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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울마루 이승필 대표의 詩 ' 겨울 산 겨울 숲'

詩 '겨울 산 겨울 숲'의 서정은 세한도와 같이 메마름, 황량, 회한, 순명, 온기

  • 입력 2021.01.24 11:17
  • 수정 2021.01.25 08:12
  • 기자명 김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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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다. 남편이 운다.

눈으로만 읽던 시를, 소리내어 낭독해 주었더니 남편이 운다.

이승필의 시 "겨울산 겨울숲"은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가 떠오른다

겨울 산 겨울 숲

 

              이승필 (예울마루대표. 시인)

 

잎이 져 보면 안다

지난여름 하늘 닿을 듯

욕심 부리던 허세의 헛헛함을

 

잎이 져 보니 안다

햇빛 독차지하려 죽기로 싸웠던 이웃도

나와 같은 나무임을

 

잎이 져 서야 안다

한껏 부러워 시샘 나던 산꼭대기 나무가

나보다 더 왜소함을

 

잎이 진 뒤에야 안다

잎새로 답답하던 너와 나 사이에

바람 길 눈길이 있다는 것을

 

잎이 지면 안다

마음 어디쯤에 봄길 다독이는 겨울산이

왜 이렇게 눈 맑은 그리움인지를

왜 이렇게 눈 맑은 그리움인지를 (본문 중에서)

산수를 표구해서 가슴에 걸어 놓은 듯한 시, 

인생의 질곡과 밀려드는 허무함을 품은 잠언시,

'겨울 산 겨울 숲’이 조승필 작곡가와 테너 오현웅님에 의해 노래로 탄생했다.

눈이 올 듯 잔뜩 찌푸린날 오전에 나는 ‘겨울 산 겨울 숲’ 곡을 전달 받았다. 기억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감동 받는 것이라고 했던가.  시를 처음 만나던 때의 스산함과 회한의 감동으로 쉰아홉번째 겨울을 담는다.

‘겨울 산 겨울 숲’ 은 시인 이승필 대표의 시 이다.

그는 GS칼텍스 예울마루의 대표다. 소위 엘리트코스를 밟은 사람들은 차분하고 흔들림 없고 냉소적인 편이다. 자기가 설정해 놓은 틀에서 스스로를 가두며 사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승필 대표는 달랐다.

소통을 상징하는 장도 예술섬의 지역작가 작품인 '얼솟대' 앞의 이승필 대표

주변을 아름답게 보는 시선이 따뜻한 사람이다. 그의 꾸밈없는 표정과 솔직한 대화에서 순수함까지 느끼게 한다. 그래서 시인인가 보다.

학창시절 이학도였던 그가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을 통합한 복합문화예술공간 예울마루 대표로 장도지기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며 '그는 통섭이라는 단어와 참 어울리는 사람 같다'라는 생각을 해왔다. 

지역의 작가작업실을 방문하고 작품을 대하고 있는 이승필 대표

그는 회사와 지역의 청지기가 되어 경쾌히 직분을 즐기고 있는 듯 하다.  일인 듯 놀이인 듯 물 만난 물고기처럼 지역의 문화예술 고양에 힘쓰고 있다. 그의 여수사랑은 선한 영향력이 되어 여수의 품격을 높여 준다.

스스로를 '지구별 여행자'라고 일컫는 이 대표는 말에 행동을 싣고 산다.

담양 출신이라 그럴까?  그는 두꺼워지는 삶보다 대나무처럼 단단해지는 삶, 대나무처럼 가벼운 삶을 지향하고 산다. 그래서 그는 속도를 늦추어 세상을 바라보며 ‘겨울 산 겨울 숲’ 을 썼나 보다.

평안한 모습에서 삶의 흔적이 느껴지는 이승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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