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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9월 9일을 시민의날로 제정해야 합니다

  • 입력 2013.09.09 13:36
  • 기자명 yosu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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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뉴스를 듣고 귀를 의심했습니다. 9월 9일 순천정원박람회장에서 여수문화의날 행사를 하면서 3려통합을 기념해서 통제영길놀이 등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전국의 많은 도시들이 행정구역통합을 배우기 위해서 여수를 찾습니다.주민투표법이 없었던 시절 1997년 9월 9일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전국 최초로 주민 발의 3려통합을 이뤄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꺼이 여수시민을 ‘위대한 시민‘이라고 부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통합 이후로 시민단체를 비롯 많은 시민들이 이 역사적인 9월 9일을 ‘여수시민의날‘로 지정할 것을 요구하였지만 통합 반대에 앞장섰던 사람들을 의식해서 아무런 의미도 없는 10월 15일을 시민의날로 제정하였습니다. 3기 김충석 시장 때 시민의날을 변경하기 위해서 여수시의회에 상정하였지만 지금도 시의원을 하고 있는 그 분들이 적극 반대를 해서 9월 9일은 시민단체들만의 기념행사로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수에서는 전국 최초시민주도 행정구역 통합을 한 역사적인 날이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다른 데에서 기념 행사를 한다는 뉴스가 어안을 벙벙하게 합니다. 저는 5기 김충석 시장 들어서 2011년과 2012년 시민의날 행사추진위원으로 위촉되어서 활동을 하였습니다. 여러가지로 의견을 제시하여보았지만 시청 주도의 행사에 끼어들 여지가 없었습니다.

2012년은 예상에도 없이 제가 감사로 선출되어서 회계 결산 서류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그대로 지적을 해서 감사보고서로 채택되어 결산회의 때 보고를 하였습니다. 2013년은 위촉이 되지 않았고, 위촉되었어도 거절하였을 것입니다. 그때 감사 지적 사항이 추진위원회 첫 회의에서 보고되었을 것으로 봅니다만 몇 가지 의견을 보탤까 합니다.

애써 9월 9일 시민의날을 피하면서까지이와 같은 시민의날 행사가 필요한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민의날 행사는 기념식에 지나지 않고 모든 행사는 시민체육대회에 맞춰져 있습니다. 기념식도 입장식 행사와 시상식이 중심입니다. 따라서 ‘시민의날 행사 추진위원회‘가마땅히 할 일이 없습니다. 단지 여수시가 세운 계획을 추인해 주는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행히 올해는 실무위원회를 두었다고 합니다.

지난해 행사 예산은 2억 3천만원이었고, 결산은 2억 천9백만원이었습니다. 이것도 체육대회 예산은 체육지원과에서, 문화예술행사는 문화예술과, 신문 방송 홍보 예산은 공보담당관실로 편성되어따로 집행하였으니 적지 않은 예산일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행사를 위한 행사가 되고 있습니다. 심하게 이야기하면 예산을 쓰기 위한 행사였다는 것이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2012년 시민의날 행사는망마경기장에서개최하였습니다. 평일 오전 중 행사인데다 그리 넓은 경기장 스탠드에많은 시민이 참석할 수가 없습니다. 그마저도 행사 도중에 떠나서 텅 비어있는 곳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구호가 적힌 큰 천으로 된 통천현수막으로 넓은 스텐드를 가렸습니다.몇 시간을 쓰기 위해서 통천 현수막을 제작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엄청났습니다. 본부석 건너 스탠드에 1,813,900원 2점, 성화대 아래 130만원 2점, 본부석 아래 77만원 2점 등 이렇게 현수막을 제작하는데 전체 예산의 10%인 2376만 5천원이 들어갔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회사나 개인 같으면 도저히 지출할 수 없는 소모성 예산이 많았습니다. 시민을 행사장에 실어나르는 셔틀버스1대 당 임대 비용 55만원에 버스 옆면 안내 자석식 현수막 1대당 15만원을 지출하였습니다.단상 카펫 설치와 철거에 따른 비용 으로 2,327,966만원,망마경기장 스탠드 청소를 위해서 행사 전날과 행사 당일 2회 청소를 하는데 5백만원을 지출하였습니다.



행사 당일 기념식만 끝나면 별로 프로그램이없는 행사를 준비하면서추진위원 식사와 행사를 준비한부서 직원들의 식사비가 856만 3천원이었습니다. 또, 인터넷 현장 생중계 비용으로 220만원이었습니다.

더 어이가 없는 것은 이렇게 많은 예산을 들여서 하는 시민의날 행사의 모든 예산 집행이 담당 공무원 한 명이 발의를 하고,검수와집행, 결산까지 하는 형태였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모든 업무 추진을 행사 T/F팀을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일상 업무가 있어서 담당자 혼자서 2개월 동안 밤낮없이 추진하는 거였습니다. 만약 그 공무원이 개인적으로 어떤 일이 있거나 딴 마음을 갖는다면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는 구조였음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나마 기념행사는 저와 같은 감사가 서류를 보았으니까 이런 내용이 밝혀질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예산으로 집행하는 체육대회는 자체에서 계획을 세우고 집행하는 것이어서 그 내용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시민들은 각종 시 지원 행사에 대해서 의혹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시민이 낸 세금이 이렇게 낭비가 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감사보고서로 채택되어서 2013년은 개선이 될 것으로 보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1년이 지난 지금 이 내용을 정리해봅니다. 시민이 참여하는 각종 시청 위원회에서 실질적인 감사 기능이 없으면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될 것입니다.

80억원을 도둑질한 여수시청 기능직 8급공무원은 이렇게 모든 것이 담당자 중심의 집행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사실상 내부의 견제와 감시 기능이 작동이 되지 않는다면 외부의 철저한 감사가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감사보고서에는 시민의날 행사 때 이미 시청은 불미스러운 사건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많은 시민들앞에서 시장이 사과하지 않은 점도 포함시켰습니다.

이제는 시민의날 행사에 대해서원론적으로다시 한번 검토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민이 스스로 참석하지 않는 행사, 아무런 의미도 없는 날인 10월 15일 행사를 계속할 것인지에 대해서 답을 해야 합니다. 9월 9일이라는 ‘위대한 시민이 선택한 날‘이 있는데도 자꾸 비켜가려는 시민의날은 중단되어야 할 것입니다.이런 식으로 행사를 위한 행사를 하는 것보다 9월 9일을 시민의날로 지정할 것을 강력히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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