박한 공간이지만 주인장의 세련된 재치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창작소' 내부가 훤하다 

자신의 집에 오는 사람 그 누구도 배척하지 않고 편하게 맞아주는 그녀처럼, 그녀의 집도 모든 걸 담을 수 있는 공간으로 느껴졌다. 여기에서 그녀의 삶은 현실 그 자체이면서도 모든 것을 창작해내는 에너지가 담긴 공간인 듯 했다.

절터였던 이 곳을 발견하고 한 눈에 반해 부부가 함께 땀 흘려 일으켜 세우며 생명력을 부여했고, 어는 땐 남편에게 예고 없이 찾아온 암투병도 노동과 긍정의 힘으로 이곳에서 털어냈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녀의 집은 그들 부부의 삶의 흔적들을 담은 채 생명력 있는 공간으로 탄생되었고, 쉼 없는 부지런함으로 시간과 노고와 정성을 들여가며 가꿔서 이렇게 빛나는 공간으로 완성을 향해 아직도 진행형이다.

이 곳에서 통유리 밖으로 보여지는 멋진 바다풍경은 마음속 묵은 응어리를 털어내게 할 만 큼 통쾌하다.

이곳 ‘창작소’에서 푸른바다를 보노라면 이 부부의 아름다운 생활의 향기와 함께 내 마음도 위로를 받고 안정을 찾게 된다.

예술품이나 생활도구, 혹은 특별한 물건들이 창작되는 그런 ‘창작소’는 아니다. 생활의 지혜가, 활력소가, 삶의 긍정적 에너지가, 생겨나는 ‘창작소’다.

나날의 일상에서 아름다움과 언제나 새로움을 추구하는 그녀의 생활태도를 나는 존경한다.

부부의 땀으로 이뤄 낸 이곳 ‘창작소’에서 그들 부부의 숨결을 오래도록 담아가며 무한한 그들만의 행복도 꾸준히 창작될 것이다.

부부의 노고가 쌓여 점차 완성돼 가는 '창작소' 마당
'창작소' 주인장 김미애씨가 '창작소' 담벽에 꽃을 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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