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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되새기는 5월의 그날, '오월음악회'

'5.18 광주민중항쟁 40주년 기념 음악회'
시인, 노동자, 밴드.. 시민들이 주체가 된 5월 음악회
여수시 자체행사 아직 미정.. 소극적 태도 아쉬워

  • 입력 2020.05.16 20:47
  • 수정 2020.05.18 22:27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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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여서동 문화의 거리서 열린 '오월음악회' 모습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그 정신을 기리려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오월음악회를 열었다.

16일 오후 4시 여서동 문화의 거리에서 열린 ‘5.18 광주민중항쟁 40주년 기념음악회’는 지역의 음악가와 시민들의 공연으로 채워졌다.

특히 이번 음악회에는 전문 음악가가 아닌 산단 노동자들도 참여하여 눈길을 끌었다.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5월을 기려

상록수밴드 김한주 보컬과 김도균 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GS칼텍스 노동자 김도균 씨는 상록수밴드의 연주에 맞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여 음악회의 시작을 알렸다.

미평동의 한 교회 찬양단에서 활동하는 김 씨는 상록수밴드와의 인연으로 이날 공연에 참가했다. GS칼텍스 노동조합에 소속된 그는 인권운동에 관심이 많다.

우동식 시인은 자작시 ‘여순동백의 언어’와 도종환 시인의 ‘멀리 가는 물’을 낭송했다.

자작시를 낭송하는 우동식 시인

“광주민주화운동은 국가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한 지역을 볼모로 잡아 초토화시키고 계엄령을 발표해 국민들을 억압하고 인권유린한 국가폭력이다”라고 우 시인은 말했다.

1967년생인 우 시인은 5.18 당시 경남 함양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뉴스에서 정부가 말한대로 ‘빨갱이들의 폭동’이라는 말을 그대로 믿었다” 는 그는 대학교에 가고 나서야 5.18민주화운동을 자세히 알게 됐다.

“5.18운동이나 부마항쟁, 대구 10월항쟁, 그리고 광화문 촛불항쟁은 모두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시민들이 일어난 저항운동이다. 국가공권력에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하고 피해입은 5.18민주화운동과 여순사건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 이 시를 지었다”

그가 낭송한 자작시 ‘여순동백의 언어’ 에는 불의에 항거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절박함과 새로운 사회를 향한 간절함이 담겨 있다.

“온 몸 비틀어 꿈틀꿈틀 깨어난 자들의 처절한 손짓발짓으로 적폐를 부수뜨리려 했다.

뭐 하고 있어 뭐 하고 있어 할 일 많고 갈 길 먼데 뭐하고 있느냐고 채찍이 가한다. 깨어난 영혼들이 나를 둘러친다.

뜨겁다 못해 스스로 불빛이 되어 망망대해를 밝히다가 (중략) 시대의 적폐를 또 태운다“

정새하늘 바이올리니스트가 연주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정새하늘 씨의 연주에 행인들의 발걸음도 문화의 거리 앞에 멈췄다.

스페인 기타작곡가 겸 연주가 프란시스코 타레가의 ‘라그리마’는 ‘눈물’이라는 뜻으로. 죽은 딸을 애도하며 만든 곡이다. 작곡가와 제목은 생소할지 몰라도 한번 들으면 누구나 알 정도로 잘 알려진 곡이다. 정 씨는 5.18 민주화운동으로 산화해간 영령들을 추모하는 의미로 이 곡을 택했다.

열린챔버오케스트라 소속 연주자인 정 씨는 세월호참사 추모식에서 공연하는 등 음악을 통해 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오케스트라에서 클래식을 전공한 단원들과 함께 ‘새나클래식 협동조합’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

정 씨는 “오월음악회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되새기는 자리라고 생각해 기꺼이 함께 했다”고 말했다.

주철희 역사학자

주철희 역사학자도 참가해 5월 광주항쟁이 담고 있는 의미를 다시금 일깨웠다.

“모든 대한민국은 국민에게 나온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을 지키기 위해 광주 시민들이 목숨을 걸고 탱크에 총칼에 군홧발에 맞선 날이다. 당시 광주 시민들은 총칼에 군홧발에 짓밟혀도 전두환 물러가라, 민주주의 쟁취하자 당당하게 외쳤고 불의에 저항한 1980년 5월 광주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횃불이 되었다.

인권을 유린한 지난한 과거를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바로 5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거룩한 광주를 이 땅에 알리기 위해 죽어간 젊은이들, 박관현, 김세진, 강상철, 박종철, 이한열.. 이들은 20대 젊은 나이를 민주주의를 지키고 광주를 유린한 신군부를 고발하기 위해 온몸으로 맞서 싸웠다. 1980년 5월을 기억하면서 꼭 이들도 기억해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서울, 광주, 전남도의회서 40주년 기념.. 여수는?

학동의 한 도로변에 5.18 진상규명 촉구 플랜카드가 설치됐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집회와 모임이 금지되는 와중에도 국내에서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다양한 방식으로 기념했다.

전남도와 전남 5.18민중항쟁40주년 기념행사위원회는 15일 전남도청 윤선도홀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5월 음악회'가 열린 16일 오후 5시 여수 신기동에 위치한 대안예술문화공간 '갤러리 노마드'에서도 특별기획전을 열어 5.18 저항의 역사를 되새겼다. 같은 날 서울에서도 ‘5.18 광주항쟁 40주년 기념사업 시민추진회’ 관계자 및 참석자들이 여의대로 앞에서 전두환 사죄를 촉구하는 드라이브스루 퍼포먼스를 열었다.

또한 광주광역시는 18일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40주년 기념식을 열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매년 열리는 전야제는 취소됐지만 그 역사적 의미가 중요함을 알기에 1997년 국가기념일 지정 이후 처음으로 장소를 바꿔 추모를 이어간다. 그런만큼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는 여수시의 무관심이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한편 ‘5.18 광주민중항쟁 40주년 기념음악회’ 상록수밴드와 성공회여수교회가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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