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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찍어내지 않아요. '개성 있는' 판화작품 보러 오세요

갤러리노마드 'The third print in Yeosu, 숨은 판화찾기' 展
작가만의 개성 있는 판화 기법이 드러난 작품 감상할 수 있어
여수 작가 박치호, 박성태, 손정선과 국내 작가 13명 참여

  • 입력 2020.11.23 13:45
  • 수정 2020.11.26 14:51
  • 기자명 손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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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노마드 전시회 모습. 사진 속 작품은 김영훈 작가의 'Look again'(메조틴트, 가변설치)이다. 메조틴트기법으로 각각 동판으로 구운 후 찍어서 오리고 입체화 시켜서 완성했다.

우리 여수에 지역민들의 미술에 대한 이해와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며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고 있는 '갤러리노마드'(관장 김상현)가 있다.

갤러리는 예술인 부부의 한결같은 선한 의지로 운영되고 있으며 지역의 신인 작가를 발굴하기도 하고, 지역의 아픔을 담고 있는 여순항쟁에 대한 시대적 담론도 제기하여 시민들의 관심을 일깨우기도 하고, 지역 미술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대안 미술관이다.

소규모 미술관이지만 매번 전문적인 안목으로 수준 높고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노마드' 에서 이번에도 특별한 전시가 열렸다.

바로 'The  third  print  in  Yeosu, 숨은 판화찾기' 라는 주제의 전시회다.

손정선, 공작도시 (2020, mixed acrylic panel cutting, 39×53cm)

일반적인 판화는 그림이나 글씨를 새긴 판을 종이에 인쇄하여 에디션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해 예술계에 많은 변화가 생겨나고 특히 판화의 재료와 기법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이에 더 이상 기존의 찍어내는 판화기법을 고집하지 않고 새로운 기법과 작가 본인의 방식으로 한 장의 특별한 판화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은 새로운 재료로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작가들이 판화작업을 하면서 모아둔 기록의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하여 작가 고유의 구체적이면서 실험적인 방식의 판화들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박치호 작가, Oblivion (2020, blue print, 60×42cm)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후보에 오르며 능력을 인정받은 김기라 작가를 비롯한 중앙에서 활동하는 열세 명의 작가와 박치호, 박성태, 손정선 등 여수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동참하였다.

작품마다 참여 작가들의  표현된 아이디어가 젊은 감각을 느끼게 해서 새로웠다. 작가란 일반 사람들과 다른 새로운 감각을 지닌 분들임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김기라, Still life carpet 2009 2014, handmade carpet, 220 diameter Edition 01/03

김기라 작가는 'The third print' 방식을 사용한다. 김 작가는 단순히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작품을 분해하여 재조합하는 방식도 가능하고 사진이나 비디오로 표현하거나, 작가가 고안한 이미지를 카페트에 핸드메이드로 표현한 것들까지도 판화로 보는 새로운 제3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시를 주관한 이승아 문화연구사는 "판화의 정체성을 포함한 더 넓은 영역으로서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자리이며 관람자가 작가들의 작품속에서  숨겨놓은 판화를 찾아냄과 동시에 작품안의 다양한 즐거움과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박성태, 기억의 유산1 (2020, 사진 혼합재료, 38×21cm)

전시연계 프로그램으로  'DIY무빙인쇄소' 워크숍도 함께 미술관에서 진행되었다.

이주은, 손정은 작가의 지도하에 실크스크린을 이용하여 에코백에 인쇄하는 경험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전예약한 신청자만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작가분들의 친절한 설명에 만드는 법이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에코백 인쇄 과정은 대략 이렇다. 먼저 표현하고 싶은 도안을 그리고 실크인쇄 툴박스에 도안을 고정시킨 후 실크 스크린에 감광액을 발라 도안이 나타날 수 있게 빛을 쪼여준다. 이때 도안 부분만 빛이 통하지 않게 무거운 걸 올려놓아 잘 차탄시켜야 도안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DIY무빙인쇄소' 참가자들이 실크스크린에 원하는 그림을 골라서 찍어내고 있다

다음으로 도안을 물로 씻어 건조시킨 후 원하는 색의  물감을 올리고 롤로 밀어주면 실크 망사 아래로 물감이 통과하여 그림이 찍힌다.

내가 원하는 도안이 에코백에 인쇄되자 너무 신기했다. 만드는 것에 서툰 나로서는 아주 특별한 체험이었다.

새로운 기법으로 표현된 판화 작품들도 감상하고 아날로그적인 실크인쇄 체험도 하니 낯선 예술의 세계가 한층 가깝게 다가왔다.

DIY워크숍은 이달 28일과 내달 5일 앞으로 두 번 더 있을 예정이다. 모두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다.

전시기간은 11월 20일부터 12월 13일까지다.

관심있는 분들은 판화 감상도 하고 실크스크린 체험도 경험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여수지역의 문화 예술공간인 노마드가 있어서 가슴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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