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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여기 남도를 사랑하는 엄길수가 잇수다"

제485회 고향견문록 남도에 살어리랏다에 출연한 엄길수 저자
벅수는 지킴이! 일제 문화 말살정책에서 비롯된 '바보 멍충이'는 잘못된 표현
해양 관광도시 여수, 돌벅수 투어 위한 돌벅수 박물관, 돌벅수 공원 조성 제안

  • 입력 2020.06.13 08:31
  • 수정 2020.06.13 10:42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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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남도 돌벅수를 사랑하는 사람 엄길수가 잇수다”

남도 곳곳의 소식을 전해주는 KBC 지역 장수 프로그램 <고향견문록 남도에 살어리랏다>에 출연한 엄길수 저자가 방송 말미에 던진 한마디다.

"엄길수, 21세기 대변할 새로운 돌벅수 필요"

제485회에 인물 다큐 코너 ’사람 잇수다’의 주인공으로 출연한 <여수넷통뉴스> 엄길수 대표의 여수돌벅수 이야기는 지난달 31일 본방이후 9일 재방송됐다. 최근 방송사로부터 저자의 영상이 확보되어 뒤늦게 그 내용을 싣는다.

엄길수 저자는 "여수 돌벅수는 한마디로 말하면 여수 지킴이다"라고 말했다. 민속전통문화에서 시작한 돌벅수를 미신에 비유해 하대하는 잘못된 기독교적 관념을 지적한다.

“장승과 돌벅수의 차이는 나무로 만들면 장승이고 돌로 만들면 벅수라고 생각하는데 장승과 벅수는 같아요. 시대와 지방마다 부르는 이름이 달랐는데 벅수의 표준말이 장승이다. 조선중기에는 장승과 법수로 불리다가 여수, 보성, 장흥, 진도 등 남해안 지역은 벅수라고 불렀다. 벅수가 있던 마을들이 벅수골로 불렸죠.”

아는만큼 보이는 여수 돌벅수

엄저자가 벅수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어린 시절부터 장승과 벅수에 대한 얘기를 듣고 자랐다. 이후 40년 전 5.18 광주항쟁때 전남대학교 학생시절 민중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시국벅수 조각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대학원에 진학해 호남지방에 분포된 벅수를 답사하며 연구가 시작되었고 석장승에 대한 학위논문을 쓰게 된다. 작년에는 돌벅수에 대한 책을 쓰면서 관심이 더 깊어졌다. 그가 쓴 저서는 미디어넷통 출판사의 <미술로 본 여수돌벅수>다.

방송은 여수곳곳에 있는 돌벅수를 구석구석 찾아간다. 전라좌수영 서쪽 연등동 벅수골에 있는 '남정중'은 전라좌수영 수문을 지키는 수문장이다. 조각은 위엄과 권위가 느껴진다. 큰 코와 큰 귀가 돋보인다. 이와 한 쌍을 이루는 '화정려' 뒷면에는 돌벅수가 세워진 연도가 새겨져 있다.

특히 다른 지방의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과 달리 '남정중, 화정려'라는 이곳 여수만의 독특한 돌벅수가 탄생했다. 바다의 신에게 지켜달라는 염원이 담겼다.

왜냐면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여수사람들은 뜻하지 않는 태풍이나 자연재해로부터 위험을 당해 목숨을 잃었고, 조선시대는 왜구들의 노략질로 인명이나 재산의 큰 피해를 당했다.

현재 호남지방에 남아있는 65개 석장승중 여수는 25기의 가장 많은 돌벅수 유물이 남아있다. 호남의 1/3을 차지하는 셈이다.

조각가인 엄길수 저자는 "오랜 세월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난 여수돌벅수는 여수인의 마음과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다"면서 "조형미와 함께 당대의 미의식도 느낄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거북선과 판옥선을 대피시켰던 여수시전동 선소마을에는 군사적 요충지의 필요성 때문에 아직도 한마을에 7기의 돌벅수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벅수=바보? 잘못된 표현 재생산되면 안된다"

미술로 본 여수 돌벅수 엄길수 저자

행동이 어리석은 사람을 '벅수'라 부르는 것에 대해 엄작가는 "여수돌벅수는 전라좌수영을 지키는 수문장이자 거북선과 판옥선을 지키는 호국벅수인 나라지킴이 벅수가 '멍충이나 바보, 벅수 같은 놈아'라는 표현에 너무 안타깝다"고 말한다. 벅수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의미가 바로 이 때문이다.

“벅수가 바보 멍충이가 된 내막은 여수는 임진왜란의 승리지역이다 보니 일제강점기때 탄압과 역사왜곡 사례중의 하나가 바로 돌벅수입니다. 마을공동체문화를 업신여기는 문화정책과 친일세력들의 숨은 의도와 배경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데 이제는 일제 잔재도 청산하고 전통문화를 회복해야하는 시대죠. 다시는 우리지킴이를 바보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벅수는 우리의 지킴이죠."

벅수와 관련된 계획을 묻는 질문에 엄대표는 ”책을 쓰면서 돌벅수를 통해 남도의 정체성을 찾고 싶다“면서 ”돌벅수 공원이나 돌벅수 박물관이 생겨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돌벅수를 보여주고 싶은 바람을 가져본다“라고 말했다.

엄대표는 이어 ”여수지킴이의 새로운 맛 여수돌벅수 투어도 괜찮을 것 같다“면서 ” 전통문화 보존을 위해 돌벅수의 홍보대사가 되어 남도 돌벅수 알리기에 앞장서고 싶다“라누 포부를 밝혔다.

여수지킴이 엄길수 저자의 돌벅수 사랑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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