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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의장 선거, “짜고 치는 고스톱? or 민주적 절차의 완성?”

하반기 여수시의장...민주당의 선출방식 ‘예의주시'
여수시의회 하반기 의장, 민주당 ‘3선끼리 각축장’
전창곤, 이상우, 강재헌, 김종길 의원...3선 대결 예상
재선의 김행기(갑), 주재현(을) 의원도 출마자 거론돼
지구당의 ‘꽃’시의원... 갑,을, ‘의장’ 놓고 대결은 불가피
갑.을 두 지역구 간 자존심 건 ‘대리전’ 양상에는 ‘우려’도
민주적 절차대로 진행해서, 풀뿌린 민주주의 착근시켜야

  • 입력 2020.06.14 09:56
  • 수정 2020.06.14 10:47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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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 의정을 풀뿌리 민주주의라 하는 이유는 그 뿌리의 건강성을 전제로 한 말이다.

그 뿌리가 건강한지 여수시의회 시계를 4년 전으로 돌려보자. 당시 여수시의회는 제6대 후반기 의장에 5선인 국민의당 박정채 의원을 선출했다.

박 의장은 결선투표까지 펼치며 민주당 서완석 의원을 누르고 후반기 의장에 올라, 앞선 4대 후반기, 5대 후반기에 한 차례씩 의장을 역임한 이후에 6대 전반기와 후반기까지 독차지했다.

당시 시의회 인적구성이 국민의당 12명, 민주당 10명, 무소속 4명임에도 이를 가능하게 했다.

의장단 단임제 관행을 깬 전후반기 의장 독식은 ‘기네스북 감’이라는 비아냥을 들었지만 전후반기를 마쳤고, 여수시장직 도전 등의 말은 무성했으나 차기 의회 입성 자체가 좌절돼 6대 전후반기 의장 ‘역임’ 이력서를 채운 것으로 일단락 됐다. 그 후 의장과 주변 상당수 의원들도 혹독한 표의 심판을 받아야했다.

이제 7대 여수시의회는 다수의 민주당 7선 서완석 의장이 전반기를 마쳤고, 지금 회기 중인 여수시의회 제201회 정례회를 18일 마무리하면 29일에 하반기 의장 선출에 들어간다.

7선 관록의 전반기 서완석 의장에 이은 하반기 의장은 누가 차지할까? 의석 분포로 봐서 민주당 이외의 후보자는 엄두를 못 낼 상황이다. 무소속 송하진, 송재향, 김영규, 정광지 4명을 제외한 22명이 민주당 소속인 까닭이다.

왼쪽부터 3선의 강재헌, 김종길(이상 을), 전창곤,이상우(이상 갑) 등 시의장 출마 예상자

전반기 원 구성 때 의장단 출마 경력, 의원 자신의 의지표명, 다선 여부 등에 비추어 보면 몇몇 하반기 의장 후보군이 등장한다. 등장한 후보군 중에서 개인 사정, 본인 출마 고사 등을 감안하면 자연스럽게 4명의 후보로 압축된다. 6대처럼 전후반기 의장을 한 사람이 독식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다.

갑 지역구에서는 하반기에 의장 ‘순번’을 받았단 내부 소문의 전창곤 의원과 당내 쓴소리를 마다않는 전반기 의장에 도전했던 이상우 의원이 나섰다. 을 지역구에서는 전반기 부의장에 도전했던 강재헌 의원, 그리고 복당과 함께 김회재 국회의원 후보 때부터 적극적으로 합류한 김종길 의원. 이렇게 4명의 3선 의원들이 후반기 의장석에 앉으려 한다.

하반기 여수시의회 의장 선거가 '민주당 3선의 각축장'이란 말이 내온 배경이다.

재선의 김행기(좌), 주재현(우) 의원도 거론

물론 재선의 김행기(갑), 주재현(을)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의장은 ‘다선’이 조건으로 강조되고 있어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의장단에서 활동한 바 있는 다선의 A의원은 “의장의 역할은 매끄러운 의사진행이고 경륜이 필요하다. 일부 재선이 도전한다는데, 현재의 여수시의회 구도에서는 3선 이상이 바람직하다. 일부 재선의 경우 꼭 의장 당선이 목표라기 보다는 아마도 상임위장을 겨냥하는 전략이 아닌가 싶다”고 평하며, 재선의 의장 출마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

여기서 또 하나 여수시 지역구가 갑,을 두 개라는 점이다. 시의원도 갑.을로 나누면서 3선의 갑.을 대결로 나타나고 있다. 그 정점에 초선의 국회의원이 각각 지구당의 ‘보스’역할을 하고 있다. 두 지역구는 어쩌면 21대 임기가 끝날 즈음 한 개로 통합될지 모르는 운명에 대해 경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럴 경우 갑,을 헤게모니 싸움은 ‘보스’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된다. 두 지역구 국회의원은 선수에서 누가 우위에 있거나 하지 않다. 갑,을 저울질 해봐도 초선의 개찐 도찐이니 더욱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지역구의 꽃, 정당 정치 기초단위의 꽃은 시의원들이다. 이 꽃들을 잘 관리하려면 반드시 ‘의장’자리를 선점해야 된다. 갑,을의 대결이 불가피한 이유다. 시의원을 역임한 B씨는 의장선거에서 갑,을지역구 입장 정리가 어려울 수 밖에 없는 점을 ‘머리 빗질’에 비유했다.

그는 “갑,을이 서로 상의해서 ‘가르마’를 먼저 타줘야 빗질이 순조로운데, 현실적으로 대결구도여서 가르마 타기가 정말 어렵다. 그래서 빗질도 제대로 못한다”는 말로 의장선거에 임하는 갑,을 지역구간 힘겨루기의 현주소를 설명하기도 했다.

오는 18일 여수시의회 제201회 정례회를 마무리하면, 바로 여수 민주당은 시의원 총회를 연다. 그에 앞서 갑,을 지역구는 각각의 시의원 모임도 잡혔다. 당에서도 의장선출 ‘지침’이 내려온 상태라 순전히 29일 의장선거를 위한 ‘가르마’타는 과정으로 여겨진다.

그 과정이 ‘지침’에 의해서 교조적인 ‘보스’의 지시만이 강조되기보다는 전 의원들의, 당원들의 의사가 민주적으로 번영되어야 할 것이다. 민주당의 결정이 곧 의회결정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과연 어떻게 ‘가르마’를 탈 것인가? 어떤 결과를 내 보이냐에 따라 시민들은 그 결과를 보고 두 가지 중 하나로 판단할 것이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냐? 민주적 절차의 완성이냐?

‘짜고치는 고스톱’ 시나리오는 ‘보스’의, 당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일이다. 물론 최소한의 절차는 지키겠지만... 그러나 당의 지침이란 이름으로 ‘짜고 쳐도’ 한계는 있다. 갑,을이 함께 짜고 칠 수가 없는 조건이어서다.

갑,을 지역구별 대표선수를 선발하는 것으로 민주당이 ‘가르마’타는 방안이 등장할 수는 있다. 여기서 양 지역구 대결 탓에 변수가 등장한다.

대표선수 선발이 여의치 않으면 3선 대신 핀치히터(?)도 등장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갑 지역 민주당 원로 당원 C씨는 “갑,을 대결에서 갑이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면 박정채 의장의 선례에서처럼 갑 지역은 다시 서 의장을 (의장 후보로) 소환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서로 이겨야 하는 절박함이 묻어있다. 이럴 경우 ‘3선 대결’ 가설은 무너진다.

그런데 복잡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는 정공법이 최선이다. 민주당이 중앙당 ‘개입’도 차단하고 '지침'을 빌미로 지역구 보스의 입맛만 맞게 했단 욕을 먹지 않는 방법으로 기본적인 논의만 마치고 의회의 자율에 넘기는 방안이다. 22명 압도적 다수는 그 어떤 세력에도 영향을 받을 수 없는 구조이지 않는가?

무소속을 포함한 모든 의원이 참여한 가운데 누구든 출마자는 각각 소견발표를 하고 의원들은 정해진 의장선출 절차에 따르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절대 다수는 민주당이다. 전체 의원이 동의할 수 있는 방안이고 시민들이 박수칠 방안이다.

이번 회기를 마친 여수시의회 민주당 시의원들은 사전 모임에서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받는 것은 그것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냐?’, 혹은 ‘민주적 절차의 완성이냐?’ 의 결정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촛불’ 이후 시민들이다. 민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한 여수시민들이다. 지역민주당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이제 여수시민들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건강성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이번 여수 민주당의 의장선출 방식 결정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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