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전국적으로 추모행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기동 갤러리노마드에서 5·18 광주민주항쟁 40주년 특별기획전 '저항의 역사' 가 개최됐다.
기획전은 비상계엄이 전국에 확대된 다음날인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 광주에서 벌어진 참상을 소상히 기록한 사진들로 채워졌다. 또한 빔프로젝트 동영상 상영, 교육용 판넬을 전시하여 깊은 역사적 이해를 도왔다.
당시의 현장이 그대로 담긴 사진들
벽에 걸린 흑백 사진에는 ‘비상계엄 해제’, ‘살인마 전두환 물러가라’를 외치며 신군부의 무자비한 곤봉을 맞고 피를 흘리는 당시 광주 젊은이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1980년, 17년 간 이어온 유신체제가 끝나고 시민들은 민주주의 시대가 올 거라 기대했지만 신군부세력의 반란으로 그 꿈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그러나 광주 시민들은 주저앉아 낙담하지 않고 불의에 맞서 싸웠다.
갤러리 노마드를 방문한 62세 박판규 씨는 1980년 당시 군대에 있었다. 군사분계선 철책선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그는 대남방송을 통해 5.18 민주항쟁을 처음 알게 됐다.
“그때는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는)그 말도 거짓말이라고 여겼다. 그 이전에 마산사태가 있었기 때문에 (광주5.18 운동도)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잖게 생각했다. 대남방송에서는 ‘광주에서 혁명군이 혁명을 일으켰다’로 말하더라. 제대하고 나서야 사람들이 몰래몰래 돌려보던 5.18 관련영상을 접하고 깜짝 놀랐다. 한 카톨릭 신부님이 발표한 영상이었다.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이 갤러리에서 그 시대를 생생히 마주하게 됐다. 정말 새롭다.”
그는 518 전두환 처벌과 진실 규명은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역사를 되돌아보는 이유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갤러리에 전시된 사진과 자료는 모두 김상현 관장이 3주 전 5.18 재단을 방문하여 받아온 전시 자료들이다. 1980년 당시 김 관장은 여수에서 중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그에게도 5.18 광주민중항쟁은 잊을 수 없는 역사다.
“철이 들고 나이를 먹으면서 광주민중항쟁을 생각해보니 당시 광주 사람들은 얼마나 겁에 질려 있었을까 이런 생각을 하니까 그때 그들과 함께하지 못해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전시 준비를 하면서 유투브와 광주MBC에서 방송한 관련 영상을 계속 접했다는 그는 준비 내내 “너무 마음이 무거웠다“고 털어놨다.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실현시키기 위해 일어났던 모든 운동들이 , 동학부터 해서 여순사건 등 국가를 상대로 폭력과 불의에 맞서 싸운 민족의 혁명이다. 앞으로도 일어나선 안되는 일들이기도 하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역사를 다시 돌아보는 것이다.“
전시장에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시작인 4.19혁명부터 5.18학살진행과정, 시민군 등장, 임을 위한 행진곡 탄생, 1997년 5.18 운동의 국가기념일 제정, 그리고 2018년 5.18진상규명특별법 국회 통과까지 항쟁 배경부터 최근의 역사까지 설명되어 있어 광주항쟁이 여전히 진행중임을 상기시켰다.
지난 16일 오프닝을 연 갤러리노마드 5.18 광주항쟁 40주년 특별기획전 ‘저항의 역사’는 한 달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