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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정원에서의 가든 파티

  • 입력 2020.10.04 13:35
  • 수정 2020.10.04 17:54
  • 기자명 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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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정원'에서의 파티는 1년중 가장 멋진 행사다.

춤추는 정원의 연중행사 중 최고의 행사인 ‘가든 티파티’가 있다.

올해 만든 싱그러운 햇홍차를 선보이고, 정원이 가장 예쁜 시기를 택한다. 통상 6월이 정원을 사람들에게 ‘자랑’하기에 적기다.

6월은 우리 정원이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시기다. 작고 앙증맞은 분홍색 스탠다드 로즈와 빨간 덩굴장미들이 사랑스럽게 피어나고, 돌담 아래로는 연분홍 사랑초와 달맞이꽃들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진다.

향기로운 비파 열매도 익어가고 보리수나무에도 빨간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린다. 봄부터 목소리 훈련을 한 탓인지 이쯤이면 새들도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마치 스피커를 켜 놓은 듯 정원 가득 청아한 새의 노랫소리가 넘친다.

채소밭은 또 얼마나 싱그러운지. 다양한 색깔의 온갖 쌈야채가 넘쳐나고 4월에 심은 갖가지 채소모종들도 싱싱하게 올라오는 시기이다. 방울토마토도 주렁주렁 열리고 호박넝쿨에도 작은 연두색 호박이 열리기 시작한다.

몇 년 전의 가든 파티 장면

파티를 위해서 무슨 대단한 식탁을 차리는 것도 아니다. 김밥과 샐러드, 떡과 샌드위치, 과일만으로도 정원에 차려진 식탁은 풍성하기 그지없다. 그 식탁 위를 정원의 주변에 피어난 아기자기한 꽃들로 풍성하게 장식을 하면 그 어떤 호텔에서도 흉내낼 수 없는 우리 정원만의 화려한 파티 식탁이 완성된다.

거기에다 자인의 기타 연주, 길벗들의 시 낭송, 중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남편의 노래와 내가 주관하는 춤 테라피까지 곁들이면 그야말로 우리의 티파티는 ‘이보다 더 멋질 수 없는’ 가든 티파티가 된다.

15년 동안 거의 은거하다시피 정원 가꾸기와 수행을 해오면서 사회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왕성하게 사회 참여 활동을 하는 남편은 이런 나를 ‘현실 도피주의자’라고 가끔씩 놀리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현실은 전혀 도피할 수가 없는 것이다. 깊은 산속에서 정원을 가꾸지만 이곳에도 엄연히 ‘현실’이란 것이 존재한다. 다만 나는 현실을 지배하고 있지만 현실의 장막 뒤에 가려져 보이지 않은 ‘실재’를 탐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눈앞에 보이는 현실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을 뿐이다.

또한 내 마음이 끌리지 않은 일은 그 어떤 일도 하고 싶지 않았다. 하고 싶고 끌리는 일도 많은데 굳이 남과 비슷한 삶을 살기 위해, 또는 사회적으로 의미 있다는 이유만으로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제야 나는 내 삶의 ‘달란트’라고 해야 할 것을 정원에서 찾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 그것은 정원에서의 ‘파티’이다.

정원에서의 파티는 돈과 시간이 넘치는 부자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같은 보통사람도 얼마든지 멋진 파티를 할 수 있다.

소박하고 건강한 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누는 것, 각자 가지고 있는 예술적인 재능을 보여주고 함께 즐기는 것, 서로가 가지고 있는것을 조금씩 내놓고 나누는 것, 그리고 아무런 사심 없이 서로 사랑해주고 공감해주는 것, 이 모든 것에 많은 돈이 들지 않는다.

시간도 많이 들지 않는다. 아니 시간과 돈이 조금 들지는 몰라도 우리는 돈과 시간을 우리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해주는 데 쓸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가 갈수록 가든 티파티에도 나만의 노하우가 쌓여 간다. 음식도 건강한 레시피로 간편하게 준비하는 지혜가 늘어 간다. 언젠가 가든 티파티 때는 초대한 사람들이 주변 지인들까지 데리고 와서 예상치 못하게 인원이 많아졌다.

하지만 먹고 즐기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마치 성경의 ‘오병이어’ 기적처럼 예상 인원의 두 배가 넘었는데도 먹을 것이 넘쳤다.

덕분에 파티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쳤다. 사람이 적으면 적은 대로, 많으면 또 많은 대로 항상 즐거움과 기쁨이 넘치는 것이 ‘파티’이다.

중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남편의 노래를 듣는 것도 파티의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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