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에서 춤추다
상태바
정원에서 춤추다
  • 환희
  • 승인 2020.06.13 1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도의 성자 오쇼 라즈니쉬의 '춤 명상' 으로 억눌린 에너지 분출
인도의 명상센터인 '오쇼 아쉬람'을 다녀온 후 평화를 맛봐

언제부터 내 안에 정원에 대한 꿈이 심어졌을까. 내면의 꿈이 열망과 의지로 시간과 함께 발효되어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이 현실이라면 이 정원도 처음에는 꿈으로 존재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 최초의 꿈은 인도 푸나의 ‘오쇼 아쉬람’이지 않을까 싶다. 명상을 접하고 난 뒤 자연스럽게 인도나 티벳, 그리고 세도나 같은 영적인 장소를 여행한 적이 있다. 그 중에서도 세 번의 인도 여행에서 푸나의 ‘오쇼 아쉬람’을 두 번 방문했다.

사실 인도의 성자 오쇼 라즈니쉬는 수행에 관심을 가지기 훨씬 전인 20대부터 책을 통해 접했다. 대학 시절 주로 사회과학 서적들을 읽으면서도 틈틈이 크리슈나무르티나 오쇼 같은 명상가들이 쓴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주로 잠들기 전에 읽곤 했는데 오쇼의 책만 읽으면 이상하게도 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현실을 도피하여 초월하고 싶은 욕망이 생겼던 기억이 난다.

 

아, 오쇼 아쉬람

그 당시 나를 사로잡고 있던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적개심,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에 대한 분노도 오쇼의 책만 읽으면 ‘무장 해제’가 되어버리는 듯 의식이 몽롱해지곤 했다. 어떻게 보면 진보적 사상보다 더 강력한 약효로 나를 매료시킬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고 위험한 사상처럼 느껴졌다.

대부분의 명상법이 주로 앉아서 하는 ‘정적인’ 명상법이라면 오쇼는 춤이나 소리 등을 이용한 ‘동적인’ 명상법을 많이 개발했다. 이런 동적인 명상법들은 우리 내면에 쌓인 억압된 감정과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일차적인 정화작업 뒤에 고요한 명상으로 들어가는 방법이다.

정원을 가꾸기 전, 여러 수련회를 통해서 오쇼의 춤명상은 접해봤지만 꼭 한번은 푸나에 가고 싶었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그 멋진 곳에서 나도 마음껏 춤을 추고 싶었고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도 접해보고 싶었다. 기회를 엿보다 남편의 한의원이 자리를 잡자마자 과감히 인도로 날아갔다.

아, 오쇼 아쉬람…. 어떻게 말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 오쇼 아쉬람에 도착하자마자 난 전혀 다른 의식체가 되어버렸다. 한 달 남짓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살아오면서 내 안에 꼭꼭 억눌려왔던 모든 것을 쏟아냈다. 여태껏 발현되지 못한 내 안의 나를 마음껏 발산했다.

평생 춰도 다 못 출 춤을 추며 감정과 에너지를 춤을 통해 마음껏 분출했다. 세상 그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춤과 더불어 마음껏 울었고 마음껏 웃었다. 내 안에 그렇게 많은 ‘슬픔’과 그렇게 많은 ‘웃음’이 있는지 몰랐다. 울음과 웃음이 빠져나간 그 자리에 자연스럽게 침묵과 평화가 찾아왔다.

매일 아침 아쉬람의 정원을 산책하면 겨울에서 여름으로 넘어간 듯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고 차분했던 내 감정도 점점 고조된다. 이제 스카프를 벗어 던지고 음악이 흐르는 곳을 찾아 춤을 춰야 하는 시간이 된 것이다.

오쇼 아쉬람은 언제 어떤 곳에서든지 항상 음악이 흘러나오고 춤을 추는 사람들이 있었다. 어깨가 굽어진 서양의 깡마른 할머니도 동양의 수줍은 아가씨도 세상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유롭게 춤을 추었다.

 

지금, 여기서 누리는 천국

인도에서 돌아오니 사람들은 날보고 변했다고 말했다. 짧은 한 달 간의 여행이 내 모습과 표정까지 바꿔 놓은 것이다. 언젠가 사진을 정리하다가 그 당시 찍은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정말로 얼굴이 달라 보였다. 마치 세상을 초월한 듯한, 꿈속에서 사는 듯이 무심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이 인도여행 뒤부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명상법은 춤명상이다. 춤은 그 자체로 즐겁고 자유로운 몸짓으로 몸과 마음에 해방감을 주고 춤을 통해 억압된 정서와 에너지를 해소하고 나면 저절로 마음이 고요해지고 명상상태로 들어가기가 쉬워진다.

춤명상은 수행에서 중요한 ‘쿤달리니’를 각성시키는 데 매우 유용한 명상법이다. 쿤달리니는 우리 몸의 7개 차크라 중 척추 맨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생명의 원초적인 에너지이다. 이 쿤달리니 에너지가 활성화되어 척추를 타고 정수리까지 올라가면 7개의 모든 차크라가 활성화된다고 본다. 그만큼 수행을 하는 사람들은 쿤달리니 차크라의 활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삶은 한바탕 춤이다. 춤처럼 마음껏 자신을 표현하는 자유로운 삶이어야 한다. 몸과 마음을 자신의 ‘관념’이 아니라 자신의 느낌대로 마음껏 움직여 보는 것, 분명 예상치 않은 멋진 춤이 펼쳐질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