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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28 유치 노력보다 해양정화가 먼저

치워도 치워도 줄지 않는 해양쓰레기, 방치하고 국제행사는 쫌~~
여수해양환경인명구조대, 안도 이야포해변 등서 수중정화 실시, 올들어 17번째

  • 입력 2020.10.11 19:40
  • 수정 2020.11.11 13:23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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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포 해변정화활동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정종현

여수해양환경인명구조대가 11일 안도 이야포해변과 안도 백금포해수욕장을 방문해 수중정화와 해변청소를 진행했다.

이날 해양청소는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모두모아봉사단,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관계자, 여수섬복지지원사업단 등 다양한 단체에서 총 60명이 함께 했다.

해양구조대 중 잠수부는 안도항 선착장에서 수중정화활동을, 다른 봉사자들은 안도해수욕장과 백금포해수욕장서 해안가 쓰레기를 청소했다.

봉사자들이 맞닥뜨린 이야포 해변의 오염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철지난 해변에는 오직 쓰레기만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어선이 버리고 간 온갖 폐어구와 플라스틱통, 부서진 나무판자가 곳곳에 가득했다.

주최한  해양환경인명구조단 박근호 대장은 "COP28을 개최하겠다는 도시가 이렇게 바다쓰레기에 오염되어 있다는 걸 알면 당연히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없다. 국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보다 행사 취지에 맞는 자격을 먼저 갖춰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해야오염 상황을 걱정했다.

 

이곳 쓰레기는 모두 바다에서 떠밀려 온 것이다. 지난 며칠간 바람이 불며 많은 쓰레기가 이야포 해변으로 밀려왔다. 배에서 버려진 해양쓰레기는 이렇게 작은 섬 곳곳으로 밀려와 애꿎은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힌다. 섬 주민이 버린 생활쓰레기를 처리하는 곳은 따로 있기 때문에 해변의 버려진 쓰레기들은 바다를 떠도는 해양쓰레기이거나 관광객이 버리고 간 것들이다.
전세계의 많은 쓰레기는 바닷물에 쓸려 이곳저곳으로 떠다니다가 마지막으로 해변에 정착한다.

이날 해양구조단과 참가자의 수고로 이야포해변에 널부러진, 규모가 큰 쓰레기는 대부분 정리됐다. 하지만 박근호 대장의 고민은 사라지지 않았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특정 바닷가를 자주 청소하는 등의 행위는 크게 보면 별 의미가 없다. 어디서 어떤 쓰레기가 떠밀려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바닷가를 골고루 자주 청소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봉사자들의 해양청소가 일회성으로 끝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해양정화활동은 올해만 17번째다. 

해변에 버려진 루프를 수거하는 봉사단

특히 해양쓰레기 대부분은 썩지 않는 플라스틱과 비닐이 차지하고 있다. 사람이 직접 줍지 않으면 결코 사라지지 않는 쓰레기다. 폐스티로폼, 플라스틱 물병, 어선에서 나온 녹슨 고철과 나무, 배를 묶을 때 사용하는 밧줄도 나왔다. 

쓰레기는 두 종류다. 
육지에서 떠밀려온 쓰레기, 섬 자체에서 나온 쓰레기. 어민들이 버린 쓰레기와  낚시꾼과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뒤섞여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었다.

태풍에 망가진 대형 플라스틱 파이프를 수거하는 봉사자

해변 청소에만 근 서른 명의 봉사자들이 가담했지만 이야포 해변은 쉽게 깨끗해지지 않았다. 박 대장이 "예정된 시간이 지났으니 이제 돌아가자고 해야 하는데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말을 못 꺼내겠다" 고 말할 정도였다.

"부서진 스티로폼 부표처럼, 돌 사이에 끼어 있는 미세한 쓰레기는 일일이 줍기도 힘들다. 봉사자들이 울퉁불퉁한 돌을 밟으며 작은 쓰레기를 하나하나 줍지만 깨끗하게 청소될 리 없다. 효과를 높이려면 봉사자들의 참여만큼이나 쓰레기를 빨아들이는 기계를 투입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알아봐야 한다. 그리고 이는 여수시 행정의 몫이다"

박근호 대장의 말이다.

잠수부들도 하나둘 뭍으로 올라왔다. 이들이 주워온 쓰레기는 어망이 대부분이다. 수중쓰레기를 보면 밀려온것 외에 어민들의 어망 방치도 심각했다. 

해양청소가 이뤄지는 동안 여수섬복지지원사업단은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에게 이미용 봉사를 하고 준비해온 기계로 따끈한 붕어빵을 즉석에서 만들어냈다. 한쪽에서는 어묵을 끓여 지나가는 주민들 누구나 한 개씩 집어먹을 수 있도록 했다. 섬복지지원사업단이 왔다는 소문을 들은 섬 사람들이 하나둘 붕어빵기계 앞으로 모여들었다.

여수섬복지지원사업단이 붕어빵을 만들고 있다

여수섬복지지원사업단 신미경 단장은 “코로나19로 도서지방을 찾아뵙지 못해서 늘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에 2단계로 완화되어 섬 주민들을 만나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과 설렘이 더 컸다. 이번 섬복지사업단 봉사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총 15명이 참여해서 경로당 두 곳을 동시에 방문할 수 있었다. 특히 최근에 취직한 봉사자도 잊지 않고 오늘 함께 봉사에 참여하여 더 고마웠다”고 말했다.

신 단장은 이어 “섬 주민들의 삶의 터전인 바다는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 섬복지사업단도 앞으로 적극적으로 해양구조단과 함께 연대하여 봉사를 이어가려 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추모식에서 쌓은 추모탑도 이야포해변에서  봉사자들을 반겼다
두시간 동안 이야포 해변 한곳에만 주운 쓰레기 양이 어마어마하다. 옆에 설치된 포크레인은 쓰레기를 옮기기 위한 용도다. 스티로폼을 밧줄에 묶어두면 바닷물에 쓸려가지 않는다. 모아진 쓰레기는 여수시가 회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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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2020-10-12 10:02:06
자주 바다를 찾고 있지만 여수시에서 나서서 바다를 청소하는것은 보지 못했고, 어민들 스스로도 삶의 터전인 바다에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는 것을 보기도 했습니다. 민관 전체가 정성과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