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천사 진옥 스님, “행복의 주체는 오로지 나(我)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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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천사 진옥 스님, “행복의 주체는 오로지 나(我) 자신”
  • 오병종
  • 승인 2020.04.30 0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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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리 듣는 '부처님 오신 날' 진옥 스님 ‘법문’
‘천상천하(天上天下)유아독존(唯我獨尊)’ 의미 제대로 알아야
“지금 이곳에서 이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코로나 이후 ‘명상’같은 정신적인 차원의 종교활동으로 변화 예측
여수 석천사 진옥 스님
여수 석천사 진옥 스님 ⓒ 김미애

새로운 바이러스는 우리 주변의 모든 면에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종교기관도 마찬가지다. 최근 여수 석천사(주지 진옥 스님)는 '거리두기' 일환으로 인터넷 법문을 진행해오고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2020.03.12. 여수 석천사, 대면 법회 대신 인터넷방송 법회로 전환]

진옥 스님은 법당에서의 대면법회 대신 인터넷 생방송으로 전환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신자들을 상대하고 있는 중이다.

“오히려 저한테는 ‘불교 진리의 거리’는 더 가까워 진 것 같아요. 인터넷으로 (법문을)서울에서도 듣고 외국에서도 보고, 질문과 답변도 인터넷상에서 하고 그러니까 나로서는 대중들과 ‘거리’가 더 가까워졌어요”

법당이 아닌 스님 방에서 인터넷 법문 생중계 광경
법당이 아닌 스님 방에서 인터넷 법문 생중계 광경  ⓒ 박연식 

인터넷 법문과 코로나 얘기를 꺼내며 지난 22일 석천사에서 만난 진옥 스님은 “평소 많은 사람을 만나면 번거로웠는데 이런(코로나 상황) 때 나를 살펴볼 시간이 더 많아서 오히려 편안하다”며 역설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스님에게는 성찰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고 일러준다.

불교의 대명절인 올해 석가탄신일(초파일. 4월30일)은 봉축법회가 연기되고 봉축행사도 축소된다. ‘코로나19’가 가져다 준 결과다. 석천사도 예외는 아니다.

“조계종뿐만 아니라 국내의 불교종단 전체가 초파일 행사를 협의해서 연기했죠. 결의를 하면 전 종단이 다 똑같이 할 겁니다. 이러쿵저러쿵해도 어쨌거나 2600년이 지난 지금이지만 그래도 따지면 부처님 생일인 사월 초파일에는 우리가 생일 케익 하나 두고 '해피버스데이' 축하는 할 겁니다(웃음). 아침 9시 정도 케익이라도 놓고 노래라도 한번 부르자는 거죠. 절 식구들끼리만 법당에서 조촐히 해야죠”

그러면서 곧장 인터넷을 통한 법문으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게 된다. 진옥 스님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에게 기도한다고 해서 낫는 건 아니지만 마음의 문제니까 정상활동을 못한 대중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라도 전해 주려고 인터넷 생중계로 초파일 법문을 하게 된다.

부처님 오신날 석천사 인터넷 법문 안내 현수막
부처님 오신날 석천사 인터넷 봉축법회 안내 현수막

석천사 입구 현수막엔 초파일에 오전 10시부터 부처님 오신날 인터넷 법회가 열린다고 예고됐다. 어떤 내용을 전해줄 것인지 미리 청해서 들어 봤다.

“부처님 당신이 오신 이유를 딱 한마디로 표현한 게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입니다. 초기경전 부처님 탄생설화에 나오는 대목이죠. 그런데 문자대로 해석해서 ‘이 세상에서 내가 최고다’ 이렇게 잘못 이해하고 있는데요 그건 아닙니다.

행복의 주체가 누구냐 하는 메시지인 것이죠. ‘이 세상에 신도 아니고 자연도 아니고 조상도 아니고 오로지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주체는 나 자신 뿐이다’라는 선언입니다. 부처님이 그 말씀을 하신 겁니다. 나 이외에 누가 불행과 행복을 갖다 주겠는가. 우리 인생은 행복하기 위해서 태어 난 것입니다. 그 행복의 주체는 ‘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게 핵심입니다. 당시 신본주의에서는 혁명적인 선언인 셈이죠.

본지 오병종 편집국장(왼쪽)과 대화를 나누는 진옥 스님(오른쪽)
본지 오병종 편집국장(왼쪽)과 대화를 나누는 진옥 스님(오른쪽)  ⓒ 김미애

부처님이 그런 말씀 하셨어요, 저승사자가 뭐 할 일이 없어서 고문대에 세워놓고 너희를 데려다 고문을 하겠느냐. 그럴 리가 없다는 거죠. 극락에 간다는 의미도 나중에 간다는 게 아닙니다. 지금 여길 떠나서 서방정토 극락세계로 따로 떠나가는 게 아니고 지금 여기서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이곳에서 이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그걸 가르쳐 주려고 부처님이 오신 것입니다. 대중들의 정신적 고통을 일으키는 내용을 없애는 방법을 당신이 구체적으로 얘기하고 ‘네가 할 수 있다’라는 것을 깨우쳐주기 위해 오신 것이예요. 그 분이 오셨다고 해서 모든 고통이 바로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부처님이 오셨다고 크게 달라질 게 없어요. 결국 나 자신한테 달렸죠.

그래서 부처님께서 오셨는데 우리들에게 무슨 메시지를 주셨냐. 그것은 바로 ‘그대가 곧 부처고, 그대가 서 있는 장소가 극락이고, 이 시간이 바로 부처될 수 있는 시간이다. 다른 시간은 없다’ 바로 이 말씀을 하러 오신 겁니다. 하하하~ 양념으로 미리서 약간 말씀드렸습니다”

올 초파일은 거리두기에 동참하려고 각 사찰마다 신도들이 대거 법당에 모이지는 않는다. 다만 개인적으로 시민들이 사찰에 들러 참배하는 경우는 괜찮다. 이때 신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코로나19’라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가져다 준 세계는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새로운 기준 ‘뉴 노멀’이 등장하고 전문가들은 과거와는 삶의 패턴들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한다. 이런 시기에 앞으로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떻게 중심을 잘 잡아아 할까? 진옥스님이 들려주는 팁이다.

진옥 스님
코로나는 우리에게 성찰의 기회를 가져다 줬다고 말하는 진옥 스님  ⓒ 김미애

“새로운 세계라고 해도 달라지지 않는 게 있습니다. 디지털시대가 되면 특별히 뭐가 달라질 것 같다고 얘기해 왔지만 가만히 보면 우리 삶의 욕심은 디지털시대나 아날로그 시대나 구석기 시대나 지금이나 다 똑 같아요, 욕심으로 인해서 일어나는 고통은 한결같습니다. 어느 시대나...

그런 면에서 이제부터는 나는 욕심을 향해서 무한대로 계속 뻗어나가는 분쟁, 욕망... 이런 것들로부터 이제는 개인들도 조금씩은 자기를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 올 것 같다고 봐요. 왜냐면 이번에 코로나 전반을 살펴보니까 내가 조금 비약해서 얘기하자면 욕망이 흐르고 욕망을 쫓는 거기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 도시문화가 집결되는 그런 곳에서 더 많이 코로나가 퍼졌어요. 급격하게 퍼진 나라들은 다 그런 나라예요. 미국, 스페인, 이태리... 이런 나라들이 관광중심의 나라들이거든요. 수많은 관광객들이 돌아다니면서 퍼지고 사망자도 많이 발생하고요.

그런데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하니까 선진국들인데도 장례식도 못 치르고 언론에서 보면 관을 옮겨다 그냥 묻어버리고 그러죠. 가족도 장례식에 참여도 못하고, 곁에서 울지도 못하고, 뭐 그냥 저 멀리 떨어져서 울고 이럴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런 걸 보면서 나타난 현상들이 나는 전체적으로 인류에게 상당히 충격을 줬을 것으로 봐요. 아, 죽는다는 것은 혼자 가는 것이구나. 그리고 혼자 해야 할 문제가 굉장히 많은 것이구나. 어차피 코로나 사태가 리얼하게 보여줬죠. 가족과 아무 관계 없다는 것을 보여준 거예요.

 진옥 스님 인터뷰 광경  ⓒ 김미애

이게 우리가 전체적으로 삶이라는 것, 또한 죽음도 개인적인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평소에 보면 우린 자꾸 나를 잊어버리고, 혼자 만회해야 할 것들을 잊어버리고 자꾸 대상에 의존합니다. 대상인 돈에 의존하고, 명예에 의존하고, 친구나 가족에 의존하죠. 이런 부분들은 아마 상당히 바뀌리라 봅니다.

나 자신을 찾게 되겠죠. 그런 의미에서 ‘명상’이나 이런 정신적인 부분이 굉장히 확대되리라고 봅니다. 그런 영적인 부분들을 매우 깊이 있게 찾아 나서리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아마도 코로나 정국이 우리에게 혼자서 자기를 성찰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제공해준 것 같습니다. 이런 코로나 현상들이 가져다준 게 꼭 불행만이 전부는 아니다 그렇게 봤으면 합니다.

예를 들자면 옛날에 인도에서 차를 잔뜩 싣고 영국으로 가져가는 데 차가 다 썩어버린거예요. 하도 아까워서 다시 말려서 끓여먹으니 그게 홍차가 됐어요. 썩었다고 한 차가 홍차로 새로운 탄생이 된 것 처럼 우리 삶의 새로운 패턴 같은 것이 하나 더 생겼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홍차처럼.

그런 면에서 종교도 이제 많이 달라지리라고 봐요. 종교행사도 꼭 예배, 공양, 꼭 대규모 집회 이런 것들이 반드시 필요한가? 그것만이 전부인가?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될 겁니다. 종교도 이제 한 단계 올라서리라고 봅니다. 한 차원 높게 좀 더 정신적인 부분에 깊이 들어가는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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