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동물국회’ 그 안에서 이용주 의원의 4년은?

[인터뷰] 4년 의정활동 마감하는 이용주 의원
헌법상 권한으로 절차에 의한 대통령 ‘탄핵’...국회다운 활동
20대 국회 마치고, 당분간 ‘순전히’ 휴식 취할 터, 그러나...

  • 입력 2020.05.29 10:00
  • 수정 2020.05.30 13:46
  • 기자명 오병종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6일 시내 한 사무실에서 만난 이용주 의원

SNS에 지난 20일 20대 국회의원을 마친 이용주 의원은 제법 긴 글을 올렸다.

“오늘 국회 본회의를 끝으로 제20대 국회의원으로서 공식활동을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그의 ‘인사말’을 읽고 초선으로 20대 국회 의정활동를 마무리 한 소회를 듣고자 지난 26일 여수시내 한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동물국회’니 ‘식물국회’니 말이 많았던 20대 국회. 그 안에서 의정활동 중 무엇이 가장 국회의원다운 활동이었는지를 한 가지를 짚어달라고 물었다. 그는 “국회의 헌법상 권한 중 교과서에만 나오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걸 국회가 온전히 헌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거기에 일익을 담당한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 탄핵도 그 당시에 민주당과 국민의당 합해서 3분의 2에 못 미치는 정족수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탄핵절차를 이뤘다는 것은 의회다운 모습이었죠. 단지 탄핵이 됐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3분의 2를 갖고 있었으면 소위 수의 논리로서 밀어붙인 탄핵이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의견이 다른 상대방의 동의를 이끌어내서 234석으로 탄핵을 이뤄냈다는 것은 극한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소통이라든지 대화의 정치가 이뤄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거라고 봅니다. 20대 국회 첫 해에 이뤄낸 일이었는데, 그게 가장 국회의원다운 일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2017년 당시 조윤선 장관 국회 청문회 광경

이 과정에서 국감이라든가 ‘최순실 국정농단’ 특위 활동 중 그는 ‘검사’출신다운 면모를 보여, 전 국민적 관심을 끌기도 했다.

초선인 이용주 의원은 2017년 1월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활동 중 당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앞에 둔 청문회장에서 끈질긴 질문 공세를 편 끝에 '블랙리스트' 존재를 실토하게 하며 자신의 존재를 전국에 알렸다.

당시 ‘이용주’의원 이름 석자가 인터넷 실검 1위를 달리는 ‘청문회 스타’라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용주 의원 자신도 “국회 등원 직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를 통해 블랙리스트 존재를 밝혀내 박근혜 前대통령 탄핵의 도화선을 만들었다”고 말하고, 이를 계기로 지상파 TV ‘무한도전’ 등 예능프로그램, 시사교양, 뉴스 프로그램 등에 종횡무진 출연하며 짧은 시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

국정감사장에서 백종원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여수 ‘꿈뜨락몰’을 살리기 위해 ‘백종원의 골목식당’ 촬영을 요청해 성사시키기도 했다.

또한 방송으로 이름을 알린 덕분에 그는 여수 ‘꿈뜨락몰’을 살리기 위해 ‘백종원의 골목식당’ 촬영을 요청해 이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자신 스스로도 “다양한 의정활동을 통해 ‘여수의 진짜 일꾼’, ‘일 하나는 끝내준다’, ‘일 잘하는 이용주’라는 과분하고 기분 좋은 별명도 얻었다”고 지난 4년을 회고했다.

또한 그는 여수세계박람회특별법의 대표발의와 본회의 통과, 소방공무원법 대표발의를 통해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과 처우개선, 공수처 설치의 초석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 발의 등 개혁법안 처리에 앞장선 점을 본연의 업무인 입법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다한 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발의에만 멈춘 ‘여순사건특별법’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 밖에도 그는 “하이에어 여수 노선의 신규 취항, 남해화학 집단해고 노동자들의 전원 복직 해결, KCL 호남본부의 여수이전, 수출입은행의 여수 존치, 여수출신이 포함된 헝가리 참사현장 방문 등 열정을 쏟았던 일들”을 기억에 남는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의미있는 활동으로 꼽았다.

하이에어 여수 취항을 성사시키고 취항 기념 촬영

하지만 오점도 남겼다. 음주운전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이미 사과했듯이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단순 음주여서 정치를 접어야 할 정도의 ‘과오’는 아니라고 판단해서 지난 번 선거에도 나갔던 것이다고 말했다.

거듭 그는 “개인적 과오로 인해 많은 실망도 안긴 점 사죄드린다”고 말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기간 중 열렬히 저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주신 시민 여러분들께 한없는 감사와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고 유권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마무리 질문은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려는 ‘검찰개혁’이 잘 이뤄질 것인지를 일부러 검사출신이기에 추가했다. 그에게 4+1까지 동원된 ‘공수처법’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먼저 이번에 나타난 연동형비례대표제의 문제점 보셨죠? 4+1이라는 특이한 합의 틀로 탄생됐던 것이 하나는 공수처법을 통과시켰고 또 하나는 선거법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개정한 것이거든요. 그 결과로 보다시피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노출됐습니다.

그러면 그 연장선상에서 마찬가지로 공수처를 도입할 때 반대쪽 우려했던 내용들이 있거든요.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았으나 전혀 근거 없는 우려가 아닐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봐요. 그런 점에서 제도의 문제점과 아울러 운영상에 나타날 문제점도 있기 때문에 그 점을 잘 감안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는 지금 20대 국회에서의 일들만 회고할 여력이 없다. 그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패배하고 야인이 되었다. 최근 지역구 사무실과 의원회관을 다 비웠다. 이제 그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휴식을 취하려고 합니다. 우리 나이로 50대 초반을 넘겼으니까 당분간 성찰의 시간을 갖고 우선 쉬려고 합니다. 변호사 사무실도 열려고 준비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인터뷰 중인 이용주 의원. 곧바로 '전 의원'이 된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4년간 시민여러분들이 주신 성원과 사랑을 곱씹으면서 보답할 길을 찾아보겠습니다. 여수와 대한민국에 도움되는 일이 무언지 심사숙고하여 저의 길을 찾겠습니다”라고 인사말을 남겼다.

아직 숨을 고르고 있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 사무실을 열려는 생각이 없다’는 것은 다른 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또한 심사숙고하여 길을 찾겠다는 인사말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그는 이번 40주년을 맞는 광주 5.18기념식에 가고 싶었으나 ‘낙선’이어서가 아니라, 현역의원이었지만 실은 ‘당적’이 없어서 갈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적을 갖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