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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집콕’ 중 ‘짬’을 내어 우무만들기 도전

여수에 와서 알게 된 우무의 참맛, 여름철 먹거리로 제격
안도 어르신댁에서 얻어온 말린 우뭇가사리로 직접 우무 만들어
땀 뻘뻘 흘리며 만든 우무에 콩물 한그릇이면 더위도 물러가

  • 입력 2020.08.24 11:32
  • 수정 2020.08.24 13:15
  • 기자명 김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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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면 안도 해변에서 채취한 우뭇가사리가 안도 햇볕에 말려지고 있는 모습. 

코로나로 집콕하며 사람을 만나는 일이 줄어들다 보니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런 때 나는 주방과 집안 구석구석을 살핀다.

주부에게 살림이란 하려면 끝없는 것이요 안하려 하면 할 것이 없는 법.

나는 지금처럼 남아 도는 시간에 ‘안 해본 일을 해 보기’로 했다.

일상적으로 사 먹기만 했던 것을 내가 만들어 보는 것이다. ‘우무만들기’ 도전!

안도의 어르신이 설명한대로 우무를 만드는 과정

제대로 된 우무 맛을 알게 된 계기가 있었다. 여수 우두리 집을 리모델링 할 때 였다. 마을 아주머니께서 '더운데 고생한다'며 마시라고 가져온 얼음 둥둥 띄워온 것이 처음 맛 본 여수제 우무맛이다.

우무는 5,6월 해변 바위에 붙어있는 우뭇가사리를 따와 햇볕에 말렸다가 끓이고 굳히는 제조과정을 거쳐 시원한 콩물이나 미숫가루에 넣어 먹는 여름철 먹거리이다. 나그네에게 건네주는 물에 낙엽을 띄워 주듯 이곳 여수는 콩물이나 미숫가루에 우무를 띄워 주며 바다의 맛을 전한다.

그 후 나는 만들어진 우무를 사와서 콩물에 넣어 먹었다. 그러다 지난번 남면 안도의 지역 어르신 댁에서 말린 우뭇가사리를 보게 되었다. 우뭇가사리를 우무로 만드는 과정을 설명 듣고 어르신께 약간의 용돈을 드리며 말린 우뭇가사리를 가져왔다.

시원한 것을 먹기 위해 땀흘리는 수고가 필요한 여름철 음식 우무. 나는 어르신의 설명대로 우무를 끓여 네모난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아 하룻밤을 굳히는 과정의 기다림을 갖고 푸른빛 도는 투명한 우무의 완성된 자태를 보며 기뻐했다. 얼마나 사랑스러웠던지 마치 내가 바다를 담은 작품을 만들어 낸 듯 행복했다.

네모난 스테인 그릇에 담아 하룻밤을 굳히며 기다리는 과정
블루베리, 토마토, 콩물을 넣어 작품이 된 여름철 먹거리 우무, '일상의 작품화'라며 자기 만족의 시간을 가졌다. 

작품의 일상화, 일상의 작품화라는 자기만족을 갖는 시간이었다.

풀어질 듯 풀어지지는 않는 부드러운 우무에 콩물과 블루베리를 듬뿍 넣어 먹으니 최고의 우두리표 먹거리가 완성된다. 오늘도 나는 땀을 줄줄 흘리며 주방을 서성대며 우무를 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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