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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공룡알 화석... 시민의식도 깨졌다

  • 입력 2013.08.13 16:15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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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섬으로 유명한 사도의 입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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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간 여수넷통 시민기자들, 온갖 형상의 바위에 감탄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8월의 한 여름 날(8월10일~8월11일), 여수넷통 시민기자 일행 32명이 여수시 화정면에 있는 낭도에서 ‘여수넷통 2013 시민기자 캠프‘를 열었다.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편집국장, 뉴시스 김석훈 기자의 글쓰기 강좌, 특별초대 강좌로 열린 ‘삼각산 재미난마을‘ 이상훈 사무국장의 열강은 시민기자들의 눈높이를 한 단계 더 올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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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 김주완 편집국장이 기사쓰기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장소는 낭도주민회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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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기자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시민들의 참여와 소통을 강조하는 여수넷통은 태어난 지 한 살을 겨우 넘겼지만 지역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야할 지에 대한 프레임을 설정하고 시민 참여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한다.

초·중등학생 글쓰기 교실과 성인 글쓰기 강좌는 참여를 통한 세상 바꾸기의 한 방편이다. 이번 ‘여수넷통 2013 시민기자 캠프‘는 시원한 바닷가로 장소만 바뀐 셈이다.

시간을 거꾸로 돌린 공룡섬 사도, 문화재 훼손은 안타까워

배에서 내려 사도 입구에 들어서면 영화 <쥬라기공원>에 나왔던 육식공룡 두 마리가 눈을 부라리며 관광객들을 맞는다. 공룡섬 또는 모세의 기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도는 넓이 0.36㎢, 해안선 길이 6.4km인 본섬 사도를 중심으로 추도와 중도·증도·장사도·나끝·연목 등 일곱 개의 섬이 빙 둘러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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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도의 아침. 낭도의 한 해수욕장에서 안개에 휩싸여 해뜨는 장면을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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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의 얼굴바위. 자세히 바라보면 커다란 얼굴 바위 밑에 예쁘장한 소녀의 얼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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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정월 대보름이나 2월 보름을 전후로 2~3일 동안과 4, 5월의 썰물 때마다 사도와 추도 사이의 약 750m 바닷길이 10m 폭으로 열려 장관을 이룬다. 이때 본도와 추도·간도·시루섬·장사도·나끝·연목 등의 섬이 디귿 자로 연결돼 한 개의 섬으로 나타난다.

사도와 추도 사이로 바닷길이 열리면 청각, 미역 등의 해초도 채취할 수 있다. 사도의 주민은 현재 35명이 살며 대부분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다. 농산물로는 마늘재배와 고추 농사가 주를 이룬다.

등록문화재로 등재됐던 꼬부랑 마을길을 돌아 공룡화석지로 가면 공룡알 같은 둥근 바위들이 바닷가에 나뒹굴고 30여 센티미터에 달하는 공룡발자국들이 나타난다. 중도를 지나면 양면바다해수욕장이 나타난다. 바닷물이 양쪽으로 넘나들어 붙여진 이름일까? 해수욕장 모래를 접사렌즈로 찍어 자세히 보니 모래가 아니라 조개껍질이 잘게 부서져 이뤄진 해수욕장이다. 얼마나 조개가 많았으면….

해수욕장을 가로질러 거북이처럼 생겼다고 해 붙여진 이름 거북바위 아래에서 눈앞에 펼쳐진 커다란 바위를 본다. 커다란 코와 얼굴을 가진 얼굴바위 아래 소녀바위가 있다.

그 옆으로는 항시 물이 흘러 젖샘바위라고 붙여진 바위에 지름 30여 센티미터쯤 되는 두 개의 움푹 패인 구멍이 있다. 중부지방에는 사상 최장 기간의 장마였다고 하는데 남부지방인 이곳에는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인지 젖샘이 말랐다.

이순신 장군이 회의를 했다는 이순신광장과 규화목이 있는 트라케라 바위를 지나가기 전 가이드인 강창훈씨가 혀를 끌끌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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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진 공룡알 화석과 깨어진 시민의식. 강창훈 해설사가 "이게 바로 공룡알 확석입니다"라고 관광객들에게 설명한 다음날 이곳을 방문했을 때 깨진 공룡알 화석을 보았다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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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참! 관광객들에게 여기 이 알이 공룡알 화석이고 응회암에 있던 곳에는 공룡알 화석이 보인다고 설명한 후 다음날 왔더니 공룡알 화석을 깨버렸어요. 이러면 되겠습니까?"

주민 한 명에 개 3마리가 전부인 공룡섬 추도

사도 구경을 마친 일행은 추도 구경에 나섰다. 낭도리에 속하는 추도(鰍島)는 여수 화양반도 앞바다에 떠 있는 화정면에서 가장 작은 섬이다. 한창 때는 분교까지 있었던 추도에는 현재 80세가 넘은 할머니 한 분이 개 3마리를 데리고 산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노인들이 사는 몇 가옥이 있었는데 지금은 폐가로 방치된 모습이 안타깝다.

마을의 돌담은 기왓장처럼 떨어지는 퇴적암층을 정성스럽게 쌓아올려 지은 것이다. 현재 이 돌담은 고단한 섬 생활의 일면을 보여주는 생활상과 경관 측면에서도 보전 가치가 뛰어나 문화재청에서 등록문화재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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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훈 해설사가 학자들이 연구를 위해 걷어냈던 퇴적층에서 새로 발견된 공룡발자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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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캠프에 참여한 김노용 양이 퇴적층 바위 앞에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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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의 동쪽 해안 일부에는 해식애가 발달하였고 서쪽으로 길게 꼬리를 내민 모양을 하고 있다. 이곳은 살기가 불편하고 사도와 750미터나 떨어져 있을 뿐이지 공룡발자국과 지각변동 현상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자연체험학습장의 보고다.

추도와 그 본섬인 사도 등지에는 공룡이 찍어 놓은 발자국 3800여점이 남아 있다. 그런데 이 지역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 화석 중 절반에 가까운 1759점이 추도에서 발견됐다고 하니 가장 작은 추도에서 가장 많은 화석이 발견된 셈이다. 특히 84m에 달하는 43개의 조각류 보행렬은 세계에서 가장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루떡처럼 켜켜이 쌓인 퇴적층마다 공룡발자국이 있을 거라는 가정하에 학자들이 동의해 일부의 퇴적암층을 걷어내니 역시 여러 개의 발자국이 있었다.

19살 때 이웃 하화도에서 시집와 이곳에 산다는김아무개 할머니한테 "혼자 살면 적적할 텐데 왜 시내에 사는 아들과 함께 살지 않고 여기서 혼자 살고 있는지"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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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라고는 80먹은 노인과 3마리의 개가 전부인 추도의 마을 모습. 담벼락은 등록문화재로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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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셋 있고 여수시내에도 살고 있지만 아파트에 들어가면 갑갑해 못살아요. 아들이 넘새밭(채소밭)도 못 지게 허요. 시집 온 후로 한 번도 여기를 떠나본 적도 없어요.시아버지, 시어머니 묘도 여그 있고 선산이 여기 있어 떠나기 싫어요. 그래도 관광객들이 찾아오면 반갑지라우. 근디 사도에 들어갈 때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 사람들이 공짜로 여기 들어와서는 쓰레기만 버리고 가요."

세 마리 개 이름은 "메리와 쫑"이란다. 사람 그리운 건 사람이나 개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일행을 본 개들은 본능적으로 경계심을 나타내며 짖기도 하지만 은근히 반가운지 꼬리를 살랑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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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쓰기 수업을 끝낸 회원들이 더위와 머리를 식히기 위해 수구 시합에 나섰다. 공을 뺏기 위해 치열한 몸싸움을 하는 이들의 표정에 즐거움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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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워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는 퇴적층 구경을 마친 일행이 기념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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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지각변동 현장을 잘 볼 수 있는 ‘천당과 지옥‘ 구간을 찾아갔다. 바위에는 물이끼가 끼어있어 여기저기서 미끄러져 넘어지며 "아이쿠!" 하는 소리가 들린다. 금북, 따개비, 청각, 우뭇가사리 등을 비닐 가득히 딴 일행은 풍성한 저녁을 맛볼 수 있었다.

옛 낭도 중학교 앞 해수욕장에서 수구를 하는 동안 깔깔대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던 일행은 돌아오는 여객선에서 곯아 떨어졌다. 목적지인 백야도 인근에서 짐을 정리한 일행은 한 여름의 낭만을 맛보고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한 새출발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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